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음악시장에 ‘밀크뮤직’이라는 독특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논란이 촉발되었습니다.
이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 ‘스트리밍 라디오’라는 방식이 기존 저작권 개념으로는 딱 떨어지지 않는 애매한 서비스였다는 점입니다. 전송인지, 아니면 방송(디지털음성송신)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음악 권리자들과 유통사업자들 간에 날카로운 대립이 시작되었습니다.
과연 밀크뮤직은 음악을 ‘전송’한 걸까요, 아니면 ‘방송’한 걸까요? 이 질문을 품고, 방송과 전송을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부터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방송과 전송은 분명하게 구별이 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이용자가 동시에 수신하면 방송, 각자 원하는 시간에 수신하면 전송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즉, 공중이 동시에 수신하여야 하는 것을 방송이라고 하고, 공중이 자기가 원하는 시간을 선택하여 수신할 수 있는 것을 전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네트워크 환경과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송인지 전송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서비스들이 많이 개발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콘텐츠 유통이나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입장에서는 원가를 낮추기 위하여 가급적 자기 서비스를 전송이 아닌 방송의 형태로 만들려고 노력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방송은 전파로 방송신호를 송출하기 때문에 개설할 수 있는 채널의 숫자에 제한이 있습니다. 채널과 채널 사이의 주파수 간격이 너무 좁으면 채널 간의 간섭현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디지털 방송에서는 이런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무한대로 채널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어떤 음악콘텐츠 중개사업자가 1번부터 1,000번까지 1,000개의 디지털 방송채널을 개설하고, 1번 채널에서는 A곡만, 2번 채널에서는 B곡만, 3번 채널에서는 C곡만, … 이런 식으로 하나의 채널에서는 하나의 곡만 방송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각 채널을 청취하는 모든 청취자는 동시에 같은 음악을 듣게 되므로 방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청취자의 입장에서는 A곡을 들으려면 1번 채널에, B곡을 들으려면 2번 채널에, C곡을 들으려면 3번 채널에 접속하면 됩니다. 사실상 자기가 원하는 곡을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서비스는 외형적, 형식적으로는 방송의 모습을 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송과 같은 효용을 이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중계사업자는 외형적, 형식적으로 방송이라는 점을 내세워 콘텐츠 권리자에게는 방송 사용료에 해당하는 싼 값을 지불하고, 이용자에게 사실상 전송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비싼 이용료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서비스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전송과 방송의 구별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서비스가 전송이냐 방송이냐를 놓고 콘텐츠 권리자(저작권자)와 중계서비스업자들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렇게 방송인지 전송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서비스를 ‘유사전송’이라고 하는데,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이러한 유사전송에 대하여 전송에 해당하느냐 아니냐를 구별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바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저작권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방송과 전송의 경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유사전송’ 여부를 둘러싼 법적 갈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권리자와 서비스 제공자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관련 법리 및 저작권 실무에 정통한 전문가의 정확한 법적 판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법무법인 비트는 오랜 기간 방송·통신 및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저작권 이슈에 대해 법률 자문을 제공해 왔으며, 방송과 전송의 법적 구별, 유사전송의 해석 등 방송 저작권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탁월한 실무경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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