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 및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이하 “신기사”)와 같은 VC(벤처캐피탈)가 결성한 벤처투자조합 및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하 “투자조합”)이 그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의를 자주 받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투자조합이 그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투자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벤처투자조합의 계열회사 투자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벤처투자법”)상 벤처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은 벤처투자조합의 업무를 집행할 때, 해당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를 할 수 없습니다. 즉, 벤처투자조합이 그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다만, 해당 업무집행조합원이 운용하는 벤처투자조합이 투자한 기업은 ‘투자가 금지되는 계열회사’에서 제외되는데, 이는 벤처투자조합의 경영권 인수 투자로 인하여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가 된 기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벤처투자조합은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뿐 아니라 벤처투자조합의 주요출자자(출자지분 총수의 10% 이상을 소유한 출자자) 및 그 계열회사에 투자하는 것도 금지됩니다.
이처럼 벤처투자법에서 벤처투자조합이 그 업무집행조합원이나 주요출자자의 계열회사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정하는 것은 업무집행조합원이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이들의 계열회사에 투자하는 경우, 다른 조합원들의 이익을 해치는 이른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s)’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출자자 및 그 계열회사에 대한 투자도 금지하는 것은 이들이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직접적인 업무집행권은 없으나 업무집행조합원의 업무집행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런데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에 대한 투자가 언제나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예외적으로 조합원 전원의 사전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허용됩니다.
업무집행조합원 및 조합원들 사이의 이해상충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조합원들로부터 동의를 받는다면 이러한 투자를 금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이해상충이라는 관점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어서 조합원들이 모두 이러한 투자에 동의를 했다면, 이해상충이 없거나 해소된 것이므로, 업무집행조합원 및 주요출자자의 계열회사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금지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2.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계열회사 투자
반면,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그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도 조합원들에 대한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일반적ㆍ객관적 기준에 의해 요구되는 정도의 주의)를 부담하므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규약에서 이행상충 방지를 위하여 업무집행조합원의 계열회사, 특수관계인에 대한 투자는 사원총회 특별결의 등의 사전 승인 절차가 필요한 사항으로 정하여 조합원들에게 미리 그 내용을 알리고 승인을 얻도록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신기사(업무집행조합원) 계열회사에 대한 투자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의하여 제한을 받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대주주 발행주식 취득 등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3. 지주회사 CVC의 계열회사 투자
한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특례 규정에 의하여 일반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창투사 및 신기사(이하 “지주회사의 CVC”)는 추가적으로 공정거래법에 의한 행위 제한 규정도 준수해야 합니다.
공정거래법에 의하여 지주회사의 CVC가 투자조합의 투자를 하면서 계열회사에 투자하거나, 자신의 특수관계인(그룹 총수 및 그 친족에 한정합니다)이 출자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금지됩니다.
그렇다면, 지주회사의 CVC가 투자조합을 통하여 계열회사에 투자하기 위하여 조합원 전원의 사전 동의를 받는다면, 투자가 가능할까요?
위에서 살펴 본 업무집행조합원과 조합원들 사이의 이해상충 이슈만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의 해당 규정은 지주회사의 CVC를 통한 과도한 경제력 집중, 지배력 확대 방지를 주된 목적으로 하고, 이해상충 시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규정이 아니므로, 조합원의 사전 동의, 사원총회 특별결의 등을 거치는 경우에도 지주회사의 CVC가 투자조합을 통하여 계열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회사가 창투사나 신기사의 계열회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의 범위에 관한 규정이 간단하지 않고, 상당히 넓기 때문에 계열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투자하였으나, 사후적으로 계열회사인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VC의 계열회사 투자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여 제재를 받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창투사나 신기사가 투자조합을 통하여 계열회사에 투자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관련 법령 및 규약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시기 바라겠습니다.
글: 법무법인 세움 변승규 변호사
원문: [변승규 변호사의 PEF,VC 법률가이드] #15. VC의 계열회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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