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08] ‘부산은 항구다? 부산은 스타트업이다!’ 부산 스타트업 간담회 지상중계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타트업은 수도권 지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등록이 안 된 곳이 더 많겠지만, 로켓펀치의 스타트업 지도를 보면 수도권(특히 서울 강남) 지역의 경우 스타트업이 촘촘하게 위치하고 있는데 비해, 지역의 경우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가치를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숫자로 나타난 것이 절대적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가치는 숫자에서 나오지 않는다. 가치로만 스타트업을 평가한다면, 수도권 역시 비율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이 여타 지역에 비해 비교우위라 할 수 있는 부분은 활성화된 창업 생태계일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도 창업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이 있고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중이다.
지역 창업 생태계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7일 부산 서면 콜즈다이나믹스 센터(부산 공유경제 인큐베이팅 센터)에서 부산지역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봤다.
회사 및 본인 소개를 해달라.
콜즈다이나믹스 강종수 대표(이하 강) : 콜즈다이나믹스는 부산의 최초 엑셀러레이팅 기업이다. 설립은 지난해 4월이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일을 하게 된 계기는 내가 투자은행 출신인 것도 있고, 투자나 인큐베이팅과 관련해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이템을 가지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부산의 고벤처포럼이라고 할 수 있는 단디벤처포럼(이하 단디포럼)의 투자심사단장 역할을 하면서 스타트업과 엔젤 투자자들을 매칭 하는 일도 하고 있다.
바이맘 김민욱 대표(이하 바이맘 김) : 바이맘은 겨울철 에너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룸텐트를 만드는 제조 스타트업이다.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몽골이나 카자흐스탄, 시리아 등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웰니스팜 김형철 대표(이하 웰니스팜 김) : 웰니스팜은 친환경 우리 농산물 제조와 유통을 하는 4년차 회사다. 호주에서 농업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농업에 대한 큰 가능성을 봤고, IO 플랜트를 국내에 접목하고자 시작하게 됐다. 호주에서 우리나라와 매칭 시킬 수 있는 부분을 봤을 때 농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경작을 하는데 거기선 경영을 하더라. 우리나라는 농민층 평균 연령이 65세, 식량 자급률이 45% 정도다. 쌀은 85%정도고. 가축을 기르기 위한 곡류나 밀은 4%가 안 된다. 과거 쿠바에 식량 위기가 왔듯 우리나라도 충분히 위기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와 관련업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 우린 육류 대체 식품인 콩으로 만든 고기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콩, 버섯, 쌀이 주원료다. 기존 고기의 맛과 모양을 그대도 살리고 성분만 식물성으로 바꿔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엔 신라대와 함께 소시지 제품을 식물성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비크리에이티브랩 이건 대표(이하 이) : 우리는 2012년 여름에 창업한 IT 기반의 스타트업이다. 멋진 앱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한 게 여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전거 소셜 플랫폼, ‘바이크앤‘이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와 브랜딩을 하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는 이것저것 다 한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여러 가지를 융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리 최성조 대표(이하 최) : 2012년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여행 콘텐츠 기반 서비스다. 개인적으로 7년간 일본 전문 여행사를 다녔다. 여행객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여기를 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야 되는지 모르겠다’라는 것이다. 클리는 이에 대한 갈증을 풀고, 어떻게 하면 여행을 더 재밌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안내 해주는 플래닝 서비스다. 또한 전문가를 통한 여행 설계 및 현지에서 바뀌는 여행경로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다. 또한 콘텐츠에 강점이 있기에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체들과도 협업을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손정형(이하 손) :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직원이다. 우리 회사는 일반적으로 IPO 이전 벤처 기업들에게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전 단계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 회사를 대표해 업계에 대해 말한다는 건 조심스럽고, 여러 대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서 참석했다.
지역 스타트업으로서 힘든 점 중에 하나가 인력 채용일 듯 싶다. 실제 관련 고충을 이야기하는 대표들도 있고. 여러분의 사례를 말해 달라. 팀 빌딩 과정에 대해 말해줘도 좋을 것 같다.
강 : 먼저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하겠다. 창업 이전 싱가폴 쪽 투자은행에 있었다. 이후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2009년에 가업이 있는 부산에 왔다. 가업을 어느 정도 해놓고 나니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아이템 발굴 및 론칭, 시리즈 A 단계까지 기획에 관심이 많다. 처음에는 ‘협업기반 실행 플랫폼’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엑셀러레이팅 기업’으로서 재출발 했지만, 일하는 방식은 여전히 협업 기반이다. 외부의 괜찮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찾아와 제안하는 사람들과 주로 함께한다. 현재 내부에서 엑셀러레이팅 하고 있는 예비 스타트업 모델이 두 개 정도있 다. 공유경제형 스타트업이다.
아직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진 않았지만, 우린 린 스타트업 방식을 넘어 소프트웨어적인 애자일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엑셀러레이팅 하는 프로젝트팀은 세팅된 팀이 아니었다. 애자일 기법은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 협업을 하고 있기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도입한 방식이다. 이 형태는 각 팀원이 집중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에 와서 다른 팀원이 해 놓은 것을 이어서 디벨롭 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 과정이 비주얼적으로 기록이 돼 있다. 그렇게 월별 3~4번 또는 한 주에 한 1~2번 씩 진행해 다음 단계로 발전 시켰다. 그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제조기반 스타트업인 ‘부토닉(Buttonhic부토닉)’이다. 사실 진행하면서도 긴가민가했다. 하지만 시간이 다소 걸렸을 뿐 결론적으로는 진행이 되었다.
팀빌딩의 방식이라기보다 팀빌딩 후 진행 과정에 대한 재밌는 경험 공유다. 다른 분들은 어떤가?
이 : 우리도 과정은 비슷했던 것 같다. 사업을 시작할 때 사무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각자의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도 봤다. 온라인 플랫폼이 워낙 잘 돼있고, 협업 솔루션도 꽤 있으니까. 물론 본격적으로 일을 하려면 사무실이 필요하겠지만, 매번 붙어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고. 처음에 한 6~7개월 정도는 카페나 집에서 코워킹을 했다.
초기 팀빌딩은 페이스북을 통해 인연이 된 친구,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나게 된 친구 등과 함께했다. 한 1년 정도 지켜보다 창업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이다. 개발자는 지인에게 소개 받았다. 그 전에는 같이 다니던 직장 동료나 비슷한 아이템을 고민한 사람과 공동 창업을 생각 했지만 조율할 게 너무 많더라.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앞서 말한 형태로 팀빌딩을 했다. 각자의 공간에서 작업을 했고, 화상으로 회의하고, 했던 일들을 기록하고 하면서 일을 진행했다. 이후에는 다른 팀원이 함께 일할 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해 창업센터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서 1년 정도 있었다. 현재는 다시 나온 상태고. 앞으로도 자유롭게 각자의 공간에서 협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다.
바이맘 김 : IT 기반이냐 제조업 기반이냐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리는 생산 쪽이기 때문에 공간이 있어야 했다. 현재는 팀원이 10명이지만, 처음에는 두 명이서 1년 정도 버텼다. 그 한 명은 멀리서 찾지 않고 주변에서 찾았다. 때마침 실력 있고, 좋은 학교 나오고, 돈도 잘 벌고 있지만 정말 착한 친구가 있었다(웃음). 그게 옆에 있는 장진권 본부장이다. 같이 하자고 했고 뜻을 함께 해줬다. 이렇게 먼저 두 명이서 시작하면서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고 미래에셋에서 투자를 받았다. 우리가 영입한 팀원들을 한 명 한 명 다 스토리가 있다. 물론 근간에는 그들의 능력이 뛰어나서다.
나는 어머니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소셜 벤처를 진행하는 중이다. 그래서 이름이 바이맘인 거다(웃음). 배경을 설명하자면, 친누나 가족이 겨울에 도시가스비를 40만 원씩이나 쓰는데도 조카들이 감기를 달고 살았다. 어머니가 그걸 보고 부산진 시장에서 이불 원단을 사가지고 와서 방에다가 천막을 만드셨다. 그 뒤에 어머니가 이불 텐트를 두 개 더 만들어 거제도와 영덕에 있는 지인에게 보내셨다. 이후에 거제도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마을에 백 가구 정도가 있는데 그 어르신들에게 드려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더라. 그 아이디어가 비즈니스화 됐을 때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그런데 텐트라고 하는 게 아주 어려운 설계더라(웃음).
팀원과 관련된 스토리 중 하나를 소개해 준다면?
바이맘 김 : 팀원중에 새터민 친구가 한 명 있다. 이 친구는 15살에 한국에 왔다. 지금껏 내가 만나 본 사람 중 열정이 가장 대단한 친구다. 이 친구는 시쳇말로 ‘민족의 리더’로 키울 수 있겠다 싶었다. 이제 스물다섯 밖에 안됬다. 나중에 통일되면 북한 지사장으로 보내고 싶다(웃음).
또 한 팀원은 스탠포드에서 박사 공부를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돌아온 사람이다. 그 친구는 유엔산하기관인 국제 보건 기구에 있었던 친구다. 어느 날 이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만나보니, 바이맘에 들어오고 싶다고 하더라. 미쳤냐고 했다(웃음). 억대 연봉을 받던 친구였으니까. 이 친구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 청춘을 바치고 싶다더라. 그래서 감사히 모셨다. 그런데 우리 회사 와 가지고 지금 박스 접고 있다(웃음).
고속도로 특산품을 파는 공장에서 일을 했던 자폐 장애우도 있다. 처음엔 이 친구를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는 관점으로 같이 시작했는데, 업무 효율로 따지면 다른 사람보다 두 배의 양을 한다. 흐트러짐 없이 딱 50분 박스 접고 10분 쉬고. 일하다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데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막상 말해 놓고 보니 다 박스만 접고 있다(웃음).
그만큼 포장할 물량이 많다는 이야기로 이해하겠다. 그럼 웰니스팜의 팀 빌딩은 어떠했나?
웰니스팜 김: 웰니스팜은 직원 4명과 조합원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무 살 때부터 외국에 나가 있었고 돌아온 시기가 31살 때였다. 귀국 후 부산 청년 CEO 협회 2기로 들어갔고, 부산대 산학협력단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웰니스팜(wellnessfarm)은 ‘웰(well) + 휘트니스(fitness) + 팜(Farm)’의 조합어다. ‘적극적인 건강을 추구하는 농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 시작은 유통전문판매업이다. 당시 제작비 삼천만원을 들여 즉석삼계죽을 개발했다. 포장도 예쁘게 해서 직접 편의점에 판매를 할 생각이었다. 실제로 일본 대형마트에서 2만 개 정도 주문도 들어왔었다. 그런데 유통전문판매업에서 장벽을 발견했다. 우리와 일하는 공장이 다른 곳과도 하고 있는 거다. 하필이면 거기가 대형 유통회사였고, 우리와 똑같은 걸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우리가 오천 개 발주 내면 거긴 십만 개 발주를 준다. 우린 2,200원으로 하나를 만드는데, 거기는 2,200원에 판매가 가능한 거다. 그러니 실패할 수밖에. 경험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다양한 제품을 샘플링 해보며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혼자서 1년 정도 했다. 일하면서 애로사항이라면 농업 특성상 시골에서 거주를 해야 하는데, 젊은 분들은 두 달 있으면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대표라는 직책을 맡고 있지만 직원들은 모두 연배가 높다. 왜냐면 농업 경험이 있는 사람, 혹은 은퇴를 한 사람, 즉 시니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분들은 시골에서 지내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팀 구성이 되니 사업 준비가 되더라. 그렇게 해서 성공시킨 게 과일칩이다.
우리가 협동조합 형태로 팀 빌딩을 한 계기가 있다. 청년 CEO 협회에 매년 200명씩 들어온다. 지금 5기니까 1,000여명 가까이 된 셈이다. 이들이 모두 창업했다고 보면 천 개 기업 정도가 있는 거다. 물론 개 중에는 사업을 안 하는 분도 있지만. 이들 중 식품 분야 창업자들과 모임을 하게 됐다. 처음엔 60명 정도였지만, 우리가 협동조합을 하려고 할 때 12명이 있더라. 그만큼 이 분야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왜냐면 규제도 심하고, 허가도 받아야 하니까.
우리 제품 이야기를 좀 하자. 실제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어떤 작물은 10배 가까이 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팽이버섯 한 박스가 2,000원 할 때도 있고, 비쌀 때는 22,000원 할 때도 있다. 대부분 농산물이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농산물 중에 약간 찍힌 것, 상품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을 저렴하게 구매했다. 그런 작물은 농장에선 거의 다 버리기 때문에 농업인들에게도 이득이다. 그걸 10여 종류의 동결건조 과일칩으로 만들었다. 그게 대박이 났다. 두 번째는 선식이다. 선식에 첨가되는 천연 식물들 경우 일반적으로는 건강에 좋은 것들이지만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역을 못 먹는 사람도 있고 다시마를 못 먹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영양을 맞춤형으로 하는 선식을 개발했다. 자기의 기호와 식성에 따라 먹을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걸 선택하면, 그걸 갈아서 일회용 선식 팩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콩고기다. 12개 정도 개발해서 우리 브랜드로 론칭했다. 채식 소시지, 채식 어묵, 채식 라면으로 라인을 늘려가는 중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웰니스팜은 별도의 창업 멤버 없이 혼자 시작한 걸로 봐도 되겠다.
웰니스팜 김 : 함께 할 사람을 찾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 역할을 청년 CEO 협회에서 찾은 것이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하니까 너무 오래 걸리더라. 그럴 바에 선택과 집중을 하자고 생각했다. 나는 이 부분을 담당하고, 이건 저 친구를 주고. 협업과 연대가 되면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역사가 짧다. 2012년 12년 1일에 협동조합기본법이 실행됐고, 나는 그걸 2011년부터 외치고 있었다. 선키스트, AP통신 등 세계적인 유통회사와 통신사도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우유, 부산우유가 그렇다. 지난해 11월에 설립해 청와대에도 납품을 두 번이나 했다. 리스트를 다 받고난 뒤 느낀 건데, 우리나라 장차관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웃음).
요즘 공유 경제와 창조 경제를 이야기 한다. 우리는 사회적 기업 역할을 하면서 공유 경제도 실천하고 있다. 창조는 기존에 없던 걸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합쳐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함께 고유하는 것이라고 본다. 협동조합이 잘 되려면 각 기업들이 잘 돼야 한다. 우린 경남의 19개 생산자, 농가 등 300여 명의 농민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 그리고 교류를 해야 하기에 농촌으로 답사도 하러 간다. 농촌 체험을 하면 소비자 들은 농촌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농업인들은 도시민의 요구 사항을 알게 된다. 다녀온 사람들 거의 다가 우리 고객이 되어 주고 있다. 여기서 주로 하는 건 제철 농산물을 농가에서 바로 배송하는 것이다. 10가지에서 12가지 정도 농산물이다. 4인 가구는 매주 한 번, 2인 가구는 격주 한 번, 한 달에 4번 정도 나가는 데 십만 원 정도다. 이렇게 하니 생산자나 소비자나 반응이 상당히 좋더라. 진주의 경우 일주일에 140 박스 씩 보내고 있다. 각 지역 특산물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이번엔 진주 것을 먹을 수 있고, 다음 주에는 밀양 것을 먹을 수 있다.
웰니스팜의 팀 빌딩은 협동조합 모델로 보면 되겠다. 그렇다면 클리는 어떠했나?
최 : 웰니스팜은 스타트업 규모가 아닌 것 같다. 우린 쓸쓸한 IT기업이다(웃음). 여행 쪽 서비스에는 VC들의 관심이 많지 않다. 일례로 서울에서 여행 관련 포럼이 만들어진 적 있다. 전국에서 모였는데 20명이 전부였다. 그렇다보니 투자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7년 정도 여행사에 있다 보니 아는 사람이 몇 있었다. 그 중 한 지인에게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했더니 사무실을 제공해 주겠다고 하더라. 해운대 오션타워라고 전망 좋은 곳에 월 5만원에 사무실을 빌려 줬다. 현재는 무료로 사용 중이고. 나름 시작은 유복하게 진행했다(웃음).
클리는 세 명이 창업 멤버다. 초기 자금은 각출해서 1억 정도로 시작했다. 창업에 물심양면 도와준 분이 우리 모두 서울로 올라오라고 하더라. 스타트업 네트워킹은 거기서 다 이루어진다고. 그런데 다들 부산에 가정이 있다 보니 움직이기 어려웠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구해야 하는데 부산에서 정말 찾기 어려웠다. 아내가 웹디자인을 했는데 서울과 부산은 정보 격차가 크다고 하더라. 서울은 미팅이나 포럼 등이 많이 열려 최신 기술을 배울 수가 있는데 부산은 배울 데가 마땅치 않단다. 디자이너를 주변에서 찾기 어려워서 채용 공고를 냈다. 그런데 그 레이더에 개발자가 걸린 거다(웃음). 해운대 인근 거주자였다. 우리 서비스가 일본 여행에 대한 건데 마침 그 개발자가 일본에서 10년 동안 아이리버에 재직하다 온 사람이었다. 너무 잘 맞았다. 일본어도 할 줄 알고. 그리고 어렵사리 실력 있는 디자이너도 구했다. 이 친구 실력은 분명 있는데 서울에서 경력이 없어서 구직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코딩 실력도 참 탄탄한 친구다. 문제를 몇 개 냈는데 완벽하게 코딩을 해냈다. 많은 급여를 줄 수 없는데도 함께 하겠냐고 되 물으니 서울에서 이미 너무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해줘서 영입하게 됐다. 그렇게 정말 운 좋게 팀 빌딩이 됐다.
지금은 좀 어떤가?
최 : 여전히 쓸쓸하다(웃음). 제조업을 했어야 하는데 싶다(웃음).
스타트업 분야의 비율로 봤을 때, 서울권은 모바일 앱과 관련된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부산 지역은 제조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어디서 오는 차이인가?
강 : 일단 시장 조성에 이유가 있겠다. 지역은 정보의 흐름이 조금 느리거나 정보 결속력이 약한 편이다. 같은 정보력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에 많이 간다. 제조업이 많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부산엔 유휴설비가 많다는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다. 우리가 현재 육성중인 부토닉팀을 예로 들어보자. 지금은 다들 3D 프린터를 미래 산업의 키워드로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2012년에 그 이야기를 했었다. 현재 3D 프린터는 시제품 구현 단계에는 유효하지만 양산이나 생산까지는 연결이 안 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더니 3D 프린트라는 최신 트렌드만 거론되고 있을 뿐 과거 기술이나 금형 등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3D 프린터에 대한 특허 기술이 오픈되는 것을 기다리는 추세만 있었지, 자체적으로 양산하고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육성 중인 부토닉은 3D 프린터 기반 단추 제조가 컨셉이다. 디자인이 디테일하게 구현이 되어야하기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양산 제품을 만들려면 초정밀 기술로 구현해야 해서 원가가 많이 올라간다. 단추 원가가 보석 가격이 되는 거다. 하지만 현재 3D 프린터와 금속 공예에 사용되는 산출 기법, 금형에서 사용되는 방식 세 가지를 접목해 제작 준비 중이다. 나중에는 3D 프린트를 활용한 양산 기법에 대한 특허 기술을 내려고 개발 중이다. 이것이 부토닉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거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지만 재밌는 사업이다. 이런 게 부산에 있는 제조업 기반 설비들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이것도 어찌 보면 부산의 제조 플랫폼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설비 플랫폼에 젊은 세대가 접근을 안 할 뿐이다.
부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들 중 이런 필드에 있던 친구들이 스타트업이 되는 경우가 비율로 보면 꽤 있다. 서울에 비해 부산에 제조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다기보다 스타트업 구성 비율을 볼 때 많아 보이는 것이다.
바이맘 김 : 부산 청년들의 IT 분야 퀄리티가 낮다기보다 비율적으로 보면 그렇다. 더불어 수도권 지역으로 청운의 꿈을 품고 떠나간 부분도 있고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청년사관학교에서 지원자를 뽑을 때 광주는 IT, 부산 및 창원은 제조업 쪽에 포커싱을 두는 듯 싶기도 하다. 이런 정책적인 부분들도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웰니스팜 김 : 드러나지 않는 것도 있는 것 같다. 부산경제진흥원에서 창업을 많이 지원하는데 거기서 보면 주로 IT, 전자 상거래, 디자인, MICE 산업이 많아 보였다. 제조는 개 중에 10% 안 일 거다.
바이맘 김 : 제조업 분야는 선배 창업가들이 많이 한 것 같고, 젊은 층에서는 다른 양상인 듯 싶다.
강 : 분야별 특징이 있는 것 같다. MICE 라든가 서비스 업종, 유통 쪽 관련 업종 스타트업을 하는 친구들은 IT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선행이 돼있다. 그러나 제조업 필드에 있는 친구들이 유난히 IT에 대한 접근이 낮다. 제가 말하는 IT는 어떤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페이스북 등 SNS 활용이나 RSS 구독 등에 대한 활용능력 부분이다. 이런 것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굉장히 약하다. 예를 들어 창업유관기관에서 공지를 한 지원 사업이 있다 치자. 현수막을 걸어 놓고 알리는 시대는 지났다. 거의 다 웹에서 공지하고 접수를 받는다. 그런데 IT활용능력이 떨어져서 유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 : 원래 내 커리어패스는 IT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 금속과 출신으로 금형을 만져봤고 가공도 해봤다. 그러다 단순히 컴퓨터가 좋아서 독학을 해서 이쪽 지식을 키웠다. 창업도 IT계통으로 시작했고. 그러나 지금 드는 생각은 앱 서비스를 만들면서 너무 IT 쪽으로 왔다는 생각이 있다.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을 하다 보니 이쪽에만 몰두 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기계도 다뤄 본 사람이고, 공장 라인이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있는데 왜 이쪽으로만 생각했을까 싶은 거다. 부산에 잘 나가는 제조 스타트업이 있는데 잘 안 알려진 부분도 있다.
이 간담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찾아보니 부산 스타트업에 대한 기사도 많지 않았지만, 스타트업 스스로도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인상을 못 받았다. 로켓펀치 스타트업 지도를 봐도 부산 지역 스타트업이 10개가 채 안 되더라.
강 : 부산에서 로켓펀치 아는 분이 많지 않을 거다. 단디포럼과 같은 스타트업 모임에 나가서 물어보면 잘 모르더라. 미디어도 마찬가지고. 서울 쪽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플래텀도 최근 1년 사이 부산에 두 번 내려오지 않았나(웃음).
바이맘 김 :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팀들은 중앙언론에 어필한 이유를 찾기 힘들어 숨어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어떤 이슈가 있으면 보도자료를 통해서 알려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한 것 같다.
웰니스팜 김 : 웰니스팜의 경우 지역 언론에서는 잘 다뤄주기는 하지만 언론의 편중이랄까? 드러나는 수요가 다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런 부분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부산 내에는 단디포럼과 같이 스타트업이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행사가 또 뭐가 있나?
웰니스팜 김 : 청년 CEO 협회 내 우리가 만든 협동조합 연합회가 있겠다.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이 된다. 마음을 열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회는 되는 것 같다. 광대한 정보를 접하기는 다소 부족하지만.
부산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행사가 단디포럼으로 보인다. 언제 시작됐고, 참석자의 규모는 어떠한가?
강 : 단디포럼은 작년 5월에 출범했다. 지난해는 매달 진행했고. 부산의 고벤처포럼이라고 보면 되는데, 고벤처와는 조금 다른 출발이다. 탄탄한 서포트가 있어야 했기에 중기청 등 기관들이 주도했다. 작년에는 매월 4-50명, 많게는 100명 이상이 왔다. 휴가기간이라던가 월별 이슈에 따라서 참석자 편차가 좀 크다.
올해부터는 격월로 진행 중이다. 짝수 달 마지막 주 수요일 부산 상공회의소에서 진행한다. 형식은 초반부에 유관기관들의 창업지원사업에 대한 설명이 있고, 유익한 강연이 이어진다. 강연은 주로 트렌드 위주다. 부산 스타트업은 자기 사업에 대한 인사이트는 깊고 빠른 분들이지만, 전체적인 트렌드를 접하는 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그래서 그걸 알 수 있는 강연을 진행한다. 그리고 포럼 후반부는 내가 진행하는 IR 심사가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3시간 정도 진행된다.
국가지원사업에 대한 스타트업들의 반응은 어떤가?
강 : 학생 때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지금 거의 다 서울에서 스타트업을 하고 있다. 이 친구들은 국가지원사업을 받는 것 보다 투자 유치에 힘을 쓴다. 국가지원사업은 번잡하다는 인식이 있는 듯 싶다. ‘국가지원사업에 힘쓰지 말고 빨리 개발해서 베타라도 내놓고 빨리 투자유치 하자’ 이런 마인드가 엿보인다.
부산은 좀 다르다. 여기는 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시리즈A니 B니 하는 개념 자체를 잘 모른다. 대신 지원사업에 대한 관심이 깊다. 초점을 맞추는 부분이 다른 것 같다. 국가지원사업이 번거로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방 스타트업으로서 정보격차 외에 어려운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 : 정보 격차의 연장선인데, 컨퍼런스와 같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서울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매번 올라가는 건 금전적, 시간적 부담이 있다. 그런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
테크컨퍼런스 등 행사에 대한 수요는 많은가?
이 : 당연히 관심이 크고, 많다.
최 : 서울에서 열리는 행사에 한 번 갔다 오면 지출이 크다. 교통비뿐만 아니라 숙박비도 있으니까. 또 하나는 어렵다기 보다 서울과 부산의 성향 차이인 것 같다. 부산사람들은 진짜 무뚝뚝하다. 말을 걸어 보면 알 수 있다(웃음). 그런데 서울 쪽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만날 당일 밤에 형, 동생이 되더라(웃음). 정보가 생기면 바로 연락주고. 부산은 그런 사람들을 만나기가 어렵다. 연령층도 높고.
바이맘 김 : 거의 모든 투자 관련 회사들이 수도권에 집중 돼 있다. 우리도 처음 투자 제안 받았을 때, 투자사에서 서울로 옮기라고 하더라.
투자 관련 이야기 나왔다. 부산의 투자 환경은 어떤가?
손 : 내가 우리 회사 투자에 대해 이야기할 위치는 아닌 듯 싶다. 다만 정말 극히 사견인데. 서울과 부산은 투자 환경이 다르다. 부산은 투자에 대한 일반인의 관점이 굉장히 보수적이다. 때문에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어렵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준다면?
손 : 벤처캐피탈과 투자자의 위치 자체가 어찌 보면 개인과 기업을 자금으로 이어주는 중개자의 역할이다. 부산은 개인이 투자를 받는 것을 꺼려하고 그것에 대한 신뢰가 낮다 보니 투자자를 연결해 주고 싶어도 실제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은 VC 뿐만 아니라 개인투자도 매우 활성화 되어 있지만 부산은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다.
바이맘 김 : 그런 사례가 많이 있지 않기 때문에 성장할 수 없었던 것 같다 .
바이맘은 투자를 받았다. 그때는 어떠했나?
바이맘 김 : 우리는 일반적인 ICT스타트업의 기준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소셜 벤처다 보니, 정부 모태펀드를 받은 것이다. 다만 투자사에서 한번 씩 부산으로 내려오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일일 것 같다.
웰니스팜 김 : 조금 덧붙이자면, 이쪽에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도 활발하지 않지만, 경남권에서 기업하는 분들의 마인드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본다. 우선 앞서 언급된 대로 투자에 대해 보수적이다. 우리가 협동조합을 이야기 할 때도 회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많다. 실례로 부산은행에서 10군데를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다섯 군데에서 밖에 지원 안했다고 하더라. 조건도 기업에 매우 우호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투자를 받으면 내 마음대로 회사 운영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서울은 그런 문화가 오랜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형성된 듯 싶지만, 부산은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조금 더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할 것 같다.
이 : 저의 경우는 자전거 관련 서비스에서 연락이 왔다. 투자도 가능하고 M&A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더라. 2-3개월 정도 이야기 했는데, 결론적으로 제가 생각했던 그림이 아니어서 접었다. 하나의 경험이라고도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건강한 협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스타트업 대표의 말에 따르면, 지역에서 서울로 올라가면 지방 출신이라 낮게 보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고 하더라.
강 : 부산 기업이라고 하면 협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더불어 언론에서 의도하지 않은 수식어를 덧붙이는 경향도 있고. 여담이지만, 공식 론칭을 앞에 둔 부토닉팀은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해외로 진출할 것 같다.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자고 시작했는데 그렇게 됐다. 부토닉 팀 역시 협업을 할 때 부산 기업이라는 표현을 가능한 한 자제하는 중이다.
바이맘 김 : 제가 알기로 부산에 최초의 엑셀러레이터는 콜즈다이나믹스로 알고 있다. 이 사실이 증명해주는 것 같다. 서울엔 많지 않나?
강 : 당연히 서울에는 많다. 더불어 인큐베이팅과 투자가 함께 진행되는 편이다. 어찌 보면 투자가 더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투자자들에게 부산에도 마켓이 있다는 걸 많이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콜즈다이나믹스가 자체적으로 초기 투자를 하는 것도 있지만, 기관에서 권유한 것도 많다. 내가 투자은행 출신이라 그런것도 있다. 그런데 투자은행 출신이라고 해서 엑셀러레이팅을 잘 하는 건 아니다.
악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대학이나 진흥기관과 이야기해서, 기존의 육성시키는 프로그램부터 확실히 디벨롭 시키자는 게 콜즈다이나믹스의 생각이다. 그리고 콜즈다이나믹스 공간이 보시다시피 작다. 5개 팀 정도 육성 시키는 것이 한계다. 우린 제조업과 IT 요소가 융합이 되면 재밌는 게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모델을 많이 해보려고 하고 있다. 이게 서울과는 좀 다른 부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각 입장 별로 이야기를 해보고 마무리 하려고 한다.
강 : 비단 부산 지역에만 국한 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타트업들이 온라인에만 치우친 게 안타깝다.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사물인터넷만 해도 그렇다. 왜 스타트업이 사물인터넷을 가지고 플랫폼만 구축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스타트업이면 스타트업답게 사물인터넷의 영역에서 제품 단위로 자기가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사업을 기획해도 충분하다고 본다. 시장 전체를 완벽하게 잡아버리겠다는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이 오히려 전문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다. 집중을 못하니까. 더불어 플랫폼만 강조하다 보니, 너무 수익 지향적으로 편하게 돈 벌어 엑싯(투자회수)하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바이맘 김 : 이제 걸음마를 뗀 시점이라 거창하게 발전방향을 말할 입장은 아니겠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있다. 나는 부산에 강점이 참 많다고 생각한다. 새벽에 광안리에서 회를 먹고, 점심에 광안리 바닷가에서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달을 볼 수 있다. 부산영화제 걸어서 갈 수 있다. 이런 창의력 넘치는 환경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나(웃음). 우선 많은 선배 스타트업이 나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분들을 보며 청년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거다.
손 : 부산의 문화는 서울과 차별화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영화 ‘친구’가 흥행할 수 있었던 건 부산에 있는 매력이 녹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꺼낼 수 있다면, 서울과 또 다른 모습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연결이었다면, 이제는 다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추세인 것 같다. 그런 추세라면 부산이 가지고 있는 제조업 플랫폼이 최적이 아닐까 싶다. 이런 게 강점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웰니스팜 김 : 오늘 이 자리가 참 의미 있는 자리인 것 같다. 우리도 알려지지 않았을 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 이 자리가 앞으로도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기회가 지방에서도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 우리는 광안리 해변가에서 돗자리 깔고 시작했다. 부산 사람이 가진 히피성향이랄까? 그때가 그립다(웃음). ‘응답하라 1994’가 히트를 친 것처럼 지역의 문화가 국민적으로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문화의 흐름이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스며들면, 부산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다양성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 : 클리에는 7명의 멤버가 있다. 그중에 카이스트 출신이 한 명 있는데, 이 친구가 따로 나가 만든 앱이 대박을 쳤다. 그 친구가 그러더라. 서울에 있으면 작은 네트워크 자리만 생겨도 미디어가 와서 취재를 하고 금방 이슈가 된다고. 자기네들은 개발 중인 단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이런 서비스를 개발 중인데 기대가 된다’고 했다더라. 이 말인즉슨 서울에 있으면 미디어와 비교적 접촉이 많기 때문에 출시 전부터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보더라는 것이다. 그 친구는 투자도 실제 받았다. 요약하자면, 부산에 있는 스타트업에 대해서도 미디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 부연하자면, 부산시 관계자가 묻더라.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게 뭐냐’고. 그래서 스타트업 미디어와 로켓펀치와 같은 다른 분야의 플랫폼이라고 이야기 했다. 부산 자체적으로 만드는 것 보다 서울에 있는 전문 미디어나 기업이 지사를 설립했을 때 훨씬 시너지가 크다고 본다. 사실 부산은 아직 경쟁이라는 게 아직 없다. 경쟁이 조성 되려면 조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노력이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웰니스팜 김 : 플래텀, 부산에 지사 하나 설립해라(웃음).
강 : 객원 기자 하나 두면 되지 않겠나?
최 : 사무실 필요하면 말해라. 5만원이면 된다(웃음).
긴 시간 솔직한 이야기로 자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어 감사하다. 플래텀도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에 귀를 기울이는 미디어가 되겠다.
일동 : 감사하다. 우리도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