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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민 변호사의 스타트업×법]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전환주식의 리픽싱이 적용될까?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투자자는 보통주식이 아닌 ‘종류주식’을 선호합니다. 종류주식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우선주(CPS) 등 다양하지만, ‘전환’ 주식은 반드시 들어갑니다. 전환 주식이 어떤 효과가 있길래 투자자들이 필수적으로 넣고 싶어할까요?

전환주식의 기본 원리와 존속기간

전환주식은, 그 ‘종류주식(전환주식)’을 일정한 기간, 일정한 조건에 따라 ‘보통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주식입니다. 일반적인 원칙은 종류주식 1주당 보통주식 1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종류주식을 발행할 때에는 보통 그 존속기간을 정합니다. 무한정 종류주식을 보유하도록 하는 것은 추후 IPO를 할 때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주주들이나 잠재적 투자자들의 지분 희석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종류주식을 발행할 경우에는 대체로 그 존속기간을 보통 10년으로 설정합니다.

아래는 일반적인 투자계약서의 전환주식 존속기간 내용입니다.

그럼 10년이 경과할 때까지 투자자가 전환권을 행사하지 않고 버티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대체로 회사의 정관에는 종류주식의 존속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 있고, 그 만료일 다음날에 자동으로 전환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리스크를 헷지하는 리픽싱(refixing) 조항

투자계약서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자의 리스크를 헷지하고 있습니다. 상환, 우선주, 풋옵션, 주식처분제한, 위약벌 등이 그 예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전환주식에 관한 전환비율 조정 즉, 리픽싱(refixing) 조항입니다.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A라는 스타트업이 500억 밸류에 50억 투자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시장 상황이 악화되어 A의 매출은 좀처럼 안 오르고 있습니다. 남은 운영자금이 얼마 안 남았다면, 밸류가 안 높더라도 급한대로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후속 투자에서 직전 밸류보다 낮은 400억 밸류로 A가 투자를 받게 된다면, 기존 투자자는 손해를 볼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기존 투자자가 자신이 투자했었던 밸류에이션보다 낮게 회사가 가치평가를 받게 될 경우 그 낮은 만큼을 보전해달라는 조항을 삽입니다. 그것이 리픽싱 조항입니다. 위 사안에서 기존 투자자는 종류주식을 전환할 때 500억 밸류에이션이 아닌 400억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한 것으로 계산되어 주식을 전환하게 됩니다.

투자와 매출 연동 리픽싱 조항

위와 같은 밸류에이션 연동한 리픽싱 조항은 스타트업 투자계약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항이고 투자자의 투자금에 대한 최소한의 리스크 헷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특별히 불리하다거나 독소조항이라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매출 연동 또는 후속 투자 유치 조건이 붙은 리픽싱 조항은 사정이 다릅니다. 어느정도 성장한 스타트업이 시장 상황이나 내부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든 추가 투자 유치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리픽싱 조건이 매출이나 후속투자와 연동되어 강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당 투자유치 후 6개월 내에 일정한 투자금을 추가 유치하지 못할 경우에는 리픽싱이 적용되어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전환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출 연동을 할 경우에는 1년 내에 일정 매출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에도 리픽싱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높은데, 향후 시장과 회사의 성장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상환전환우선주 리픽싱 조건에 투자유치와 매출 연동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리픽싱 조항은 일반적인 사항은 아닙니다. 보기에 따라 독소조항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면 회사 문닫아야 하는 절박한 피투자사 입장에서는 협상력이 너무 낮아 투자사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사 입장에서도 시장 전망과 피투자사에 확신이 없을 경우 회사와 이해관계인들에게 회사 성장에 대해 강하게 책임을 지우고 싶어 합니다.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교적 덩치가 큰 스타트업들도 이와 같은 리픽싱이 붙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장 망하기 직전인 회사를 살리기 위한 힘든 선택이었겠지만, 일반적인 투자 유치의 경우에는 이러한 리픽싱 조항을 반드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한번 불리한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나면 후속 투자 유치 및 투자계약 조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소개 : 최철민 최앤리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저자 브런치 : 변변찮은 최변 [스타트업 × 법] 

최앤리 법률사무소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로펌입니다. 정보비대칭과 높은 비용 장벽을 걷어내고자 스타트업 법무에 집중한 끝에 주요 법무에 대한 수임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앤리는 법인설립부터 주주간계약, 투자계약, 근로계약, 경영권 분쟁, 소규모M&A, 해산청산까지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법무 경험을 축적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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