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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앤리의 스타트업×법] #5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어떤 법이 적용되나요

저번 편에서는 메타버스가 현실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되어 있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현실 세계와 비슷한 분쟁 상황이 메타버스 내에서도 발생할까요?”, “만약 분쟁이 발생한다면 현실 세계에서 적용되는 법이 메타버스 내에서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라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이번 편에서는 메타버스 세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쟁점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메타버스 내 캐릭터에 대한 성범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기존에도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그루밍 범죄가 존재했지만, 메타버스의 발전에 따라 게임 캐릭터를 활용하게 되면서 점차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의 주된 사용자가 청소년인 것과, 각자의 캐릭터를 사용해 가상공간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에 대한 성희롱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의 성적 학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실에서는 성범죄가 발생한 경우 형법 제297조부터 제305조3까지의 규정을 통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있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포함한 다양한 특별형법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특별히 게임 캐릭터를 통해 성희롱이나 성행위를 시키더라도 이를 제재할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국가의 형벌권을 통해 메타버스 내의 성범죄 규제 방안에 관하여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내 성범죄에도 형법을 적용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타버스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적 괴롭힘을 제재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추가하여 ‘성적 인격권 침해행위’를 유통 금지 정보에 포함시키고,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관리하도록 하는 ‘디지털 성범죄 4법’을 발의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의 ‘제페토’는 최근 실리콘밸리 ‘커넥트세이플리’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하였습니다. ‘커넥트세이플리’는 청소년, 고령자, 정책 입안자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보안과 안전 교육을 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이처럼 메타버스 내 가상세계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자의 도덕적, 사회적 당위가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버스 내에서는 가상 부동산, 지적재산권, 매타버스 내의 상거래 관련 법적 분쟁 등 다양한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내에서 분쟁이 생긴 경우 그 해결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은 바로 현실세계보다 전 세계가 더욱 연결되어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현실세계에서 다른 국적의 사람 간 분쟁이 발생하거나, 다른 국가 간 분쟁이 생긴 경우를 대비하여 우리 국제사법은 어느 국가의 법을 적용하고, 어느 국가의 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지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사법 제9조2항1호에 따르면 당사자가 합의에 의하여 준거법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합의로 준거법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통상 메타버스는 대부분 메타버스 플랫폼의 약관에 준거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이용자가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약관에 동의하면 그 때 메타버스 플랫폼 약관에 기재된 국가의 법의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합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약관에서 준거법을 정하지 않고 있거나, 약관에서 준거법을 정한 경우에도 소비자계약, 근로계약 등과 같이 특별한 법률관계에 대해서는 합의된 준거법 외의 다른 국가의 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국제사법 제27조 1항은 소비자가 직업 또는 영업활동 외의 목적으로 체결하는 계약이 1. 소비자의 상대방이 계약체결에 앞서 그 국가에서 광고에 의한 거래의 권유 등 직업 또는 영업활동을 행하거나 그 국가 외의 지역에서 그 국가로 광고에 의한 거래의 권유 등 직업 또는 영업활동을 행하고, 2. 소비자의 상대방이 그 국가에서 소비자의 주문을 받은 경우, 3. 소비자의 상대방이 소비자로 하여금 외국에 가서 주문을 하도록 유도한 경우에는 소비자가 그 국가에서 계약체결에 필요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소비자의 상거소가 있는 국가의 강행규정에 의하여 소비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상세계라는 메타버스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복잡한 법적분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자는 약관에 준거법을 정하고, 이용자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국가의 법에 의해 규율되는지 약관에서 꼼꼼히 확인하여 안전한 메타버스 내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메타버스 내에 어떤 법적 분쟁이 생길 수 있는지, 그 경우 현실세계의 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메타버스의 특성 상 여러 국가가 개입되어 있는 경우 어느 국가의 법을 적용하게 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각 국가가 메타버스의 성질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각 국가의 법이 어떻게 규정되고 있는지 등 메타버스 내 법적 분쟁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검토에 대한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글 : 최앤리 법률사무소 한다은 변호사

최앤리 법률사무소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로펌입니다. 정보비대칭과 높은 비용 장벽을 걷어내고자 스타트업 법무에 집중한 끝에 주요 법무에 대한 수임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앤리는 법인설립부터 주주간계약, 투자계약, 근로계약, 경영권 분쟁, 소규모M&A, 해산청산까지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법무 경험을 축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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