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평범함이란?
‘파레토 법칙’이란 개념을 아시나요. 성과의 80%는 상위 20%로 인해 발생한다는 경험 법칙을 일컫습니다. 우수한 소수 ‘아웃라이어’들이 사회 전체를 이끌고 지배한다는 의미로도 확대해 쓰이곤 하죠.
이 개념은 기업 조직에도 적용됩니다. 부서별 에이스들이 낸 성과로 팀 전체가 덕을 보는 듯한 상황은 종종 연출되죠. 기업들의 인재 경쟁이 치열한 것도 이 같은 ‘아웃라이어’들을 더 많이 뽑기 위함이죠.
그런데, 각계 전문가들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리멤버 커뮤니티의 <인사이트>에는 얼마 전 조금 다른 시각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의 인플루언서이자 마리아의료재단의 HR팀 리더인 박지만님께서는 “조직의 성공을 위해선 오히려 평범한 인재의 활약이 중요하고 나아가 평범한 인재에 더욱 투자할수록 조직엔 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주신 건데요.
‘평범한 인재를 재발견해야 한다’는 박지만님의 주장,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 원본 글 보기 >평범한 인재의 재발견(HR 동기부여)
평범한 사람들의 가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토마스 J. 들롱 교수는 “평범한 인재의 지원 없이는 5%에 해당하는 우수 인재의 성과도 불가능하다” 말했습니다. 즉, 고성과자의 빛나는 성과 이면엔 뒤를 든든히 받쳐주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는 말입니다.
기업은 매 순간 변화를 모색하며 더 나은 이윤을 벌기 위해 움직입니다. 때문에 당장의 사업을 개선시킬 비전이 중요하고, 이 비전을 위해선 아웃사이더들이 조직과 사업에 대해 불만을 응축시키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직에서 늘상 마주하는 건 변화보다는 바뀌지 않는 순간, 즉 일상입니다. 박지만님에 따르면 바로 이 일상을 안정적으로 채워주는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당장의 모자람은 있더라도, 당장의 개선은 어렵더라도 여전히 이 사업이 시장과 사회에 주는 가치를 긍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사업의 운영을 위해 절대적입니다. 아웃사이더들이 미래와 불만에 주력할 때 평범한 사람들은 현재와 긍정에 주력하는 것이죠.
때문에 관리자급의 안정적 사업 진행을 위해서도 아웃라이어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관리자는 항상 합리적인 결정만 내리지 않습니다. 하부 조직원의 위치에선 비합리적인 결정일지라도 상부에선 어쩔 수 없는, 필요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이때 이 관리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충실히 따르는 존재들도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아웃라이어가 사업성 개선에 치중하기 위해 자질구레한 요소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평범한 사람들은 조직 내 분위기, 인간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아웃라이어의 성과도 평범한 존재들의 뒷받침이 필요
아웃라이어의 성과 역시 평범한 사람들의 조력이 절대적입니다. 아웃라이어의 의견이 즉각 반영되고 조직과 아웃라이어의 발전이 함께 이뤄진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어떠한 조직도 아웃라이어의 걸출하면서도 돌출한 아이디어를 적시에 다 수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때 아웃라이어의 불만을 잠재우고 나아가 그의 의견을 조직이 부드럽게 수용하게 만드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게 바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새로움은 조직을 개선시키기도 하지만, 조직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하고 쉽게 지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혁신을 위해선 새로움이 얼마나 많이 돌출하느냐보단 조직이 새로움을 얼마나 잘 수용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결국 새로움의 가치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주는 평범한 조직원들의 선한 동의가 중요한 겁니다.
애초에 사업은 어느 한 명의 직무만으로 탄생하고 굴러가지 않습니다. 해당 작업이 특정 누군가를 유독 더 빛나게 할지라도, 그에 아랑곳 않고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평범한 사람들이 묵묵히 협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이아몬드는 아무 곳에서나 빛나지 않는다
갈수록 기업들의 인재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아웃라이어들이 가져다줄 혁신을 기대하기 때문이죠. 엄청난 잠재 역량을 지닌 아웃라이어들은 조직에 보물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다시 파레토 법칙을 떠올려보죠. 파레토 법칙의 20%는 절대량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상대적인 의미이기에 어느 조직에서나 20%는 존재합니다. 결국 이 20%가 꽃 피우기 위해선 조직 내 20%의 역량을 알아보고 기꺼이 수용하는 80%의 성숙함이 필요하단 얘기입니다.
‘회사에 발전이 없어. 유능한 인재들이 없으니까 그래’라고 푸념하는 임원분들이 계시다면 과연 20%의 인재를 더 많이 유치하지 못해서인지, 80%에 소홀했기 때문인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그 어떤 다이아몬드도 아무 곳에서나 빛을 내지는 않는 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