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지리자동차가 한때 ‘샤오미 경쟁사’를 인수한 배경
지리자동차, 스마트폰 전문기업 ‘메이주’ 인수
13일, 중국 자동차기업 지리(Geely, 吉利) 창업자 리수푸(李书福)가 지난해 세운 스마트폰 기업 ‘싱지스따이(星纪时代)’가 10년 차 스마트폰 전문기업 ‘메이주(魅族)’를 인수한다. 양사의 합병 루머는 올해 초부터 있었으며 6개월 만에 현실이 되었다.
싱지스따이는 메이주 및 메이주 창업자 황장(黄章)의 지분 79.09%를 인수한다. 관련 내역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법 집행2사(国家市场监督管理总局反垄断执法二司)의 공시를 통해 공식화되었다.
싱지스따이는 중국 자동차기업 지리(Geely, 吉利) 창업자 리수푸(李书福)가 지난해 9월에 설립한 기업으로, 같은해 9월 28일 우한경제기술개발구(武汉经济技术开发区)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지리는 우한경제기술개발구에 본사를 두고 100억 위안(약 1조 9,348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에 도전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메이주는 2003년 황장이 설립한 기업으로 처음에는 MP3 제조기업으로 시작했으나 아이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 전문 기업으로 선회했다. 2009년 아이폰의 외관, 기능, 조작 방법 등을 모방한 윈도우 CE 기반 스마트폰 ‘메이주 M8’을 발표하며 시장에 등장했다. 메이주 M8은 중국 최초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출시 두 달 만에 10만대가 팔렸다. 메이주는 ‘제2의 샤오미’로 불리기도 했는데 샤오미는 2011년에서야 스마트폰을 출시했기에 업력은 샤오미보다 오래된 기업이다.
메이주의 전성기는 2015년부터 2017년 사이다. 2012년에 출시한 메이주의 독자적 커스텀롬인 플라이미(Flyme)가 호평을 받았으며 충성 고객 메이요우(魅友)가 뒷받침되었다. 메이주의 영광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8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9%나 떨어졌다. 2021년에는 점유율이 0.1%에 불과했다.
지리의 메이주 인수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지만 윈윈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지리는 2018년에 리수푸와 선즈위(沈子瑜)가 설립한 스마트카 기술기업 이카통(亿咖通)이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 생태시스템 GKUI를 개발해 지리 산하 40여개 차종에 탑재했으나 고장이 잦아 소비자의 원성이 높았다. 이를 타개할 방책으로 메이주 인수가 의미있다. 메이주는 스마트폰 제조 외에 스마트 웨어러블, 스마트 홈 등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기술력과 강점들이 있다.
지난해 3월 메이주는 차량용 시스템 Flyme for Car를 볼보와 지리의 합작 브랜드 링크앤고(Lynk & Co)에 적용했으며 올해 3월에는 승객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기경보 기능, 차량내 감시 기능, 차량내 자동 모기 퇴치 기능 등을 보유한 차량용 시스템 Flyme for Car를 연구개발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바이두는 ‘아이치이’를 버리지 않았다.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우는 ‘아이치이(iQIYI, 爱奇艺)’의 대주주인 바이두(百度)가 아이치이의 지분 53%를 매각한다는 보도로 회사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아이치이측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부인했다.
바이두는 아이치의 지분 53%, 의결권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치이의 상장전 3차례의 투자 라운드를 비롯해 투자 후인 올해 3월 추가 투융자에도 참여한 바 있다. 2010년에 설립된 아이치이는 10년 넘게 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바이두의 연이은 투자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도 많았다.
십여년간 적자를 이어가던 아이치이는 올해 1분기에 드디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아이치이는 매출 72억 7,700만 위안(약 1조 4,079억원)과 순이익 1억 6,910만 위안(약 327억원)을 기록했다.
바이두의 아이치이 지분 매각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바이두는 사업부 조정에 나서면서 모바일 생태사업군 대량 감원에 나서 게임, 라이브방송 부문 90% 감원했으며 교육부문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최근의 바이두는 자율주행, 클라우드 컴퓨팅 위주 신사업에 중심을 두면서 게임, 라이브방송, 동영상 등의 부문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었다. 바이두의 1분기 실적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 등 비온라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한 58억 위안(약 1조 1,221억원)으로 바이두의 신성장동력으로 발돋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