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14] ‘처음에는 투자받기 싫다고 했다’ 말랑스튜디오 투자유치 과정 비하인드 스토리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모여 설립한 말랑스튜디오는 구성원들 스스로 ‘창업이라기 보다 창작 활동’에 가까웠다’고 말한다. 대학생스러운 신선함은 있지만, 처음부터 사업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그랬던 말랑스튜디오가 법인설립 한지 14개월 째인 2014년 4월 9일 옐로모바일로부터 20억 원 투자유치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와 관련된 뒷이야기를 말랑스튜디오의 김영호 대표와 김경연 공동창업자에게 직접 들었다.
투자 이야기에 앞서 먼저 본인 소개를 해 달라.
김영호(이하 영) : 말랑 스튜디오 대표 김영호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대학 시절 휴학하고 회사 생활을 했었다. 복학을 준비하던 중 조금 더 나은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하게 됐다. 엔지니어 출신이긴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개발에 손을 안대고 있다. 최근에 코딩을 해서 후배한테 보여줬더니, ‘형, 하지마’ 하더라(웃음). 이제 웬만하면 손 안 대려고 한다.
김경연(이하 경) : 말랑스튜디오 공동창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이다. ios 개발을 맡으면서 함께하게 됐다. 지금은 개발과 다른 부분도 같이 하면서 대표님과 업무 처리를 하고 있다.
창업 과정에 대한 인터뷰는 이미 했었으니 바로 묻겠다. 옐로모바일로부터 20억 투자 유치를 했다. 어떤 조건인가?
영 : 전략적 투자 유치다. 때문에 돈만 들어오는 투자는 아니다. 경영부문에서도 시너지가 날 것이라 생각한다. 세부적으로는 창업(법인설립) 1년 만에 월간 BEP(손익분기점) 달성, 전세계 900만 다운로드 달성, 캐릭터 기반 사업 확장, 아시아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 및 옐로우모바일과 함께 함으로서 얻어지는 성장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투자라는 것이 마냥 축하받을 일만은 아니다. 빚이라고 볼 수도 있고. 더불어 전략적 투자면 회사 간 상성도 고려해야 한다. 유치를 하게 된 이유는 뭔가?
영 : 사실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옐로모바일 이상혁 대표에 대한 믿음이 컸다. 솔직히 우리도 처음엔 정말 이게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옐로모바일은 각자의 비즈니스와 생각들을 가진 대표들이 모인 곳이니까. 우리에게는 전략적 투자 유치 개념으로 제안을 한 거지만 그럼에도 물음표가 있었다. 그런데 이상혁 대표가 옐로모바일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 생각해보니 그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구나 싶더라. 말랑스튜디오의 공동창업자 다섯 명도 그렇고 이후에 왔던 친구들도 그렇고 각자가 생각하는 꿈이나 목표가 다 달랐다. 하지만 더 큰 비전 아래 함께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들었다.
옐로모바일이 인수한 서비스가 20개가 넘는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영 : 우리나라에서 M&A를 한다거나 전략적 투자를 한다거나 했을 때, 아름답게 비춰진 사례가 많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현재 옐로모바일과 함께 하고 있는 회사들 모두 적대적 M&A라거나 본인의 회사가 넘어갔다고 생각을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따로 또 같이’라는 단어가 맞는 거 같다. 각각의 서비스가 성장을 해야만 옐로모바일이라는 회사가 성장할 수 있고, 옐로모바일이 성장을 해야만 각각의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나름의 생태계를 만들어 놓은 거라고 본다.
함께 하기 전 모든 회사의 고민이 이거였을 거다. 본인들의 서비스는 다 매력적인데, 각자의 자리만 지키고 있을 때 과연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다. 다른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작년에 ‘얼라이언스’라는 개념으로 움직여보려는 시도를 했었다. 말랑스튜디오처럼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서 1, 2위하고 있는 회사와 공동으로 크로스 마케팅도 하고, 프로모션도 하는 형식이었다. 광고주를 영업도 같이 뭉쳐서 제안하고. 여러회사 대표들을 만났고,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대표들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엔 결성되지는 않았다. 결속력이 없는 거다. 누군가 끌어갈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부분이 빈공간이었다. 이상혁 대표는 그 부분에 최적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옐로모바일은 최근 가장 ‘핫’한 기업이다. 어떤 기업 같나?
영 : 지금 계속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다. 모바일 종합 미디어로서의 비전을 말이다. 지금 외부에 비쳐지는 모습보다 보다 더 많은 부분들이 곧 공개가 될 것 같다. 그런 부분을 관심 있게 지켜봐주면 좋겠다. ‘다른 회사가 저기 합류해서 뭘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은 분들이 할거다. 하지만 그 회사들이 옐로모바일과 함께하면서 서비스가 성장해가는 모습과 연합했을 때의 시너지를 보게 될거다. 현재 준비 중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옐로모바일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
영 : 시작은 우연이었다. 우리가 DSC에서 투자를 받은 게 작년 3월이었다. 동시에 세 개 회사 투자 결정이 났는데, 그 세 개 중 두 개가 말랑스튜디오와 옐로모바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형제사 같은 곳이다. 지난 1년 동안 옐로모바일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부럽다는 거였다.
뭐가 부러웠다는 건가?
영 : 우리는 사용자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잘 만들 자신이 있다. 자부심도 가지고 있고. 그러나 비즈니스로서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물음표였다. 그런 관점에서 옐로모바일을 지켜봤을 때는 저긴 정말 비즈니스를 잘 만들어 나가는구나 싶더라. 저게 진짜 사업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봤다.
물론 우리와 함께할만한 접점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뭔가 같이 시도를 한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패밀리 모임이 있을 때, 이상혁 대표가 말하는 걸 보면서 ‘아, 사업을 저렇게 할 수 있구나 저런 건 배워야겠다’라는 생각만을 했다.
투자이야기는 언제부터 오고간 건가?
영 : 작년 말 이상혁 대표가 회사로 찾아왔다. 자신이 조금 더 큰 비전을 그리고 있는데 말랑스튜디오와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일주일 후에 답을 드리겠다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거의 다 되어 갈 때쯤 이대표에게서 먼저 전화가 왔다.
제안을 받아들이겠냐고?
영 : 아니,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다고 했다. 일전에 이야기 한 건 조금만 뒤로 미루어 진행해보자 하더라. 그런데 당시 우리가 준비한 답변은 완곡한 거절이었다. 내부회의를 한 결과 ‘그냥 우리 할 일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그냥 우리끼리 하자’ 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표의 전화가 와서 딱히 의사표명을 안한채 그냥 지나갔다.
그러다 올해 초 한 번 더 만나게 됐고 이대표가 다시 한 번 제안했다. 이제 옐로모바일이 종합 모바일 미디어로서의 비전을 견고히 만들었으니, 이제는 정말 말랑스튜디오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과거 내부회의를 한 것이 있어서 그자리에서 ‘싫은데요’라고 했다(웃음).
정말 ‘싫은데요’라고 대답했나?
영 : 정말 그렇게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도 ‘뭔가 같이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는 생각은 내심 했다(웃음). 하지만 이대표가 다시 처음부터 생각해보자 했고, 그 이후로 몇 번 더 미팅을 가졌다. 서로 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부분들을 공유해가기 시작한거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 모두가 공감했을 때 투자 유치가 결정됐다.
과거 거절을 결정한 적이 있기에 내부에서 이견이 많았을 것 같은데?
경 : 맞다. 우리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투자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서비스를 이끌어 나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혁 대표가 가진 비전이 회사를 융합하는 거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각각의 서비스가 잘 되는 게 우선이더라. 그리고 그 서비스들이 조금씩 합쳐질 때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그걸 우리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우리가 생각한 대로 알람몬을 이끌어 나갈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은 옐로모바일이나 다른 회사와 협력해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었다. 그에 대해 팀원 모두 이해했기에 동의하게 된 거다.
투자 유치 이후의 계획은 무엇인가?
영 : 여러 가지 준비하고 있다. 일단 지난 3개월 동안 상점을 베타 테스트를 해왔는데 지난주에 오픈했다. 앞으로는 상점 안에 더 다양한 컨텐츠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오픈 플레이스를 만드는 작업들을 계속 할 계획이다
또 하나는 모닝콜 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들로 확장해 나가는 걸 준비 중이다. 알람은 일종의 노티피케이션(Notification)이다. 그것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의 변화가 될 것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
경 : 큰그림은 있지만, 명확하게 나온건 아니다. 내부에서 오갔던 이야기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곧 월드컵이잖은가?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 경기시간을 체크했던 것처럼 월드컵 경기도 챙겨보기 쉽도록 해주는 거다. 혹은 약 먹는 시간을 맞추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기에 제시간에 알려주는 거다. 그런 일상적인 것들 중에 잊지 않아야 하는 것들을 풀어나가려 한다. 생활 전반으로 알람이 필요한 모든 부분에 확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스케줄러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영 : 생활 전반에서 정말 내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람으로 통합한다고 보면 되겠다. 그렇게 만들어 나갈 거다. 당연히 평범하진 않아야 한다. 알람몬스럽게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형태일 거라고 방향을 잡고 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니즈들을 공통으로 뽑아내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쯤 볼 수 있나?
영 : 상반기에는 연구를 할 것 같고 앞서 말한 월드컵 시즌에는 베타 정도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유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 : DSC 인베스트먼트에서 1차 투자로 시드펀드를 받았다. 그 뒤로 1년 동안 사업을 진행했고, 성장은 투자사와 우리가 기대한 만큼은 했다. 가시적으로는 900만 다운로드가 나왔고 목표했던 중국, 일본, 대만 시장에도 나가고 말이다.
중국 시장을 활발히 노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어떤 단계인가?
영 : 중국에서는 결제에 대한 고민이 너무 많았다. 현지에 법인도 고려했고. 그러던 차에 중국 파트너사의 도움을 받아 로컬 결제 모듈을 도입하게 됐다. 알리페이도 글로벌 알리페이가 있고 본토 서비스가 있는데, 우리는 본토 서비스를 붙인 거다. 사실 외국 회사가 그걸 붙인다는 게 불가능 하다. 현재 테스트는 끝난 상태다.
글로벌 시장은 원소스로 나가고 있다. 한국에서 이번에 만든 상점이 중국에도 같이 열릴 거고 앞서 말한 플랫폼화 시키는 것도 외국에서도 똑같이 론칭될 거다. 다만, 전략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 매출 비중이 광고 반 유료콘텐츠 반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광고가 2/3, 콘텐츠 판매가 1/3 정도고, 일본은 반대로 콘텐츠가 2/3, 광고가 1/3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면?
영 : 우린 대학생 시절 창업을 했다. 대학생답게 신선하다는 세평은 들었지만, 진짜 사업이 될 거라고는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런 우리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첫 투자를 이끌어 준 사람이 DSC의 하태훈 상무다. 첫 인연은 국내 한 창업 관련 행사의 예선 심사에서 만나 멘토와 멘티 관계로 시작 됐다. 미국에서 사업 시도를 접을 때 힘을 북돋아줬고, 정말 필요한 시점에 투자를 진행해 준 사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지금의 옐로모바일과 이상혁대표를 만나게 됐다.
이렇듯 매일 매일 만나는 분들이 너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됐다. 말랑스튜디오의 공동창업자들과 팀원들도 소중하고, 알람몬을 매일 써주는 유저들도 너무나 고맙다. 진심이다. 지금 이 마음 잊지 말자고 매일 다짐한다. 이번에 투자받은 것도 어찌보면 다 빚이다. 우리 돈이라고 생각 하지 않는다.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경 : 말랑스튜디오와 함께하면서 내 비전을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상혁 대표와 하태훈 상무 등 배울점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타트업을 이끌려면 이런 마음으로 해야한다는 것도 배우게 됐다. 항상 귀를 열어두고본인이 할 일을 해 나가다 보면 더 큰 가능성을 발견한다고 본다.
말랑스튜디오와 옐로모바일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응원하겠다.
영, 경 :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