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대지진급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최소 기준 면제 폐지라는 새로운 카드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관세 정책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수입품에 25%, 중국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캐나다의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 정책은 2월 4일 화요일 오전 12시 1분(동부 표준시)부터 시행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 폐지다. 지금까지 미국은 800달러 이하의 개인 수입 물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행정명령으로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로부터의 수입품은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는 쉬인,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이미 조 바이든 정부도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겨냥해 ‘면세 구멍’을 막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정부의 규정은 무역법 301조나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적용 품목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이번 트럼프의 전면적 면제 폐지와는 차이가 있다.
관세 정책의 영향은 광범위하다. 세금재단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미국의 GDP는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142,000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으며, 자동차 가격은 최대 3,000달러 상승하고, 중서부 지역의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최대 50센트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KOSPI가 2.52% 폭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467.2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할 수 있으며, 2025년 GDP 성장률은 1%대 중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충격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가상화폐 기조에 따라 미국 내 가상화폐 규제 완화가 예상되면서,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2월 20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아이템 가치 보존을 위해 장비 생산과 거래에 필요한 주화의 전체 수량을 제한했으며, 최상위 등급 아이템을 NFI로 제작해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한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개발 중이다. 이는 넥슨의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 넥스페이스의 일환으로, NFT를 중심으로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가상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도 내년까지 MMORPG와 캐주얼, 시뮬레이션 등 10여개 이상의 신규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게임을 만들어가며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다.
그러나 국내 규제 환경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P2E 모델이 사실상 금지된 상태여서, 국내 게임사들은 웹3 게임 사업을 해외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가상화폐 및 P2E 규제를 완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이전이나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360조원 규모의 수출 금융 지원을 약속했고, 통상산업자원부는 특별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반도체, 2차전지 산업 지원 확대와 함께 신흥시장 개척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계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LG전자는 테네시 공장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멕시코 공장의 생산 모델 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각국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강력하다. 캐나다는 1,0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했고, 멕시코도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중국은 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최소 기준 면제 폐지 조치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 조치의 배경으로 펜타닐 등 불법 약물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제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세계 경제는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보호무역주의의 파고가 높아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경제 영역이 열리고 있다. 전통적인 무역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는 전통적인 제조업 경쟁력 유지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서의 기회를 어떻게 포착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관련 규제의 개선과 산업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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