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물론 과거라고 해봤자 1-2년 전까지)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가장 많이 쓰이던 단어 중 하나는 카피캣(Copycat, 山寨)이었다. 그만큼 테크크런치, 벤쳐비트와 같은 미디어에서 발견한 서비스를 단순히 복제해 현지화하는 서비스가 많았고 가장 안정적인 성공 방법이라 인정받았다. 중국 인터넷 업계를 이끄는 삼두마차인 TAB(TENCENT, ALIBABA, BAIDU)의 주요 서비스 모델 또한 실리콘벨리 업체를 모방한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외부인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이전까지 중국 업계는 실리콘밸리와 강력하게 커플링(coupling, 동조화)되어 있었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엔 TAB은 물론, 스타트업계에서도 실리콘밸리와는 확연히 다르거나 더 나은 서비스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카피캣은 많지만 그 비율은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중국의 독특한 환경에서 나타난 서비스, 비지니스 모델이 다른 국가의 IT 생태계로 카피되거나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계속해서 더 강하게 나타날 것 같다.
Alipay는 초기 paypal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해서 탄생했지만 저금 기능, 뮤추얼 펀드 가입 등이 연동되어 중국 최대의 뮤추얼펀드를 탄생 시켰음은 물론 중국 최대의 온라인 은행으로 커나가고 있다. Tencent의 wechat은 당초 whatsapp, 카카오톡을 모방해서 탄생했지만, 중소업체를 위한 플랫폼화(API 공개), 온-오프라인 지불 연계 등에서 전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비지니스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중국 VC들이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이라고 칭하는 휴대폰 업체인 샤오미(小米, Xiaomi)와 같은 업체는 실리콘밸리는 물론 다른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비지니스, 서비스 방식으로 탄생했다. (물론 엄청난 규모의 펀딩 또한 큰 역할을 했다) 2013년 중국의 스타트업계를 달군 띠디다처(dididache, 滴滴打车),콰이디다처(快的搭车)와 같은 콜택시 서비스 모델은 화교 창업가들에 의해 인도네시아, 필리핀같은 국가에 그대로 복제, 서비스되고 있다.
이렇게 중국과 실리콘밸리의 디커플링(Decoupling, 비동조화) 현상은 계속해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VC들 또한 기존엔 실리콘밸리의 발전 모델을 참고하여 중국 내 서비스 발전 방향을 가늠하는 것에 중점을 맞춰온 것에 반해, 최근에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서비스의 발견하는데 더욱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업계 발전을 동시에 보면서 발견되는 추세다. 물론 아직 한국에서 새로운 혁신/비지니스 모델이 빨리 나타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엔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이 지켜보게 된다.
2013년엔 한국의 네이버, 다음이 각종 런처를 내놓고 이 시장에 도전하기 시작했는데 중국의 GO Launcher는 런처 중의 원조로 손에 꼽히며 이미 전세계적으로 2억 4천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말 NASDAQ시장에 상장) 한국에서 최근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각종 페이스북 페이지/ 카카오스토리 컨텐츠 운영 업체의 비지니스 모델은 이미 2-3년전부터 중국에선 weibo, wechat 등 플랫폼을 통해 시작되었고 이미 성공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런 다양한 혁신/모델이 중국에서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이유로 1) 거대한 시장 2) 엄청난 경쟁 3) 자본의 집약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하게 나타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중국에서 탄생하고 발전하는 서비스, 비지니스 모델에도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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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원문 : 중국 온라인 서비스 시장과 실리콘 밸리의 디커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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