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아이러브스쿨’이 먹힌다?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해 새삼스레 화제를 모으고는 있지만, 현재는 ‘실패’라는 단어를 수식어처럼 붙이고 있는 서비스 ‘아이러브스쿨’은 우리에게는 잊혀진 서비스다.
하지만 아이러브스쿨식의 동창생 찾기 서비스가 러시아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등 국가에서는 최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사랑받고 있다. 바로 러시아 서비스인 ‘아드노클라스니키(Одноклассники)‘를 가르키는 말이다.
아드노클라스니키는 ‘동급생들’, ‘동창생들(classmate)’이라는 러시아어로 명칭 그대로 동창생 혹은 친구 찾기 서비스이자 이들을 잇는 소통형 SNS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사이트 트래픽 조사기관 알렉사의 지표를 보면 아드노클라스니키는 러시아 내 순위 7위, 글로벌 랭킹은 71위(27일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9위) 카자흐스탄(8위), 아제르바이잔(14위), 벨라루스(11위) 등 동유럽 국가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서비스다. 러시아 트래픽 순위 TOP 10 중 1위 얀덱스를 비롯한 포탈을 제외한 서비스 중에서는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깐딱쩨(이하 VK)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사이트 주요 이용자는 25~35세 미만의 연령층이며 러시아의 중산층 계급이 주이용자로 분포되어 있다. 최근 러시아 SNS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VK(러시아 트래픽 순위 2위, 글로벌랭킹 23위)가 15~25세 사이에 주 사용층이 몰려있는것에 비하면 사용연령층이 조금 높은편이지만, 이는 장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연령대가 주사용층이다보니 아드노클라스니키는 이들을 타켓으로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이 서비스가 7년동안 하향세 없는 성장을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다.
아드노클라스니키의 기본 포멧은 단순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서비스는 친구 찾기 및 지인 찾기를 통한 커뮤니티다. 자신이 러시아 어느 지역에서 어느 학교에서 언제 졸업 했는지만 등록하면 그 범위에 있는 친구를 검색해 알려준다. 사이트명대로 동창생을 찾을 수도 있고 동창이 아니더라도 옛 친구 및 지인의 학교와 졸업 연도만 알면 서비스에 등록된 범위 내에서 친구를 찾을 수 있다.
우리입장에서 보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아드노클라스니키가 어째서 러시아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것일까?
이는 러시아라는 나라의 교육제도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입학 이후 10년 이상 같은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친구이자 동급생들이다. 별다른 지역이동이 없으면 초중고 기간동안 매일같이 함께하는 친구들인 셈이다(러시아에서 전학을 하는 경우는 우리네처럼 많지 않다). 이렇듯 오래된 기간 동안 우애를 쌓은 동창생들은 형제이상의 유대감을 마련하게 마련이고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창업자들은 이러한 러시아의 교육 현실에 걸맞는 서비스를 내놓아 성공을 이룬것이라 할 수 있다.
2006년 3월에 창업자 알베르트 빠뽀프가 시범적으로 런칭한 이 서비스는 론칭 당시만해도 창업자 포함 2~3명이 있었고, ‘러시아 최대-최고의 SNS’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2009년에도 전체 직원수는 20명 밖에 되지 않았던 작은기업이었다.
이러한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성공은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는 웹/앱 서비스 스타트업들에게 로컬공략 부분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