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05]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디지털생명체, 트리노드(Treenod) 김준수 대표
포코팡의 개발사이자 부산에 근거지를 둔 기업 트리노드(Treenod)가 사무실을 확장이전했다. 부산 센텀시티에 있는 빌딩 한 층을 통채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7일 트리노드 오픈하우스 행사에 모인 일부 기자들 반응은 ‘트리노드 돈 많이 벌었네’였다. 틀린말은 아니다. 트리노드 측에서 구체적인 숫자 언급을 피하고는 있지만, 지난해 6월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런칭한 포코팡은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 매출 전세계 5위로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김준수 대표도 인정한 부분이다.
이번 확장이전 오픈하우스에 참여하는 김에 트리노드 김준수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부산 게임산업의 리더이자 대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트리노드의 현재를 만나보자.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어떻게 하게 됐나?
심플하다. 2010년도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처음 샀고,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서 공모전에 나갔다. 그 과정에서 큰 가능성을 봤다. 이후 회사를 퇴사하고 2011년에 창업하게 되었다.
지금은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지만, 초기 창업자일 때는 어려움이 있었을거라 본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초기에는 모바일에 대한 이해가 가장 어려웠다. PC와 다르게 모바일은 터치에 대한 이해, 사용자 저변확대에 대한이해가 필요한데 관련된 부분이 부족했다. 그래서 개발타겟설정 등 시행착오가 많았다.
팀 빌딩은 어떻게 했나?
별다른 스토리는 없다. 지인(현 트리노드 개발이사)과 아내(김보경 디자이너)와 같이 시작했다. 이후로 인력을 충원했다.
당시 팀 내 갈등은 없었나? 해결방법이라면?
갈등이 없을리 없다. 하지만 해결방법은 논쟁보다 실행하고 검증하는 것이라고 본다. 팀내 이견이 나오면 시뮬레이션 해서 빨리 만들어 보는 것만큼 좋은게 없었다. 그렇게 해결했다. 막상 해보면 논쟁거리가 없는 것들도 꽤 있다.
창업초기 팀의 역할은 어떻게 나누었나?
나는 기획과 서버프로그래밍을 했고, 클라이언트는 개발이사가 했다. 그래픽은 아내가 담당했다.
트리노드(Treenod)라는 사명의 의미는 무엇인가?
트리(나무)와 노드(디지털 오브젝트)의 합성어다.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디지털생명체를 뜻한다.
창업 초기 자본은 어떻게 충당했나?
개인적으로 급여를 1년 간 받지 않았고, 공모전과 계약금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갔다.
사무실 뿐만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회사가 꽤 커졌다. 감회가 어떤가?
처음에는 게임만 잘 만들면 될 것 같았는데, 이제는 팀이 아닌 조직이 되었다. 그래서 직원 관리와 라이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끄적끄적해서 만들 었던 회사ci가 이렇게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현재 인원이 20명 이라고 들었다. 추가 인력 충원은 얼마나 할 계획인가?
올해 목표는 4~50명이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한에서다.
트리노드가 찾는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자율적인 환경에서 독창적인 창작물을 표현할 수 있는 성숙한 사람. 우리는 이러한 인재상을 트리티브(TREETIVE)라고 부른다. 트리노드(Treenod)와 크리에이티브(creative)의 합성어다.
트리노드의 기업 문화라면? 혹은 김대표만의 경영철학이 있다면?
트리티브(TREETIVE)다. 자율성 안에서 스스로가 리더쉽, 자발성을 가지고 모든 일을 진행한다. 가능한 최소한의 제약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트리노드의 자랑할 만한 복지는?
인적규모에 비해 좋은 사무실 환경과 조식, 중식 제공을 한다. 그리고 연말에 8일 간의 휴가를 준다. 얼마전에는 직원 가족과 친구를 초청해 연말에 파티를 열기도 했다.
현 포코팡의 유저 수는 얼마나 되나? 출시 후 기간 별 상승률도 궁금하다.
전세계 4,000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중이다. 계속 상승중이나, 현재는 곡선이 많은 편이다. 초반에는 일본 유저가 많았는데 현재에는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유저가 많다.
포코팡의 매출은 어느정도 인가?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 매출 전세계 5위다.
포코팡은 재밌다, 더불어 잘 만들었다는 의견들이 많다. 초기 개발과정이 궁금하다.
개발 당시 가장 인기있던 퍼즐 방식을 피했고, 한붓그리기로 널리 알려진 타이틀이 없어 가능성을 충분히 보았다. 거기에 동물, 플레이스타일을 가미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다.
기존 게임들과 어떤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
말 그대로 유니크(unique)다. 1차적으로는 뷰-동물장착, 동물소환 등 특이성을 살리려 했다. 2차적으로는 성장, 수집의 요소를 가져가고자 했다. 퍼즐에 동물과 업그레이드 등,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새로운 방향을 시도하다 보니, 레퍼런스가 없었다. 자체적으로 시도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어서 그것에 대한 검증이 어려웠다.
포코팡은 일본에서 먼저 자리를 잡았다. 일본 시장에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일본 유저의 성향이다. 우선은 캐릭터성이 강해야 통한다고 봤다. 그것이 포코팡과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RPG의 성장, 수집요소들이 포인트였던 것 같다. 더불어 일본유저들의 심리적장벽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래서 시장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반대로 한국으로 들어올 때 진입장벽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
카카오게임으로 대변되는 국내시장은 마케팅적으로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홍보가 어렵다고 봤다. 그래서 네이버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진행해 이를 극복했다.
일본 게임 시장과 국내 게임시장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내게임시장은 트렌디하다. 유행이 빨리 바뀌고 유행에 민감하다. 반면, 일본게임시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에 대한 애정이 더 강한 것 같다. 플래폼게임이 50위 안에 일본은 5~6개 밖에 없는데, 한국은 거의 대부분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게임을 준비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어려운 부분이 마케팅이다. 마케팅 관련 조언을 해 준다면?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 ‘제품 자체가 유니크해서 마케팅이 되어야 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에 공감한다. 마케팅을 영업으로 풀려면 비용 등의 희생이 많이 생긴다.
부산을 근거지로 삼고 있다. 지역 스타트업으로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
인력채용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지역 스타트업 발전을 위해서 어떤 것들이 보완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수도권에 몰려있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진출 기회나 투자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본다.
트리노드가 자타공인 부산 대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 지역 스타트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면?
내가 해도 될 말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희망의 증거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수도권 지역이 아니라 하더라도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하면 지나친 자신감일까?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올해 트리노드의 사업계획(milestone)을 말해 준다면?
동남아시아에 이어 북미나 중국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고, 새 타이틀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트리노드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최종적으로는 POKO-ERA 를 여는 것이다. 잘 만든 IP 하나가 회사에 긴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고 생각한다. 마리오나 소닉처럼. 이것이 메이저회사만의 몫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트리노드도 그러한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계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모든 일이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두드림을 멈추지 않을 때,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이 고민해서 더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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