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22] 듀오링고 루이스 폰 안 대표가 이야기하는 “집단지성”과 “올바른 혁신”
전 세계 사용자 2,500만 명을 보유, ‘올해의 아이폰 앱’을 수상한 글로벌 어학 서비스 앱 듀오링고. 이 회사는 2011년 11월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시리즈 A 투자를 받아 법인을 설립, 2012년 NEA가 주도한 1천5백만 달러(약 153억 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올해 2월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 바이어(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가 주도한 2천만 달러(약 204억 7천만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한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이다. 미국 할리우드 배우이자 벤처투자자인 애쉬튼 커처(Ashton Kutcher)와 티모시 페리스(Timothy Ferris)가 투자한 회사이기도 하다.
‘언어를 배우는 데 고(高)비용의 장벽을 허물자’라는 가치로 시작한 글로벌 어학 서비스 앱 듀오링고(Duolingo). 단 1년 만에 전 세계 사용자 1천만 명이 늘어나 현재 2,500만 명의 등록 유저와 1,250만 명의 액티브 유저(Active User)가 듀오링고 어학 서비스를 이용한다. 작년 애플 앱스토어로부터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었으며 앱스토어 역사상 처음으로 교육 서비스 앱이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었다. 이 서비스는 전 세계 1위 외국어 학습 서비스 로제타 스톤(Rosseta Stone)처럼 영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외국어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나 주로 초기 학습자를 위한 어학 커리큘럼 서비스를 지원한다.
듀오링고의 어학 및 번역 서비스는 루이스 대표가 개발한 리캡차(reCAPCHA) 시스템을 응용 개발한 서비스이다. 2009년 구글이 인수한 리캡차(reCAPCHA) 시스템은 일종의 튜링 테스트로 온라인 계정 생성시 혹은 서비스 이용시 흐트러진 문자열 입력을 요청하여 사람 입력값/기계 입력값을 구분하는 테스트 시스템으로, 보통 문자열 하나를 제공한 경우 CAPTCHA(Completely Automated Public Turing test to tell Computers and Humans Apart, 사람과 컴퓨터를 판별하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라 부른다. 루이스 대표가 개발한 리캡차 시스템은 문자열 2개를 배치하여 하나는 사람 입력값 확인용으로 다른 하나는 시스템 값 확인용으로 활용하는 튜링 테스트이다. 두 개의 문자열을 입력하는 테스트 방식을 기본 단어 조합과 번역 서비스에 적용하여 개발하였다. 이 서비스는 간단한 UI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요소를 넣어 재미와 집중도를 높이는 등 언어 학습의 장벽을 낮추어 매년 1천만 명 이상씩 글로벌 서비스로서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중국어 및 일본어 서비스 출시에 이어 오늘 28일(화) 한국어-영어 학습 서비스 론칭 소식을 발표하였다. 시리즈 투자 C를 계기로 동아시아 최대의 교육 시장인 중국, 일본, 한국 3국 내 서비스 론칭을 완료지어 아시아 지역의 주요 서비스 거점을 확립했다. 지난주 21일(수)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대표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SDF)의 오프닝 연사로 초청되어 그의 창업 스토리와 가치있는 혁신을 소개하였다. 그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어 서비스 론칭과 더불어 아시아 비즈니스 계획을 듣기 위해 특별한 인터뷰를 마련하였다.
인터뷰에는 듀오링고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대표와 글로벌 서비스 개발 및 마케팅 담당 지나 고티프(Gina Gotthilf), 영어 학습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인 이희승 씨(플래텀 객원 에디터)와 함께했다.
플래텀(이하 플) : 우연히 루이스 대표가 2011년 듀오링고 개발을 시작할 즈음에 찍은 테드 강연을 보았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 회사인 리캡차 서비스는 ‘인류를 위한 집단지성 활용’ 방식을 증명한 것이라고 보는데, 그 노하우를 듀오링고 서비스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했는지 궁금하네요.
루이스 : 듀오링고 애플리케이션은 단지 교육용이라서 적용 방법이 간단합니다. 요즘 번역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이 웹사이트이죠. 사용자가 특정 외국어의 단수/복수, 동사 등 기본 개념을 배운 적이 있다면, 저희는 그 외국어로 작성된 실제 문서를 그들에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크로스 체크 방식으로 번역의 정확성을 확인하고, 투표와 점수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서 번역 퀄리티를 유지합니다.
플 : 5월 초 베이징에서 열린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콘퍼런스(GMIC Beijing) 2014에서 지나(Gina) 디렉터가 참가한 패널 세션을 들었는데, “듀오링고 앱 서비스 데이터 활용”과 곧 출시할 “듀오링고 인증 어학 자격증”에 대해 이야기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새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한 빅 데이터 활용 현황과 새로운 ‘어학 자격 시험’ 프로젝트는 어떤 관련이 있나요?
루이스 : 언어를 가르치는 데 단 하나의 ‘왕도’가 있는 건 아닙니다. 수없이 많은 어학 교재를 살펴보니 그 많은 교재들이 서로의 방식을 부인하고 반박하더군요. 대신에 저희는 듀오링고 사용자의 실제 데이터를 수집해서 근거에 기반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학습 방식의 순서가 학습 곡선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결정할 때 50만 명의 사용자 집단을 둘로 나눠 집단 1을 전자 방식으로 테스트하고 집단 2를 후자 방식으로 테스트합니다. 그리고 어떤 집단의 효과가 더 좋은지 측정하는 거죠. 저희는 매주 다수의 학습 방식을 구상하여 시험합니다. 이후 피드백 결과를 시스템에 적용하죠. 이런 방식으로 듀오링고를 ‘매주 더욱 스마트하게 발전하는 서비스’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사용자의 학습을 측정하는지가 궁금할텐데요, 저희는 크게 두 가지 측정 방법을 사용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테스트 후에 사용자가 다시 유입하는지 지켜보는 거에요. 한 집단에 먼저 테스트를 적용한 다음 그 사용자들이 다시 유입하는지 지켜보는 거죠. 두 번째로 사용자 중 표본 집단을 구성해서 실제 어학 향상 정도를 측정합니다. 일정 기간에 걸쳐 표본 집단의 사용자들이 토플과 유사한 여러 가지 정규 어학 시험을 치루면 그 결과를 점검하는 거죠. 하지만, 이런 저런 어학 시험 비용이 비싸서 이것도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만의 자체 어학 테스트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데이터를 저희 시스템에 보완 적용하여 더욱 향상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플 : 기존의 어학 시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루이스 : 우리는 지금 아주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대다수의 어학 시험이 20세기에 만들어졌고 지역별로 시장 수요를 독과점하다시피 해서 막대한 수익률을 챙기고 있어요. 듀오링고가 새로 개발한 테스트는 훨씬 저렴하고 편리합니다. 사전 예약 없이 어느 스마트폰에서나 다 사용 가능하도록 개발했습니다. 이 테스트를 채택하는 기관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 범용으로 채택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하지만 대체할 수 있다고 봅니다.
플 : 한편으로 ETS(TOEIC, TOEFL, GRE 등 국제영어시험 주관사)를 반격하는 도전이네요. (하하) 지금 이 곳 ‘서울’과 ‘아시아’ 시장에 대해 얘기해볼까요? 아시아 언어권은 서구 라틴어나 로만스 어(라틴어에서 분화한 언어를 총칭)와 전혀 다른 문법 구조를 갖기 때문에 아시아 언어와 서구 언어를 둘 다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루이스 : 듀오링고에서 제공하는 외국어 학습 서비스는 모두 ‘듀오링고 볼런티어(Duolingo Volunteer-자원봉사자)’들이 해당 언어로 번역, 편집합니다. 스페인어 구사자를 위한 영어 학습(Spanish → English), 영어 구사자를 위한 스페인어 학습(English → Spanish), 중국어 구사자를 위한 영어 학습(Chinese → English), 스페인어 구사자를 위한 중국어 학습(Spanish → Chinese) 등 전 세계 모든 언어의 조합(경우의 수)은 수만 가지가 넘는데, 모든 경우의 수를 해결하고자 저희가 5천 명 이상을 고용하는 건 불가능하답니다. (하하) 스페인어 구사자를 위한 영어 학습(English for Spanish speakers) 처럼 기본 커리큘럼을 개발하면 볼런티어들이 해당 언어로 번역합니다. 이후 후속 커리큘럼 또한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하여 여러 단계 서비스를 다양한 언어 조합으로 지원합니다. 번역은 수작업이지만 번역 참여 과정에 필요한 프로세스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축했기 때문에, 볼런티어들은 그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의 언어 학습이 원활히 이뤄지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볼런티어들도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반영하여 커리큘럼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자체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플 : 아시아 시장 진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아시아에서 언어 교육 서비스는 전망이 좋은 시장인 동시에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요
루이스 : 듀오링고에서 마케팅으로 지출한 비용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무료 교육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다보면 듀오링고만의 사용자 풀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중국어 서비스를 론칭한지 2주 정도 됐는데 출시 1주일 만에 15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어요. 일본에서는 교육 앱 중 9위에 속합니다. 지금까지 마케팅 비용 없이 전 세계 3천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만약 이 서비스가 잠시 성장을 멈춘다면, 듀오링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확신합니다.
플 : 듀오링고 서비스는 언어 교육 서비스의 4 가지 요소 중 듣기, 읽기, 쓰기를 굉장히 잘 운영하고 있지만 말하기 서비스는 좀 다른 듯합니다. 언어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은 실제 파트너와의 말하기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이 점을 풀어나갈 계획이 있나요?
루이스 : 1년 전 쯤부터 그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방안으로 스카이프와 협력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프로 화상 대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문제점이 있어요. 크게 2 가지인데 하나는 사용자 대부분이 서툰 언어로 낯선 사람과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걸 이상하게 느끼고 수줍어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전체 사용자의 85%가 자기 소개처럼 기본적인 주제에 대한 답은 잘하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말하는 방법을 몰라 말 수가 갑자기 줄어든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기존의 질의 응답 방식의 화상 교육과 다른 방식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음성 메시지나 문자 대화처럼 순번제 형식(Turn-based)의 서비스 모델을 구축 중인데, 예를 들어 원어민이 질문을 던지면 3분 후에 답하는 방식이어서 외국어가 서툰 응답자가가 질문을 부담스럽지 않게 느끼도록 하는 거죠. 응답자가 무엇을 말해야할 지 모를 경우, 구글 자동완성 기능처럼 응답에 도움이 되는 부가 콘텐츠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현재 내부에서는 이 서비스를 ‘펜팔(Penpal)’로 통칭해서 사용하고 있고 2~3개월 안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플 : 현재 팀은 몇 명인가요?
루이스 : 총 35명이 상근 중이에요.
플 : 굉장히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듀오링고 팀이 소규모라서 놀랍네요. 무료용 언어 교육 서비스인데도 굉장히 높은 수준의 퀄리티를 제공하는데, 회사의 수익 모델이 궁금해요.
루이스 : 크게 두 가지 모델이 있어요. 번역 서비스가 1차 수익 모델이고, 새로 준비하는 어학 자격증 시험이 2차 수익 모델이에요. 번역 서비스의 경우, 듀오링고의 고객사 중 한 곳인 CNN의 콘텐츠를 번역하는 비용을 받습니다. 그리고 어학 자격증 시험은 회당 20달러 수준으로 ETS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20달러 중 11달러는 개발 및 관리 비용이고 나머지 9 달러의 수익을 얻는 거죠. 수익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시험 주관사가 벌어들이는 수익률에 비하면 9 달러는 ‘수익’이라고 말할 수 없겠죠.
플 : 듀오링고에서 앞으로 어떤 행보를 그릴지 궁금합니다.
루이스 : 가장 먼저 듀오링고에서 제공하는 외국어의 수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영어를 기본 언어로 다른 외국어를 공부하도록 제공해왔으나 서비스 수요 시장을 넓히면서 이제는 한국어로 영어 학습을 이용가능하도록 한국어 서비스까지 출시했어요. 이를 시작으로 한국어 구사자를 위한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학습 등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대화 교육 서비스와 어학 자격증 시험 서비스까지 지원할 것이고요. 그리고 1년 안에 어학 서비스를 비롯해 타 분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개발하고 있습니다. 교육 앱이 미래 교육 시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이제는 스마트폰만으로도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듀오링고의 어학 서비스 사업이 잘 성장해왔고 이제 다른 영역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플 : 마지막으로 질문드립니다. 젊고 열정이 넘치는 젊은이들이 창업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들에게 영감을 줄만한 조언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루이스 : 누구나 알만한 성공 기업들을 보면, 그 기업의 설립 목적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구글의 주요 수익인 자체 검색 엔진도 창업 후 5년 만에 개발된 거죠. 사회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칠 ‘무언가’를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도전하길 바랍니다.
<오늘 27일 출시한 듀오링고 한국어 지원 서비스 웹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