번개장터로 살펴보는 비대면 시대 중고거래 트랜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뉴노멀 시대가 열린 2020년에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0년 가장 주목할만한 소비 트렌드를 꼽자면 중고거래를 단연 빼놓을 수 없다.
취향 기반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가 발표한 ‘2020 번개장터 중고거래 취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번개장터 내 거래는 천만여 건에 달한다. 중고거래 시장의 급성장 속에서 번개장터 내 상품 등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9%가 증가했다. 올해 11월까지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건 수는 1천1백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가 성장했으며, 거래액은 약 1조 1천억 원으로 약 19% 증가했다. 올해 12월까지 거래액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2020년 번개장터 전체 거래액은 1조 3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거래 금액 1조 원을 첫 돌파한 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
번개장터 이용자 중 실구매 이용자 수는 280만 명으로, 이들은 연간 평균 40만 원을 중고거래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월의 경우 1인당 월평균 구매액과 겨울 의류의 판매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는 11월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은 각각 20만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1월 및 여파가 이어진 3월이 각각 19만 8천 원과 19만 5천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번개장터를 통해 중고거래를 진행한 이용자의 성별을 살펴보면 여성이 54%, 남성이 46%였으며, 연령별로는 25세 이하가 40%, 25-34세 28%, 35-44세 18%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의 일상화로 안전결제도 크게 성장했다. 이번 해 11월까지 번개장터의 안전결제인 번개페이는 결제액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번개페이 결제자 수는 3배로 가파르게 성장하기도 했다. 2020년 11월까지 번개페이 누적 거래액은 1,250억 원으로 총 거래액의 약 12%에 달한다. 월별 번개페이 거래액은 매월 증가하고 있으며, 10월 130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11월 신고점 150억 원을 갱신하기도 했다. 번개페이는 구매자가 미리 결제한 금액을 우선 제3자인 번개페이가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후 상품 전달이 완료되면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2020년 번개장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이템은 스마트폰이었다. 11월까지 집계된 스마트폰 거래 건 수는 51만 건, 거래액은 1504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건 수는 6% 거래액은 21% 증가했다. 올해에는 갤럭시 Z플립과 폴드를 비롯한 완전히 새로운 폼팩터의 제품과 높은 출고가의 고성능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중고 스마트폰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 및 전 세계 5,000대 한정 판매로 화제를 모았던 갤럭시Z 플립2 톰브라운 에디션은 300만 원부터 500만 원 사이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번개장터의 ‘대표 인기 거래 품목’ 스니커즈 역시 성장세를 보였다. 캐주얼화/런닝화/운동화 카테고리의 2020년 11월까지 거래 건 수는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50만 건으로 스마트폰 거래량에 비견되었다. 거래액은 720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22% 성장한 수치다. 이는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패션 아이템 가운데서도 스니커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보이며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와 야외 활동의 증가로 편안하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트렌드 및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니커즈 리셀로 수익을 만드는 슈테크 시장의 규모가 커진 것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굿즈의 경우에도 올해 총 62만 건 이상 거래되어, 거래 건 수 기준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TS를 필두로 하는 보이그룹 스타굿즈의 경우 거래건수는 45만 건, 거래 금액은 87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건 수는 27%, 거래액은 15% 성장한 수치이다. 스타굿즈의 경우 공식 스토어 등을 통해 판매가 시작된 후 바로 품절되곤 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거래가 많은 품목 중 하나로 손꼽히며, 특히 보이그룹 스타굿즈의 경우 전체 스타굿즈 거래 건의 72%를 차지한다.
반면, 전년 대비 거래 건 수가 줄어든 품목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와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티켓/항공권 카테고리 내 거래 건 수도 9만 6천 건에서 5만 1천 건으로 46%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베이비의류 및 여아/남아 아동 의류 거래 건 수는 28%,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은 20% 감소하기도 했다. 스포츠 관련 용품 중에서는 수영 용품의 거래가 35%로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20년 번개장터 전체 거래 건 수 및 거래액, 검색량을 살펴보면 인기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 거래가 두드러졌다. 올해 번개장터에서 거래된 패션의류와 패션잡화를 합치면 4,5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4억 건 이상의 검색 키워드 분석 결과, 올해 가장 많이 찾은 패션 브랜드는 이탈리아 하이엔드 스포츠웨어 브랜드 ‘스톤아일랜드(48만 건)’로, 20대 남성이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나이키, 프라이탁, 루이비통, 톰브라운이 올 한해 번개장터 이용자가 많이 찾은 패션 브랜드였다. 그 밖에도 구찌, 스투시, 폴로, 마르지엘라, cos 순으로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연령대별로 인기있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여성 이용자 중 25세 미만은 미스치프, 2534는 코드유, 3544 럭키슈에뜨 순이었으며, 25세 미만과 2534는 남성은 모두 스톤아일랜드, 3544는 나이키를 가장 많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량 기준 올해 가장 많이 찾은 스니커즈 키워드는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나이키 피스마이너스원, 나이키 오프화이트, 발렌시아가 트랙슈즈 순이었다. 아디다스 이지부스트는 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해 제작된 모델이다. 올해 6월 한정 발매된 ‘이지부스트 350 V2 지브라’는 특히 수요가 많은 인기 모델로 리셀가가 무려 5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편, 번개장터에서는 고가의 럭셔리 아이템도 활발하게 거래되었다. 번개페이로 거래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단일 품목은 740만 원에 거래된 ‘롤렉스 데이저스트’였으며, 그 밖에도 아이더블유씨(IWC), 모리스 라크로와(마스터피스 라인)과 같은 프리미엄 시계부터 드라마 ‘스타트업’을 통해 화제가 된 ‘디올 레이디백’ 등 중고가 수백만 원 대의 럭셔리 아이템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새로운 일상을 보내면서 올해는 다양한 취미용품 거래량도 크게 증가했다. 장비를 갖춰야 하는 취미도 이제는 중고 제품으로 입문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번개장터에서 올해 거래 건 수가 증가한 ‘2020년 인기 취미’로는 캠핑, 골프, 낚시, 보드게임/블럭, 헬스/요가가 꼽혔다.
특히, 밀폐된 실내와 인파를 피해 자연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 활동의 인기는 중고거래 데이터에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캠핑 용품 거래 건 수는 전년 대비 85% 증가했으며, 골프와 낚시는 각각 45%, 39% 증가했다.
젊은 연령층이 홈트레이닝에 관심을 가지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이른바 ‘덤벨 경제’ 또한 중고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피트니스 의류, 요가복과 각종 홈트 용품의 거래량은 전년 대비 34%, 거래액은 28% 늘어났다.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보드게임과 블럭(레고)도 인기를 얻었다. 실내에서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보드게임/다트/체스 관련 거래 건 수는 70%, 레고/블럭은 120%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