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삼성동 코엑스의 한 펍(Pub)에 국내 스타트업들과 관계자들이 모여 가벼운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말랑스튜디오와 마이돌, 엠쿠키, VCNC, 소셜앤모바일, 플리토, 피키캐스트, 크로키닷컴, N피플게임 등 국내 스타트업 9개 업체가 참석하였다. 이들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가 주관하는 중화권 진출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지난 7월 24일부터 25일 양일간 대만 ICT 스타트업 콘퍼런스인 2014 아이디어 쇼(IDEAS Show)에 참가하였다. 대만 현지 마케팅을 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고 실제로 전시 활동을 하면서 대만 현지 시장을 경험하였기에 이들은 서로의 여담을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했다. 그리하여 서울의 스타트업 밸리 테헤란로 어느 펍에 가벼운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이하에서는 참가 스타트업들의 소감을 정리해 소개한다.
엠쿠키 김명옥 대표 : 해외 전시회에는 처음 참가했다. 사실 처음이라는 것 때문에 막연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일단 가서 부딪쳐 보겠다는 마음이었다. 행사에서 다른 참가팀들이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과 현지 사람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보면서 앞으로 저희가 해야 할 게 무척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자극도 많이 받았고
엠쿠키 서비스인 ‘내가 바로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리와 관심사가 크게 다르지 않고 우리가 호기심 가지고 만든 것에 대해 똑같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BM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캐릭터는 이런 식으로 하면 더 좋지 않겠느냐 등의 피드백도 받았다. 향후 방향에 대한 소스를 얻을 수 있었던 것. 다음에 참가할 기회가 또 생긴다면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엠쿠키 이용희 과장 : 조금 더 부연하자면 현지가 아니면 알 수 없었던 정보들을 알 수 있었던 기회였다. 예를 들어, 대만의 경우 번체 속에 간체 한 자만 들어가도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 다운로드가 떨어진다고 하더라. 이런 현지 정보들을 많이 듣게 돼 여러모로 공부가 됐다.
마이돌 이진열 대표 : 사실 저희 서비스는 타겟된 유저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대외적인 행사에 참가를 잘 하지 않았다. 내부에서 개발하고 론칭하고 마케팅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비즈니스가 유저를 모으는 것에서 시작되긴 하지만, 여러 파트너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저희는 이 부분을 좀 간과했던 것 같다. 이번 행사를 통해 특히 타겟된 국가라면 더구나 적극적으로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스타트업들과도 좋은 네트워킹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저희가 이번 행사에 의미를 두는 또 다른 부분은 실제 대만 유저들의 생활 패턴을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마침 담당 통역사와 무척 가까워져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대만이 라인 왕국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저희와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던 현지 블로거가 한 분 있었는데 실제로 이 분이 현지에서 무척 유명한 분이더라. 엠쿠키에서 말씀해주신 대로 대만에 가야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플리토 이정수 대표 : 국내 스타트업이 가장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시장 중 하나가 중국이다. 대만이 이 중국으로 가기 위한 교두보라고 생각했다. 중국은 여러 제약이 있기 때문에 대만에서 먼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게 이번 행사에 의미를 뒀던 이유이다.
특히 플리토의 경우, 중국어 서비스가 무척 잘 되고 있다. 실제로 현지인들이 플리토를 쓰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 중국으로 진출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을 했다. 올해 안에는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배틀 대상의 경우, 플리토가 한국팀으로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언어’라는 건 아시아 국가들이 항상 해결하고 싶은 문제 중 하나이다. IT 기술이 무척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 언어가 글로벌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즉 ‘번역’이라는 니즈를 누구보다 많이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저희 서비스가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소셜앤모바일 박성서 대표 : 중국 진출에 있어 대만이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참가했는데 애매하다는 결론이다. 대만이 발전된 나라이긴 하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은 아직인 것 같다. 하드웨어 국가라는 말이다. 그런 국가에서 저희가 어떤 일을 함께 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이 없는 상태이다.
다만 대만이 중국보다는 사업하기가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불투명한 부분이 많은데 대만은 투명성이나 사람에 대한 신뢰도의 부분에서 그렇지는 않았다. 대만 현지 사람들과 어떻게 해서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상태이긴 하지만, 꼭 대만을 통해서 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 대표 : 저희의 경우 오히려 중국 쪽에서는 좋은 숫자가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대만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대만과 중국이 많이 다른 시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대만을 통해서 중국을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제 생각이다. 중국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이 있다. 워낙 크니까 뭘 해도 자기들끼리 잘 살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대만은 글로벌 진출이 무척 절실한 국가였다.
대만이 하드웨어 국가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동의한다. 그런데 저희는 한편으로 그게 부러웠다. 국내 스타트업은 IT와 소프트웨어 분야로 편중 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들과 콜라보를 꽤 많이 하는 편인데, 항상 한국의 하드웨어 팀들과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니즈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한 번도 하지 못했고.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플래텀 조상래 대표 : 작년 상하이 테크크런치 참가 때만 해도 데려갈 국내 스타트업이 없다는 게 준비하는 입장에서의 가장 큰 이슈였다. 그런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중화권을 타겟팅 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아졌음을 몸소 느끼게 됐다. 현지에서의 성과도 좋아서 무척 기뻤고.
지금까지 플래텀은 우리 스타트업들을 비행기에 태워 보내는 활주로의 역할을 해 온 것 같다. 이제 여기서 나아가 직접 비행기를 띄우고 현지에 도착하는 것까지 도와드리고 싶다. 그의 일환으로 내년쯤에는 중국 현지에 기반을 세울 계획이다. 현지에서 제대로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결국 그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그 환경을 플래텀이 제공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스타트업들을 현지에서 자주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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