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야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정보보안과 마케팅 직군의 연봉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IT업계 내 연봉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챗이 IT 종사자 9,731명의 국세청·건강보험공단 인증 데이터를 분석한 ‘2024 IT 인재 연봉 결산’ 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IT 업계 평균 연봉은 6,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조사 대상의 9%가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4천만 원에서 6천만 원 구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반적인 연봉 인상률은 3~7% 수준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머신러닝(ML) 엔지니어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포함된 데이터 직군이 최고 연봉을 기록했다. 이어서 서비스 기획, 개발(프론트엔드/백엔드, 안드로이드/iOS 등), 마케팅, 디자인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8-11년 차 AI/ML 담당자의 연봉 인상률이 13.5%로 가장 높았다. 같은 연차의 데이터 분석가(11.3%), 전략·기획 직군(10.9%)도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IT 업계에서 가장 ‘핫’한 직군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8-11년 차 퍼포먼스 마케팅 직무는 -5.1%로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였다. 디지털 툴의 자동화 및 최적화 기술 발전으로 인력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4-7년 차 정보보안 직군도 -4.7%로 하락하며, 전문성과 경력에 대한 낮은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직무별 연봉 격차도 주목할 만하다. 12년 차 디자이너 그룹에서 가장 큰 연봉 격차가 발견됐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BX(Brand Experience) 디자이너의 경우, 4년 차에서는 약 200만 원이던 연봉 차이가 12년 차에서는 800만 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이는 IT 제품 디자인에서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연봉 상승세도 눈에 띈다. 4-7년 차에서는 5위에 머물렀으나 12-15년 차에서는 1위로 올라서며 ‘대기만성’ 유형으로 평가받았다. 진입 장벽은 낮지만 고연차로 갈수록 필요한 기술 수준이 높아져 뒤늦게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보안 분야는 전 연차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지원 부서의 하나로만 인식되며 중요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 사고가 증가하면서 향후 가치 상승이 전망된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032년까지 사이버 보안 일자리가 미국 내에서만 32%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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