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새로운 물결
모든 혁명은 조용히 시작된다. 2017년 초,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사무실에서 나는 그런 순간을 목격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대화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고요?”
투자자들은 반신반의했다.
오픈AI의 CEO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가로젓기 바빴다.
“50억 달러를 투자하시겠다고요?”
현우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향하는 차 안이었다.
“2025년까지 AI는 세 번의 큰 도약을 하게 될 거예요.”
내가 말했다.
“첫 번째는 2022년, 챗봇의 등장. 두 번째는 2023년, 생성형 AI의 폭발. 그리고 세 번째는…”
말을 멈췄다. 운전기사가 백미러로 우리를 흘깃 쳐다보았다.
“자율주행도 그렇고, 모두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하죠.”
현우가 웃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잖아요. 우리가 아는 걸…”
“아니요.”
내가 말을 잘랐다.
“우리도 몰라요. 이제는요.”
현우가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2024년 말,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통과시킬 거예요. 여기까진 제가 알고 있는 미래죠. 하지만 그 이후는…”
서울로 돌아온 후, 우리는 본격적으로 AI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법무팀을 새로 꾸렸고, AI 윤리 연구소도 설립했다.
“너무 이른 거 아닐까요?”
지연이 걱정스레 물었다.
“아직 AI라고 하면 대부분 음성인식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5년 뒤면 모든 게 달라질 거예요.”
내가 답했다.
“우리는 그 변화에 휘말리지 않고, 주도해야 해요.”
2018년, 우리는 AI 관련 특허를 쓸어 담기 시작했다. 딥러닝 기반 인증 시스템, AI 윤리 가이드라인, 데이터 보안 프로토콜… 모두가 의아해했다. 심지어 현우조차도.
“이건 2025년의 기억에도 없던 거잖아요.”
그가 어느 날 말했다.
“맞아요. 이건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에요.”
내가 답했다.
“우리가 AI 시대의 규칙을 만들어가는 거죠.”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하지만 우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기회였다. 비대면 시대의 도래는 AI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준서 씨.”
어느 날 밤, 현우가 조용히 물었다.
“AI가 정말 모든 걸 바꿔놓을까요? 인터넷이나 모바일처럼요?”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니요.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거예요. 증기기관이나 전기처럼… 문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2022년 말, 첫 번째 예언이 실현됐다. 오픈AI의 챗봇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가 준비해온 모든 것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미쳤어요, 이거.”
지연이 노트북을 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사람처럼 대화를 하네요.”
현우는 묵묵히 코드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의 모니터에는 우리가 개발 중인 AI 기반 인증 시스템의 설계도가 펼쳐져 있었다.
“이제 곧이에요.”
내가 말했다.
“2024년, 한국의 AI 기본법이 통과되면… 우리가 그동안 준비해온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가지게 될 거예요.”
“근데 솔직히 좀 두려워요.”
현우가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정말 미래를 모르잖아요. 2025년 이후의 일은…”
나는 창밖을 바라봤다. 테헤란로의 밤거리가 LED 간판들로 반짝이고 있었다. 곧 이 풍경도 AI가 바꿔놓겠지.
“그게 더 좋아요.”
내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우리가 진짜 미래를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누구의 기억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git commit -m “feat: preparing for AI revolution”
git push origin next-paradigm
밤이 깊어갔다. 어딘가에서 AI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있었다. 마치 우리처럼,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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