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카테고리 킬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에 관심 집중
이커머스 시장에 깜짝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 스타일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패션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합병한다고 전해온 것에 이어 무신사 역시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한다고 밝힌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이커머스 거래액이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61조 123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소득 감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를 대체하며 온라인 소비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이러한 이커머스 증가세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곳들이 있다. 바로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 플랫폼이다. 카테고리 킬러는 여러 분야의 제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대신 패션, 식품, 인테리어 등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으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Vertical Commerce Platform)으로도 불린다. 위에서 언급한 지그재그를 비롯해 오늘의집, 마켓컬리 등이 각 분야별 대표적인 카테고리 킬러들로 꼽힌다.
이들 대부분은 특정 카테고리를 메인으로 하여 그 안에서 영향력을 넓혀나갔으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와 지지를 얻어 해당 카테고리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세분화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해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이른바 ‘대중픽(pick)’이 되었다. 이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카테고리 시장을 주도하는 한편 네이버, 쿠팡, 11번가, 티몬 등 전통강자로 여겨지는 대형 이커머스에 견주어도 높은 수준의 거래액과 트래픽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쇼핑 앱’ 조사에서 대형 이커머스와 함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는 유일하게 오늘의집이 순위권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또한 4월 안드로이드 쇼핑 앱 사용자 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쿠팡, 11번가, G마켓, 위메프에 이어 오늘의집이 5위를 차지했다. 해당 순위에는 오늘의집 말고도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10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처럼 절대적 트래픽 규모에서도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 대형 이커머스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커머스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동안의 커머스 시장이 대형 이커머스 기업 간 전쟁이었다면, 버티컬 커머스 업체들의 규모감이 날로 커지며 새롭게 시장 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 일례로 앞서 언급한 패션 커머스 분야의 지그재그의 가능성을 높이 사고 이를 인수한 카카오 사례만 보아도, 앞으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이자 핵으로 떠오를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선식품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대표격을 띄고 있는 마켓컬리는 집 안에서의 안심 장보기를 생활하하며 ‘장보기 = 마켓컬리’ 공식을 성립한 곳이다. 다른 곳들이 중개 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 사업을 병행하는 것과 달리 100% 직매입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산지에서 식탁까지 도달하는 소요 시간 최소화를 위해 샛별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여 새벽 배송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마켓컬리의 샛별 배송 이후 유통 대기업들이 연이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 들며 새벽배송 대중화에도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마켓컬리는 배송 속도뿐만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에도 신경쓰며 까다로운 소비자의 기준에 맞춘 높은 수준의 제품 퀄리티를 자랑한다. 마켓컬리는 상품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 입고, 분류, 배송까지 유통 전 과정을 일정 온도로 유지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구축해 다른 신선식품 커머스 업체 대비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
2020년 마켓컬리는 1조원에 육박하는 높은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폭을 기록했다. 매달 100만 명이 넘는 소비자가 마켓컬리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있으며, 고객 재구매율은 동종 업계 대비 3배 높은 60%로 높은 충성도도 확보했다. 여기에 고객 만족도 확대를 위해 새벽 배송 연내 전국 확대 및 60여 가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행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신선식품 업계 최초의 유니콘이자, 준비 중인 미국 증시 상장을 기반으로 향후 몇 년 간 적수 없는 신선식품 계의 1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으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무신사와 지그재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무지하게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의미로 2001년 온라인 패션 동호회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버티컬 커머스다. 무신사는 비대면 소비 환경에 맞추어 오프라인 패션 구매 고객을 온라인으로 끌어모으며 ‘옷을 입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도했다.
그 결과 무신사는 2020년 거래액 1조 2천억원, 매출 3319억을 기록하며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6,000곳 이상의 입점 브랜드, 840명이 넘는 회원 수로 독보적인 수치를 자랑하며 시장 내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올해는 스타일쉐어와 29CM 인수를 통한 시너지 추구, 글로벌 패션 유통 플랫폼으로의 도약 위한 해외 시장 진출, 자체 PB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성장 등을 기반으로 더 큰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지그재그는 2015년 출시 이후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패션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이다. 지그재그는 서비스 론칭 초기부터 소비자의 쇼핑 패턴과 관련된 모든 빅데이터를 축척, 4,000곳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을 소비자와 연결했다. 여러 쇼핑몰을 방문해야 하는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면서 인공 지능(AI)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맞춤 안내하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타깃층에게 익숙한 라이브 방송이나 이용자 후기 등을 통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지그재그와 쇼핑몰 간 실시간 상품 및 주문 시스템 연동, 빅데이터 기반 상품별 배송 출발일 예측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서비스 개선에 앞장섰다. 이를 통해 2020년 거래액 7,500억원을 돌파했으며 패션 앱 최초로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을 넘어섰다. 카카오와의 합병을 통해 지그재그가 보유한 커머스 강점과 빅데이터, 카카오의 기술력, 사업 역량이 결합되어 서비스를 더욱 공고히 해나가며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집은 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플랫폼이다. ‘오늘의집st’, ‘오늘의집 감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인테리어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테리어 필수 앱으로 인식된다.
오늘의집은 유저들의 콘텐츠와 커머스, 커뮤니티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세계에서 케이스를 찾기 어려운 독창적인 서비스다. 인테리어에 대한 높은 이해 수준과 아이디어,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공간을 콘텐츠로 공유하며, 타인이 이를 참고해 자신의 취향을 찾고 인테리어를 실행으로 옮기며 자연스럽게 구매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기반 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특히 오늘의집만의 ‘태그(+)버튼’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사진에서 원하는 제품이 보이면 바로 클릭해 제품 정보 확인 및 구매까지 할 수 있어 별도로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소비자 탐색 과정을 단축시켰다.
오늘의집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로 매년 3배 규모로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오며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달성했다. 버티컬 내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며 인테리어 플랫폼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현재 누적 1,700만을 넘어서는 등 인테리어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 버티컬의 1위 플랫폼으로 도약 중이다.
이 외에도 수산 커머스 플랫폼 오늘회, 명품 커머스 플랫폼 머스트잇 등이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선전하고 있다. 모든 물품을 다 취급하는 대형 e커머스와는 다르게 하나의 카테고리에 집중하여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각자의 특화 서비스 모델을 통해 올 한 해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커머스 시장 내에서 펼칠 활약이 기대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