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저출생 대책 토론회’는 단순한 정책 논의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절실한 현실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국회 스타트업연구모임 유니콘팜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강훈식, 배현진 의원을 비롯해 생활연구소, 맘편한세상, 휴브리스-돌봄플러스, 당신의집사 등 주요 가사 및 돌봄 스타트업 4개사가 참여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 김경선 한국공학대학교 석좌교수는 충격적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최근 경력 단절을 겪은 2~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직 사유 중 임신, 출산, 육아가 55%를 차지했고, 저출생 문제의 원인으로는 44.3%가 양육비 및 돌봄 부담이라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가사 서비스 플랫폼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완화해 노동 시장의 성별 격차를 해소하는 등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연구소 연현주 대표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했다. “최근 가사 돌봄 서비스는 전통 중개소에서 플랫폼으로의 대전환을 하였으며, 이러한 플랫폼 서비스들은 맞벌이 가구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며 합리적으로 가사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돕는다”며 “실제 청소연구소의 앱스토어 리뷰 약 4만 9000여 개가 육아와 맞벌이 현실을 반영한 생생한 사용기를 보여주며 가사 서비스의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맘편한세상 정지예 대표의 발언도 주목할 만했다. “일하는 엄마들이 겪는 돌봄 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를 설계했고, 현장의 의견을 즉시 반영하여 관리 시스템을 효율을 높이고 신뢰도를 제고하는 등 돌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있다”며 “일하는 부모가 아무 걱정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돌봄 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도 한목소리를 냈다.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세액 공제가 실현된다면 더욱 구체적인 시장 규모 추산이 가능해질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실효성 있는 저출생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역시 “소득 세액 공제 같은 적극적 지원 정책처럼 육아와 돌봄의 공간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서 인구소멸 문제를 꾸준히 풀어가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에서도 호응했다. 여성가족부는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관리사각지대에 있는 돌봄업체를 공적 돌봄체계로 제도화하는 아이돌봄 지원법 개정안에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논의를 통해 비공식 가사 및 돌봄 시장을 공식화하고, 정부 지원 방안을 모색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생활연구소는 청소연구소를 통해 더 많은 가구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 품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정부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맘편한세상 관계자 역시 “이번 국회 토론회가 제도화를 통한 부모의 육아부담 경감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를 막론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공감대를 넘어 실질적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더 나은 육아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가사·돌봄 서비스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저출생 문제 해결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의 55%가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저출생 원인의 44.3%가 양육비와 돌봄 부담이라는 구체적인 데이터는 가사·돌봄 서비스 지원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논의를 실질적인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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