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선정 직장인 질문 1위 “MBA 가면 어때요?”
원래 재테크도 99%는 돈을 잃지만, 내 귀에는 대박난 사람 얘기만 들어오죠. 1%만 해도 수로는 몇백은 되니. “야, 내 친구들 다 이렇게 해서 대박났대” 그렇게 재테크에 뛰어들고 99% 중 1인이 되는 흔한 비극.
커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속승진자는 전체의 1%도 안되겠지만, 왜 맨날 그런 사람들 얘기만 들려오는지요. 태평이네 아빠는 30대 초반에 부장 달고 연봉이 억이 넘었다네, 대학동창 A는 이번에 임원 승진을 했다네… 뭐가 비결일까. 그 사람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MBA(경영전문대학원).
글로벌 엘리트들과의 네트워크, 지겨운 영업 현장을 떠나 폼나는 전략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회장님께 직보하는 그룹의 핵심 중역 … 대략 이런 꿈을 꾸며 늦은 나이에 다시 콩나물 시루같은 G-MAT 학원에 몸을 구겨넣거나, 퇴근 후 인강을 들으면서 꾸벅꾸벅 졸게 됩니다.
MBA는 내 커리어 점프를 위한 마법의 요술봉 같은 것일까요? 다녀오면 뭐 도움이 될까요?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MBA 추천하시나요?
일단 ‘Why’가 명확해야
MBA에도 종류가 많습니다. 일단 국내/해외로 나뉘고요. Top급과 그렇지 않은 급으로 나뉩니다. 주말에만 할 수 있는 MBA도 있고요. 금융, 테크 쪽에 특화된 MBA들도 있습니다. 이력서에 뭐라도 한줄 추가해야지 하는 마음으로는 선택이 힘듭니다.
일단 내 커리어 지향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단순 이직인지, 이 회사에서의 더 빠른 성장인지, 아예 직무를 바꿀 것인지, 혹은 그저 인맥을 넓히는 것인지 등등. 목적이 명확해야 갈 방향이 생깁니다.
“아, 모르겠고 지금보단 잘나가고 싶어”라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좋은 MBA를 가야 합니다. 그럴 준비가 되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보시는게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G-MAT 학원에서 영어와 수학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1년을 버린 뒤에 다시 취업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립니다.
MBA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
목적이 분명해 졌다면, 그 목적에 맞는 MBA를 가면 되는 걸까요? 그러면 내가 원하는 (승진이든, 직무 전환이든)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그럴리가요.
세상에는 – 심지어 글로벌 Top 10 MBA라고 하더라도 – 다녀와서 잘된 케이스와 안된 케이스가 각각 수 없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전략 업무를 할 때 MBA에서 배운게 도움이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현장에서 익힌 노하우를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인맥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하나도 도움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큰 투자가 들어가는 일이다 보니 다양한 사례를 들어보는 건 필요합니다. 나에게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남의 대답에 자신의 결정을 의지해서는 안됩니다. 일단 가는 것도 어렵지만, 가서도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이 천차만별입니다.
언제 가는게 가장 좋을까
MBA에 대해 리멤버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오는 질문 유형 중 하나가 ‘나이’ 입니다. MBA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가서 열심히 할 생각이 있어도 나이가 고민인 경우죠. 다들 20대라던데, 외국 MBA가면 20대 애들이 영어로 토론하면서 막 쏘아 붙인다던데. 30대 중반인 내가 가도 될까… 애들은 어쩌지, 남은 대출은 어쩌지 등등… 종종 “니들은 젊으니까 걱정없이 가지, 나는 이미 늦었어”하며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네, 마찬가지로 답 없는 문제입니다. “외국 MBA가서 어린 애들이 하도 몰아붙여서 2년 내내 자존심 상하고 힘들었는데, 졸업할 때 물어보니 계네들은 내 나이를 몰랐다더라” 하는 웃픈 후일담도 종종 들립니다. 나이가 들면 좀 리스크가 커지긴 하겠지만, 역시나 그것으로 얻을 것이 더 크다면 주저할 게 뭐 있겠습니까. 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다면, 그걸 하기에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겠죠. 비단 MBA만의 얘기는 아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