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자리에 월급 루팡이 있어요
월급 루팡, 혹은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 맡은 일은 제대로 안하면서 월급은 잘 받아가는 사람을 말하죠. 회사 입장에서는 골치입니다.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뿐더러 사무실의 분위기도 흐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의욕을 꺾고 대충 시간만 때우는 행태가 전염되기도 하죠.
리더일수록 월급 루팡 때문에 피해를 많이 받고, 불만이 커집니다. 그래선지 관리자급의 회원이 많은 리멤버 커뮤니티에는 이런 질문이 자주 올라옵니다. 월급 루팡, 어떻게 대해야 하죠?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 월급 루팡 퇴치 방법
프리라이더는 어디에나 있다
프리라이더는 어느 조직에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제 막 시작한 5인 이하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회사에서 게으름이 티 나지 않을 정도로만 일하는 프리라이더는 막을 수 없다는 말이죠. 맞는 말입니다. 회사의 모든 인원이 주도적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돌아간다면 그 회사는 무조건 성공하겠죠.
만약 월급 루팡을 근절하겠다고 무조건 징계를 하고 성과가 낮은 인원에게 페널티를 주면 그 회사는 잘 돌아갈까요? 멀쩡하게 열심히 일하던 사람도 의욕이 꺾여 회사를 떠나는 일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겠죠. 결국 열심히 일 하는 사람과 적당히 하는 사람, 그냥 시간만 때우고 월급만 받아가려는 사람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게 기업 조직입니다. 그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맞춰 앞서나가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방법이고요. “월급 루팡은 근절해야 돼”라는 생각은 현실성이 없다는 말입니다. “어떻게하면 최대한 많은 인원이 열심히 일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하며 이를 잘 조율하기 위해 인사팀이 있고 리더가 있는 것입니다.
채용에 신경을 덜 쓰고 있진 않은가
기업 조직은 복잡할 수밖에 없고, 프리라이더는 어디서든 나타납니다. 그래서 개개인이 무임승차자를 방지하기 위해 직원을 감시하고 업무에 관여하는 것은 단발적으로 효과가 있을진 몰라도 조직 전체적으로는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의 조언자들은 한 두명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보다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제도로 풀어야한다는 거죠.
평가 제도 정비, 급여 체계 변환 등 많은 제도적 개선이 있지만, 모든 제도는 채용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떤 사람을 영입하냐에 따라 제도가 내는 효과도 천차만별이죠. 여전히 HR 조직을 제외하고는 채용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 조직의 일은 들어온 사람이 그 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지 채용은 기본적으로 인사팀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애초에 열심히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을 데려왔다면 어떤 노력으로도 그를 바꾸긴 어렵습니다. 실무 조직에서도 실제 일을 하기에 필요한 역량을 구체화하고 이를 채용 과정에서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생각보다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종종 미디어에서 조직원이 적지 않음에도 대부분의 인원이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회사의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회사의 핵심가치와 인재상이 뚜렷합니다. 애초부터 그런 사람들로 조직이 구성되도록 첫 파이프라인을 잘 만든 거죠.
회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할 수도
본문을 보면 월급 루팡으로 지목된 사람은 ‘사고나 실수는 없지만 성의나 진정성이 전혀 없는 직원’이었다고 합니다. 댓글에 가장 많았던 의견 중 하나는 “그 사람을 정말 월급 루팡이라고 할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맡은 일만 해내고 있으면 열정이 없든 진정성이 없든 무슨 상관이냐는 거죠.
예전에는 ‘회사가 까라면 까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이런 인식하에서는 “월급 받고 일하는데 왜 열심히 안해?”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웠죠. 이제 이런 주장에는 힘이 잘 실리지 않습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면서 기업이라는 집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드물어졌으니까요. “여기서 잘 커서 떠나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는 회사도 있을 정도잖아요. 기업 문화, 보상체계, 경영 방식과 같은 회사의 체질이 너무 오래되진 않았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만일 회사에 월급 루팡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