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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시장 위축, 10명 중 6명 체감

21일 열린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 위,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정영현 코르카 대표, 김종우 서울경제진흥원 창업본부장,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투자 시장 위축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창업자와 투자자 10명 중 6명(각각 63.2%, 64.0%)이 투자 시장이 전년 대비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창업자 250명, 투자자 200명, 대기업 재직자 200명, 스타트업 재직자 200명, 취업준비생 2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특별히 ‘AI 관련 인식’을 새롭게 조사 항목에 포함했다.

투자 혹한기 장기화 전망과 대응 전략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이용관 대표는 “올 하반기에 투자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 예상했으나,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정부 자금도 줄어들고 민간 기업들의 출자도 감소하면서 시장에 자금이 더욱 부족해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투자 유치/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창업자 48.4%, 투자자 53.5%로 절반을 넘었다.

투자 혹한기 대응 전략에서는 창업자와 투자자 간 뚜렷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창업자들은 ‘매출 다각화 전략 마련(53.2%)’과 ‘정부지원사업 추진(49.6%)’을 선호한 반면, 투자자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흑자 사업 집중(60.0%)’과 ‘기업 비용 절감(55.5%)’을 강조했다.

생태계 분위기와 전망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 창업자는 50.5점, 투자자는 52.6점을 부여했다. 창업자의 경우 지난해 46.5점에 비해 약 4점 상승했으나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대비 생태계 분위기 변화에 대해서는 창업자의 64.8%, 투자자의 58.9%가 ‘부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응답했다. ‘경제위기 가능성/경제상황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는데, 창업자와 투자자가 각각 35.9%, 33.8%를 기록했다.

AI 도입 현황과 전망

AI 도입 현황을 보면, 창업자의 41.6%가 회사에 AI를 도입했으며, 그중 19.6%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AI 도입 분야는 연구개발(48.1%)과 마케팅(33.7%)이 가장 높았다.

코르카 정영현 대표는 “우리나라 유명 AI 업체는 투자를 잘 받는 반면, 작은 회사들은 AI를 한다고 해서 투자를 잘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아져 특별한 기술이나 도메인 강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유망 분야와 시장 전망

모든 조사 대상 그룹에서 언어 지능 분야가 40% 이상의 응답률을 보이며 가장 유망한 AI 활용 분야로 꼽혔다. 특히 투자자의 41.0%가 범용 인공지능(AGI) 분야를 유망하다고 응답해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였다.

직무별 AI 도입 현황을 보면, 투자자의 57.5%, 스타트업 재직자의 48.5%, 대기업 재직자의 40.0% 순으로 나타났다. AI 도입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투자자(63.5%), 스타트업 재직자(61.0%), 대기업 재직자(58.5%) 순이었다.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현황

스타트업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16.6%로 1위를 차지했으며, 카카오와 삼성이 각각 14.4%로 공동 2위, SK가 11.6%로 4위를 기록했다.

가장 선호하는 액셀러레이터로는 블루포인트(8.0%)가 1위를 차지했으며, 창조경제혁신센터(7.2%), 카이스트청년창업지주(6.4%)가 뒤를 이었다. 선호하는 벤처캐피탈(VC)은 알토스벤처스(9.6%), 한국투자파트너스(8.4%), KB인베스트먼트(8.0%) 순이었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중에서는 카카오벤처스(10.4%), 삼성벤처투자(8.0%), 포스코기술투자(6.8%)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정부 역할과 개선 과제

창업자들의 정부 역할 평가 점수는 54.6점으로 전년(52.5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정부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는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9.2%)’와 ‘각종 규제 완화(19.2%)’가 꼽혔다. 투자자들 역시 ‘각종 규제 완화(26.5%)’와 ‘생태계 기반 자금 확보 및 투자 활성화(25.0%)’를 주요 개선 과제로 지목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정영현 대표는 “내수만으로는 스케일업이 어렵다”며 “창업 첫날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C레벨의 현지 상주가 필수”라며, “현실적으로는 일본과 유럽 시장을 우선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실력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찾아 글로벌로 나가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지원금에 의존하며 버티는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며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제 글로벌 저금리로 발생했던 거품이 완전히 꺼지면서 창업에 진심인 사람들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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