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항상 뛰어난 인재 확보와 유지를 위해 고심합니다. 기업의 주식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인센티브 제도(주식기준보상)는, 기업 가치 제고에 따른 이익을 임직원과 공유할 수 있고 잠재적 보상의 상방이 열려 있으면서도 기업의 입장에서는 현금 유출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기업과 임직원 모두 인센티브 제도로서의 주식기준보상에 우호적입니다.
대표적인 주식기준보상인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함께, 미국 등 해외에서는 성과조건부주식(Restricted Stock, RS)이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상법 및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벤처기업법”)에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 받을 수 있는 대상자 자격, 행사가격, 부여 수량 등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고 있어(상법 제340조의2 내지 4, 벤처기업법 제16조의3 내지 6), 제한 없이 주식기준보상을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성과조건부주식이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스톡옵션 풀을 대부분 소진한 상황에서 주식기준보상을 기반으로 C-Level 임원을 선임하고자 하였던 기업이 제도적 제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성과조건부주식을 활용하였던 사례가 예시가 될 수 있겠습니다.
주식매수선택권과 성과조건부주식의 차이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에는 위와 같이 제도적 제한이 있다는 점 외에, 주식매수선택권과 달리 성과조건부주식은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주식” 자체를 지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겠습니다. 기업은 자기주식을 취득하여 성과조건부주식으로서 보상 대상자에게 지급합니다.
나아가, 주식매수선택권의 경우(특히, 가장 빈번한 부여방법인 신주발행교부형으로 부여된 경우) 임직원의 입장에서 권리 행사를 위해 주식인수대금을 기업에 납입해야 하고 행사 시점 기업의 주가가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격보다 낮다면 행사이익을 얻을 수 없는 반면, 성과조건부주식의 경우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무상으로 지급받는 것이므로 주식인수대금을 별도로 지급할 필요가 없고 기업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보상에 따른 이익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인센티브 제도로서 전사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해 왔던 기업에서, 일부 핵심 임직원이 주식매수선택권 대신 성과조건부주식을 부여하는 보상안 검토를 요청하였고, 해당 기업에서는 요청을 수용하여 성과조건부주식 부여를 병행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로이 설정하였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해당 기업의 입장에서도 마침 성과조건부주식 부여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기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행사 시 신주발행으로 인하여 지분 희석이 발생하는 주식매수선택권보다 성과조건부주식을 활용할 실익이 있었고, 보상 대상 임직원의 입장에서는 기업 가치와 기존 부여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격이 이미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식인수대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성과조건부주식을 통해서 보다 큰 보상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양 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상호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벤처기업법상 특례
여러 장점이 있는 주식기준보상 방법인 성과조건부주식은 기업이 보유하는 자기주식을 보상 대상자에게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기업이 자기주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상법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여야 한다는 점이 성과조건부주식 활용에 걸림돌이 됩니다(상법 제341조 제1항). 특히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려운 벤처기업의 경우 이러한 점이 제약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2024년 7월 10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벤처기업법에서, 벤처기업이 성과조건부주식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자기주식을 취득하고자 할 경우, 배당가능이익이 없더라도 순자산액이 자본금을 초과하기만 한다면 허용하는 특례가 신설되었습니다(개정 벤처기업법 제16조의18).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를 불문하고 성과조건부주식은 여러 장점으로 인하여 최근 주목받는 인센티브 제도로서 활용 빈도가 증가해 왔는데, 그간 배당가능이익의 부재로 성과조건부주식을 지급하기 어려웠던 벤처기업에서도 벤처기업법상 특례 신설로 보다 빈번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앤리 법률사무소 이동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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