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15] 커머스 시장 유통 구조를 창조적으로 파괴하겠다! 미스터쿤 황현승 대표
안녕하세요, 대표님. 서비스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미스터쿤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 황현승입니다. 처음 서비스를 만들 때는 리워드(용돈, 현 미쿤코인을 말함) 시스템을 플랫폼화 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했어요. 그것를 검증하기 위해 필요했던 게 커머스 형태였기 때문에 커머스 사이트를 먼저 만들었고요.
먼저 만든 서비스는 ‘바이어스 소셜 디자인 마켓’이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서비스의 카테고리를 너무 크게 잡은 게 실수였고, 그 범위를 줄여서 리뉴얼 한 것이 ‘미스터쿤’입니다. 기존 서비스는 종료했죠.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미스터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여러 번 생각하고 고심 끝에 지은 이름은 별로 안 좋더라고요(웃음). ‘바이어스 코리아’도 정말 오래 생각해서 지은 사명인데 지금 생각하면 별로예요. 그런데 미스터쿤은 5분 만에 지었어요. 상품을 소개해주는 ‘꾼’이라는 의미로요. 그리고 ‘미스터’를 붙이면서 의인화 했어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영감을 받아서 좀 ‘키치’한 컨셉으로 가자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서비스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하나 만들고, 그 캐릭터가 전체 서비스를 운영해가는 것으로 컨셉을 잡았어요. 그렇게 ‘미스터쿤’이라는 캐릭터가 만들어졌죠. 앞으로 서비스나 카테고리를 확장 할 때도 사람 이름을 달아서 패밀리 형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비스에 대한 소개 이어서 부탁드립니다.
미스터쿤의 컨셉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유니크한 제품을 다루자는 거였어요. 약간은 남성 얼리어답터들이 좋아할만한 제품이요. 이 시장이 기존 경쟁자가 적은 편이었거든요.
또한 저희는 린스타트업 전략으로 중점 서비스 포인트를 바꿔 가면서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얼리어답터 제품만 가지고는 승부가 안 되더라고요. 제품을 만든 회사는 우리 뿐만 아니라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싶어 하니까요. 차별성이 없으니 가격 경쟁밖에 안됐던 거죠. 결국 상품에 대한 방향을 해외로 돌렸어요. 해외제품을 빠르게 직구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된건데요. 우리나라에 팔지 않는 유니크한 제품, 혹은 수입사들이 폭리를 많이 취하는 제품들을 최대한 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미스터쿤의 컨셉은 ‘직구보다 저렴한 큐레이션 커머스’예요.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를 할 때 해외 카드도 만들어야 하고, 교환이나 환불, 그리고 A/S에 대한 불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그런것까지 지원할 수 있게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미스터쿤이 직구보다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이유는 해외에 있는 다양한 제품 제조사에 영업을 통해 제품을 싸게 공급 받기 때문이에요. 세금이나 배송비까지 해도 직구 가격보다 저렴하게 제공이 가능하기에 소비자들이 좋아해 주세요.
소비자 반응에 대한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일단 미스터쿤은 소비자 로열티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지표 상으로 따지면 2명 중 1명이 재구매를 하는 걸로 나타나고 있어요. 재구매를 할수록 구매 단가가 높아지고 있고요. 일반적으로는 반대거든요. 그리고 월별 리뷰수가 16만개 정도가 됩니다. 저희가 마케팅 비용을 회사 예산의 1%도 쓰지 않는 걸 감안하면 꽤 의미 있는 숫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꼭 쇼핑이 아니더라도 인터렉션이 많이 발생하는 셈이죠. 고객들이 자주 와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형, 동생 같은 친근한 서비스가 되고 싶어요.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된 건지 궁금해요.
창업 전에는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어요. 우연히 외국에 있는 한 커머스 사이트를 보게 됐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건축을 전공했는데 박사 1년 정도 하다가 창업을 하게 됐고요.
원래 창업에 대한 의사가 있었나요?
아니요. 공부할 때는 공부도 재밌었어요(웃음). 연구를 하니까요.
정말인거죠?
안 그래 보이죠(웃음)? 연구할 땐 정말 재밌었어요. 하지만 친한 친구들과 같이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긴 했어요. 평소 불편하다고 생각하던 게 커머스였어요. 제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살만한 서비스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만들었어요.
교수님은 반대하지 않으셨나요?
아, 한 가지 일화가 있어요. 창업을 하려는데 돈이 없잖아요. 그때 저희 교수님께서 엔젤 투자를 해주셨어요. 학교를 그만두고 나가겠다는 제자한테 투자를 해주신 거죠.
흥미롭네요. 투자 이유는요?
제가 학교를 그만 두기 전에 교수님 앞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PT했거든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고요. 그랬더니 교수님께서 ‘내가 투자를 해줄 테니 열심히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얼마를 투자해주셨나요?
첫 엔젤투자는 오천만원이요. 지금까지 교수님께서 투자해 주신 돈이 3억 정도예요. 지금 고문으로도 계시고요.
시작은 어떤 분들과 함께 하셨나요?
처음에 같이 시작한 거는 윤명기라는 고등학교 친구예요. 디자인을 하고 있었고요. 한 명은 대학 후배였어요. 둘 다 멀쩡한 회사 다니고 했었는데 제가 들쑤신 거죠(웃음). 창업하자고요.
설득 과정은요?
최초로 설득하려 했던 사람은 조승희 이사예요. 현재 COO로 운영을 도맡고 있고요. 조이사는 저와 성향이 반댑니다. 저는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하고 조이사는 일을 실행으로 옮겨서 쳐내는 것 좋아하거든요. 이 친구를 제일 먼저 설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설득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윤명기라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죠. 무슨 일 하느냐고 했더니 앱 만드는 회사에서 디자인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그때는 사업계획서 한 장 밖에 없었거든요. 그거 보여주면서 ‘나 이런 거 할 건데 너 같이 할래’ 하니까 같이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상수동에 있는 옥탑방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서비스에 대한 실패를 함께 경험한 멤버잖아요. 미스터쿤으로 피봇(사업방향 전환)할 때 이탈한 사람은 없었나요?
첫 번째 서비스를 낸 다음에 한 달 만에 피봇했죠. 1년 동안 밤새서 만든 서비스인데, 한 달 만에 사이즈를 줄이자는 데 모두가 동의했고, 빨리 피봇한 게 가장 잘한 일 같아요. 다행히 이탈한 멤버도 없었고요.
창업자들은 자신의 사업 아이템에 애착이 강하잖아요? 한 달만에 번환하는게 쉽지 않다고 하잖아요.
그것도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카테고리가. 남성패션, 여성패션, 디자인 제품 이랬거든요. 상품이 비중은 남성패션이 50%, 여성패션이 40%, 디자인 10%였고요. 그런데 디자인 제품이 제일 잘 나가는 거예요. 물론 잘 나갔다고 해봤자 상대적인 거고 매출은 정말 작았어요. 고객입장에서는 신생매체가 옷을 팔면 신뢰가 잘 안 생기는 것 같아요. 교환이나 반품 이런 것에서 말이에요. 사이즈에 따른 변수도 크고요. 그런데 디자인제품 같은 경우는 상품이 딱 정해져 있으니까 지갑을 여는 허들이 낮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디자인 제품만 가지고 다시 시작한 거예요.
전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킬러 카테고리를 확실히 잡으신 거군요?
네. ‘바이어스 소셜 디자인 마켓’은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큐레이션 해서 보여주는 것부터 해서 카테고리가 너무 많았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소비자들이 핵심으로 받아들일 킬러 카테고리가 없었던 거죠. 미스터쿤의 경우 킬러 카테고리를 디지털 제품으로 잡아놓고 조금씩 타겟 고객층에 맞춰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카테고리 범위에 대한 것 외에 실패요인은 무엇으로 보시나요?
지금보다 ‘용돈모으기(현 미쿤코인)’ 개념이 복잡했어요. 처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는 리워드 시스템을 플랫폼화 하는 게 목표였거든요. 이게 소비자들로 하여금 락인(Rock in)할 수 있는 요소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많은 커머스에서 마일리지 제도도 도입해서 고객들을 락인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이걸 조금 더 활발하게 하자는 것에서 출발했어요.
저희 리워드 시스템이 세 번 디벨롭이 됐는데요. 처음에는 ‘뷰잇’이라는 이름이었어요. 그게 이름이 너무 어렵다 해서 ‘용돈모으기’가 됐고요. 그러고 지금 하고 있는 ‘미쿤코인’까지 디벨롭이 된 겁니다.
기존의 ‘뷰잇’과 ‘용돈모으기’는 어뷰징(Abusing)이 너무 많았어요. 전체 고객의 1/4 정도가 리워드 시스템을 통해서 들어와서 효과가 좋다고 평가하고 있었는데 그 중 30%정도는 어뷰징 고객들이더라고요. 그걸 내부적으로 저희가 잡을 수 있으면 좋은데 미스터쿤이 페이스북 오픈그래프와 사이트를 동일화 시켜놓은 최초의 커머스였거든요. 오픈그래프에 대해서는 페이스북 자체에서 데이터를 안보내주기 때문에 저희가 어뷰징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거죠.
현재 미쿤코인은 어떻게 디벨롭 된 건가요?
정말 미스터쿤에서 열심히 활동해주는 분들에게 리워드를 더 많이 드려야 하잖아요? 그리고 구매하시는 고객들에게도 리워드를 어느 정도 드리고 싶었고요. 미쿤코인 시스템은 두가지로 볼 수 있어요. 미쿤을 홍보해주는 팬과 구매자에 대한 리워드로 나눠볼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나만의 미쿤링크’ 라고 해서 각 개인에게 고유의 코드가 담겨있는 링크를 드려요. 그 링크를 타고 10명이 들어올 때마다 300원씩 지급을 해 주는 방식이구요. 그냥 구매를 하는 분들께는 결제금액의 3%를 적립해주는 시스템이고요. 정말 미스터쿤을 좋아하고 홍보도 해주시는 분들께 더 많은 리워드를 드릴 수 있는 거죠. 무제한으로요.
마일리지보다 훨씬 강력할 수밖에 없겠네요.
그렇죠. 그런 방식이 하나가 있고요. 구매고객에게는 사실 말씀드린 것처럼 구매적립 마일리지 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미쿤코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5%가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어요. 미쿤 상품들은 최저가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거든요. 최저가를 지향하고 있는데 거기에 5%까지 추가 할인이 되니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는 한 2주 정도 됐는데 미쿤코인으로 결제하는 분들께 전체 금액의 30%를 할인해드리고 있어요. 원래 모바일이나 웹에서 결제 하려면 결제모듈이 있어야 하잖아요. 코인으로 결제하게 되면 원클릭결제가 가능해요. 그런 여러 가지 전략이 있는데 다행히 고객분들이 호응도 많이 해주고 있어요.
미스터쿤의 팀은 어떻게 나뉘어져 있나요?
비즈니스 디벨롭먼트(Business Developement)라고 해서 UI/UX팀, 재무 관리팀, 전략 기획팀이 포함돼있어요. 나머지는 상품기획팀, 컨텐츠 디자인팀, CS로 나뉘어져 있고요.
저희는 한 팀이 하나의 딜을 책임지는 구조예요. 팀은 MD, AMD, 컨텐츠 디자이너 이렇게 세 명이 구성돼있고요. 그 팀은 투표를 통해서 매달 바꾸고 있습니다.
미스터쿤 팀에 대해 자랑한다면요? 아무래도 상품을 기획하고 파는 일이다 보니 재밌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저는 팀에서 제일 중요한 포지션이 MD라고 봐요. 상품을 개발해야 하니까요. 제가 MD를 총괄하고 있는데 저희 사이가 너무 좋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 아니, 직원들도 그럴 거예요(웃음). 미스터쿤은 경력 있는 MD보다 특이한 친구들을 원해요. 그래서 인센티브 구조로 움직이되 항상 창의적인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술도 자주 마시고 놀러도 가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MD들에게 우스갯소리로 말 하는 게 ‘약 빤 것 같은 상품 기획해 오라’는 건데요. 그렇게 진행한 것 중 하나가 럭키박스예요.
럭키박스는 어떤 건가요?
여러 가지 컨셉이 있어요. 사용자분들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랜덤으로 당첨자를 뽑거나 혹은 어떤 퀴즈에 대한 답을 맞추거나 하는 형태인데요. 당첨되면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리워드가 큰 제품을 받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제품 단가가 13만 원 정도라면 그걸 저희가 다량으로 싼 가격에 수량 확보를 한 후 99,000원 정도의 기본가에 판매를 해요. 거기에 이제 이벤트 상품이 많이 들어가는 거죠. 그에 대한 반응은 꽤 있는 것 같아요. 2,300개 정도 럭키박스를 진행하면 한 시간 내에 완판 되거든요.
말 그대로 ‘럭키’인 거네요. MD팀이 그렇게 친하면 다른 팀들이 질투할 것 같은데요.
각 팀을 맡고 있는 이사님들이 잘 챙겨주세요. 저희 MD팀 경우는 멤버가 정말 예사롭지 않아요. 좀 놀 줄 아는 친구들이 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잘할 거라 생각하는데 정말 맞구나 싶고요. 멤버 중에는 연예인을 준비하다가 온 친구도 있고 전국규모의 자전거 동호회 회장을 했던 친구도 있고. 이력들이 일반적이진 않아요(웃음).
결국 다른 팀이 질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시 MD들을 감싸는 쪽으로 답변이 나오네요(웃음)
아,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질투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MD팀을 맡고 있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고 다른 팀원 분들은 아무래도 대표와 이야기 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대신에 저희는 그런 것 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랜덤 식사라고 해서요. 전 직원들을 5-6명 정도로 팀을 나누고 이사진들을 매칭해서 밥을 먹어요. 밥값은 이사님들이 내시고요(웃음). 그 랜덤식사를 매주 목요일에 진행 하고 있어요.
케이큐브벤처스에서 10억 원 투자 유치했어요. 적지않은 금액인데요.
일단 케이큐브의 경우 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봐요. 케이큐브벤처스는 게임 쪽으로 밝다고 일반적인 인식이 있는데 정신아 이사님이 합류하면서 커머스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 게 있는듯 싶어요. 저희 딜을 이끌었던 이동표 팀장님도 커머스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요.
금액이 큰 건 커머스는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을 기본적으로 인지해주신 것 같아요. 커머스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려면 어느 정도 금액을 버닝(Burning)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주신 거죠.
VC들 성향이기도 하지만, 케이큐브벤처스 역시 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인데요. 미스터쿤의 어떤 부분이 매력이었을까요?
사실 VC간의 경쟁이 좀 있어서 저희가 반사작용도 있지 않았나 싶었어요(웃음). 저희 팀이 학벌이 유난히 좋은 것도 아니고요. 케이큐브에서 저희를 좋게 봐준 건 성장에 대한 세부 지표에 대한 게 첫 번째인 것 같아요.
팀의 장점이라고 하면 네 명이 정말 각각의 컨셉이 있는 사람들이 모였거든요. 최초창업자 세명에서 한 명이 더 충원이 됐는데요. 이 분은 재 고등학교 친군데 연대 산업공학을 나와서 현대건설에서 예산을 보던 친구예요. 이 친구가 CFO로 조인하면서 회사 내부에 취약했던 회계가 엄청 좋아졌어요. 이처럼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걸 좋게 봐준 거라고 생각해요. 담당자분들과도 호흡이 잘 맞았고요.
현 매출은 어떤가요?
매출은 거래액 기준 10억 원 돌파했고요. 작년 10월부터 매월 3,40% 성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수치적인 것 보다 커머스가 해야 하는 업무가 보이는 것 보다 꽤 많거든요. 지금 서른 명이서 커머스를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소비자에게 조금 더 좋은 쇼핑 경험을 제공해줘야 하니까 계속 고민이 돼요. 투자를 받았고 성장도 하고 있다고 해서 돈을 막 써가지고 퀄리티를 올리는 서비스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잠깐 이렇게 하다가 훅 갈 수도 있어요(웃음). 그런 커머스도 많았고요. 커머스의 주기도 길지 않으니까 계속 성장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커머스의 경우 마케팅, 광고에 꽤 많은 비용을 쓰잖아요. 미스터쿤의 경우는 총 예산의 1% 미만이라고요?
저희가 구조를 보면 국내 제휴사들이 주는 오픈 플랫폼 사업이 있고요. 미국 내의 재고를 구매해서 판매하는 제품이 있고 미국 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판매하는, 위탁판매가 있어요. 마케팅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상품 마진을 최소화시켜요. 마진을 10%, 20%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5%미만으로 해서 조금 더 좋은 딜이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커머스는 외부적인 마케팅을 아무리 많이 해봐야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ROI를 최대한 뽑아낼 수 광고가 전무하거든요. 제품을 파는 광고는 소비자들이 많이 싫어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희는 내부마케팅에 주력을 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1%의 마케팅 비용도 여기에 사용하고 있고요. 미스터쿤 UV의 1/4이 SNS를 통해 들어오고 있어요. 이 미쿤 링크를 론칭한 지 얼마 안됐는데 효과도 꽤 좋은 것 같고요. 여기에 더 부응하려면 최대한 좋은 상품을 많이 만들어야 해요. 내가 구매한 제품이 너무 좋아야 친구들한테 알릴 수 있으니까요. 합리적인 가격도 필요하고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주력을 하고 있어요.
그런 노력 덕분에 재구매율도 높고 구매단가도 상승하는 거군요.
재구매율은 이제 50%를 넘어가고 있어요. 구매단가가 상승한다는 건, 미스터쿤의 지난 달 평균구매 단가가 30만원이었거든요. 이 말은 저희 사이트에서 물건을 하나 살 때 평균 30만원치를 산다는 거예요.
사실 처음에는 저희가 좀 위험요소가 있었어요. 예전에 저희와 비슷한 컨셉으로 디지털 제품을 파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팔 때는 아주 싼 가격에 팔고 후에 수백억대의 소위 말하는 ‘먹튀’를 했어요. 주문만 받고 돈 챙기고 사라진 거죠. 그런 사례가 있었고 저희는 또 해외 제품이다 보니까 배송이 일주일 이상 걸리잖아요. 이 기간이 있으니 ‘이 사람들도 먹튀하는 거 아닌가’ 하는 신뢰도에 대한 문제가 있었어요. 불신에 대한 경험이 있었으니 당연한 반응이고요.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싼 제품들로 구매를 해보고 좋은 경험이 쌓이다 보면 조금 더 큰 제품이나 비싼 제품을 구매 할 때도 크게 망설이지 않는 것 같아요. 거기다 투자소식도 들리고 하면서 더 신뢰도가 쌓이는 것 같고요. 한번 구매하셨던 분은 저희를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가 CS도 두 명밖에 없거든요. 거래 규모 대비 CS직원들이 엄청나게 적은 편이에요. 컴플레인도 많이 없다는 거죠.
브랜드 로열티 안에는 관계라는 게 있는 거잖아요.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아, 저희한테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저희 CS에 감동을 했다거나 제품에 감동을 했다거나 하는 이유로 ‘미쿤, 니네 선물이야’ 하고 보내주신 거예요.
어떤 선물이었나요?
재밌었던 건 박스에 소주와 과자를 같이 보내주셨어요(웃음). 미쿤, 니네 진짜 고생한다. 한잔 해라 하고요. 남성분들이 이런 마초적인 매력이 있어요(웃음). 그래서 저희는 바로 마일리지 쏴드리고 한 잔 하면서 일을 했죠.
대답이 좀 힘든 질문일 수 있는데요. 아마존보다 미스터쿤이 좋은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아마존보다요? 아마존이 더 좋은 것 같은데요(웃음). 아마존은 절대 못이길 것 같고요. 아마존과 경쟁을 한다면 미국 내에서는 저희가 아무 경쟁력이 없을 것 같고요. 아마존 코리아가 출범해서 한국시장에서 경쟁한다면, 아마존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들어올까를 봤을 때 아마존 코리아라고 해서 미국에 있는 제품들을 전부 다 팔 수 있는 건 절대 아니잖아요. 잘 팔리는 한국제품이나 한국 소비자들이 많이 사는 제품을 큐레이션 하는 방식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그런 제품들 하나하나가 다 영업이에요. 미국 내 제조사들과 다 협의가 돼야 할 수 있는 부분이라 직접적으로 저희에게 영향이 올 것 같진 않아요. 덧붙이자면 아마존에서 파는 제품이 저희의 킬러 카테고리는 맞지만 우리의 핵심은 아니에요. 저희는 여러 가지 제품을 큐레이션 해드리고 해외 직구에 대한 프로세스 자체를 만족시키고 싶다는 게 가장 큰 목적입니다.
우문현답이신데요(웃음).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어떤 변화가 있나요?
우선 4월 말쯤에 저희가 여행 서비스를 론칭합니다. 미스터쿤 내에 여행 카테고리가 붙게 될 것 같아요. 이건 저희가 부킹닷컴과 독점 제휴를 맺었어요.
5월 달에는 저희가 와인 배달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와인도 꽤 비싸게 드시잖아요. 이제 조금이라도 싸게 드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와인은 로컬 레스토랑과 연계를 해서 고객이 주문하고 레스토랑에서 찾아가시는 서비스를 진행하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미스터쿤에 대해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면요?
미스터쿤은 고객들에게 정말 좋은 제품들을 소개시켜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저희끼리는 정말 뒤통수 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마진 최소화 시키고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하게끔 해드리고 싶어요. 해외직구 프로세스에 대한 불편함도 저희가 없애고 싶고요.
또 하나는 기존 유통사들에게 저희가 창조적으로 시장을 파괴하겠다는 말도 하고 싶어요(웃음). 이게 말이 좀 공격적인데 저는 기존 수입사들에게 너무 불만이 많았거든요. 어떤 제품을 보면 정말 우리나라에서만 비싸게 파는 것들이 있어요. 우리의 소득수준은 그들보다 못한데 말이죠. 그런 문제로부터 미스터쿤이 시작했다는 걸 알아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