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위한 ‘스몰 데이터’ 뽀개기
‘Why Data Driven Decision Making is Your Path To Business Success?’
2019년 Datapine에 실린 기고문의 제목이다. 현재는 해당 제목의 ‘Why’라는 의문사가 필요없는 그냥, 당연히, 또 반드시 그래야만 할 것 같은 ‘DDDM(Data Driven Decision Making)’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DDDM 시대에 우린 의사결정에 있어 데이터를 바라보는 균형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정보의 대칭화 사회에서 동일한 소프트웨어가 만들어낸 유사한 데이터에 접속하면서, 그 “Big”한 것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닐까. 외눈박이 프레임, 평준화된 대중성, 편향된 사고에 묻히는 에코 챔버(Echo Chamber)에 머무는 것 같다.” 는 생각.
다음은 구글의 이야기이다.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대문자로 입력하는 방식 및 오타 수에 근거해서 70%의 정확도로 사람들이 어떤 감정 상태인지 평가할 수 있고 사용자가 대문 자로 입력하는 정도에 따라 79%의 정밀도로 사용자의 신뢰도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놀랄 만한 수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소비자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리고 어떤 것들이 진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는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구글은 스몰데이터 전문 컨설 턴트를 채용하고 있다. 구글 경영진이 빅데이터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실을 깨달은 후에 무엇이 올지 찾고 있다. 그 대답은 스몰데이터이다.
그렇다면 스몰 데이터의 정체는 무엇인가.
스몰데이터의 정체를 Deep Dive하기 전에 개념 정의를 먼저 하면 다음과 같다.
‘스몰데이터 [Small Data]는 미국의 브랜딩 전문가인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이 제시한 개념으로,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 등 사소한 행동 등에서 나오는 개인화된 데이터를 의미한다. 반면 빅데이터는 컴퓨터 및 처리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초대용량의 데이터 양 (volume) → 다양한 형태(variety) → 빠른 생성 속도(velocity) 등을 특징으로 한다. 빅데이터가 특정 집단의 공통적 인 특징을 구분해 내는 데 유리하다면, 스몰데이터는 이용자 개개인의 취향·소비성향·기호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차이가 있다. 즉, 스몰데이터는 공통적인 성향이 아니라 개인의 차별화된 특성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이처럼 스몰데이터는 빅데이터가 포착하지 못하는 개인의 세세한 부분을 추출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마케팅 등에 활용하면 고객의 니즈를 거의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빅데이터의 보완재로 제시되고 있다. 특히 제품이 나 서비스 가격과 상관없이 소비를 통해 얻게 되는 만족에 초점을 맞춘 ‘나심비’가 새로운 소비 행태로 부상하면서 스몰데이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스몰 데이터
이를 정의한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덴마크 태생의 브랜드 전문가이자 미래학자로 타임지선정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12세라는 어린 나이에 본인의 광고회사를 설립한 이후, 광고회사 BBDO 인터랙티브 유럽-아시아를 거쳐 2000년에 ‘린드스트롬 컴퍼니’를 창립했다. 그는 빅데이터가 창궐한 이 시대에 소비자 개인의 취향, 필요, 건강 상태, 생활 양식 등 사소한 정보들을 통해 전략을 세우는 방법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이를 활용해 뛰어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그의 견해를 첨언하면 다음과 같다.
‘빅데이터가 말해줄 수 있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검색엔진을 통한 빅데이터는 인과론과는 거리가 먼 상관관계만을 도출하고 있을 뿐이다.’
다음은 린드스트롬의 2016년 매일경제 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그는 뉴욕에서 3,000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참석한 임원들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하루 동안 고객의 집을 방문한 사람이 있습니까?’ 이 질문에 3,000명 중에서 몇 명 정도가 손을 들었을까? 적어도 10%는 되지 않았을까? 놀랍게도 아니다! 손을 든 사람은 고작 두 명뿐이었다. 실망스러운 결과에 린드스트롬은 다음과 같이 열변을 토했다.
“현재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소비자들을 이해하려면 데이터에 의존해야 한다는 통념이 있지만, 거의 모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는 소비자와의 가까운 스킨십을 통해 시작되었다.” 그는 다음의 말을 덧붙이며 자신의 논지를 더욱 강화했다. “대부분의 서비스와 제품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험실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보의 대칭화 시대에서 많은 사람은 같은 데이터에 접속되고, 같은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그 결과 전문가들조차 보통 사람들과 똑 같은 결론을 내놓는다. 남들과 다른 결론을 통해 나만의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사는 동네를 방문해 그들과 대화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경영문화는 변화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에서 임원들이 고용된 이유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지닌 직감(Instinct)의 가치 때문이다.”
컴퓨터의 분석 소프트 웨어가 내린 결과보다는 직접 소비자와 대화해서 얻은 데이터의가치를 중시하는 것이 스몰 데이터의 핵심이다. 이는 경쟁자와 차별화된 당신만의 동물적 직감 즉, 직관과 통찰력을 향상하는 하나의 방안이다. 진짜 현실 속으로 들어 가서 키운 소비자에 대한 직감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와 직접 스킨십을 통해 데이터를 얻는 것에 대해 누군가는 이렇게 반론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이렇게 말했다고. 즉, ‘소비자에게 묻지 마라. 소비자들은 당신이 그들에게 직접 어떤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내가 마케팅 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의 일은 아직까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소비자들 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다(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That’s Why I never rely on marketing research. Our task is to read things that are not yet on the page.)’
그리고 소니의 창업자인 모리타 아키오도
‘고객에게 묻지 마라! 워크맨의 출시를 앞두고 실시한 시장 조사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길거리를 다니면서 음악을 들은 일이 있겠는가 하면서 부정적인인 의견을 표시했다. 그러나 워크맨은 성공하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또 어느 경영학 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이 아래처럼 이야기한 것을 접한 적이 있다.
‘요즘도 소비자와 대면해서 데이터를 얻는 일을 하나요? 빅데이터의 시대가 아닌가요?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되는데, 굳이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통한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나요?’
이러한 견해들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만약 당신이 이 부분에만 공감한다면 그야말로 Echo Chamber Effect에 빠진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모호하고 추상적인 것은 인간의 ‘욕망’이다. 이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스몰데이터와 빅데이터의 연결을 통해서만 가장 인간다운 인간을 이해할 수 있고,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를 기반으로 한 최고의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전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이를 지원한 넷플릭스도 다시 뜨고 있다. 넷플릭스의 사례를 통해 이제부터 연재할 스타트업의 신제품 혹은 서비스 발굴을 위한 ‘스몰 데이터 뽀개기’에서의 스몰 데이터 역할을 언급하면서 마무리하겠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대표 작이며, 지금의 넷플릭스 위상에 많은 기여를 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제작할 때 가입자의 취향을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제작했다는 이야기가 한창 회자된 적이 있다.
넷플릭스의 <하우스 오브 카드>는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반영한 첫 번째 제작물이자, 역사상 최초다.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분석해서 원하는 드라마와 원 하는 배우와 감독, 원하는 스토리를 찾아냈다. 그 결론은 1990년에 방영된 영국 BBC의 <하우스 오브 카드>를 리메이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제작한 MRC의 드라마 제작 총괄 조 힙스 부사장이 ‘DICON 2014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에서 위의 기사에 대해 다소 뜨뜻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가입자의 인적 상황, 시청 패턴 등을 분석한 빅 데이터는 이의 배급 과정에 도 움을 준 것은 맞다. 하지만 창작 과정에 도움을 준 것은 아니다. 이의 성공 이유는 데이터가 먼저 온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먼저이다.”라고.
이를 신제품/서비스 마케팅과 연결시켜 보자면, <스토리>는 <제품/서비스> 자체를 의미한다. 이들이 최상의 배급 전략을 수립했다고 하더라도 그 스토리 자체가 탄탄하지 않았다면 큰 성공을 할 수 있었을까! 즉, 매력적인 스토리를 지닌 성공 제품/서비스는 빅 데이터만으로 절대 완성될 수 없다. 그러므로 당신이 진짜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스몰 데이터를 다룰 수 있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관련자들이 실제로 활용하기 용이한 스몰 데이터의 방법론을 연재할 예정이다.
박소윤 / 마케팅 전략 컴퍼니 Lemonade & co. 대표이자 경영학 박사로 홍익대학교 일반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과 경희대학교 경영학부에서 디자인 씽킹과 결합한 신제품 마케팅, 마케팅 전략, 소비자 행동론 등을 강의중이다. 저서로는 <핵심 실무 중심 마케팅 관리론(공저)>,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 <Small Data>가 있으며, Z-MET 및 Ethnography Research 등의 연구를 통해 마케팅 학회, 소비자학회, 유통학회, 외식 경영 학회 등에 다수의 논문을 등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