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있는 수많은 어려움은 방패와 같다. 방패는 언제나 양면성을 지닌다. 한쪽에선 우리를 보호하고, 다른 쪽에선 우리를 가둔다. 미국의 관세장벽이라는 방패 앞에서 우리의 K-뷰티 기업들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68억 달러. 작년 화장품 수출액이 기록한 숫자다. 숫자는 말이 없지만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올해 1분기엔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8.4억 달러.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숫자의 행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숫자의 행진 뒤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불안이 존재한다. 미국이 화장품에 기본관세 10%를 들이밀었다. 거기에 90일 후엔 상호관세 25%가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격경쟁력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상황을 맞닥뜨리고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을 내놓았다. 위기는 기회다. 오래된 말이지만 진실이다.
씨앗이 없으면 숲은 자라지 않는다.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는 그 씨앗을 찾고 키우는 일이다. 아마존, 코스맥스, 한국콜마가 함께 유망기업을 발굴한다. 올해는 미국을 넘어 동남아, 일본으로 영토를 넓힌다. 시장은 다양할수록 안전하다. 한 시장이 막히면 다른 시장으로 물길을 돌릴 수 있다.
‘글로벌 K-뷰티 펀드’도 연내 마무리된다. 돈은 피와 같다. 기업이라는 몸에 흘러야 생명력이 유지된다. 내년부턴 M&A 활성화 펀드도 가동한다. 기업은 때로 더 큰 기업이 되거나, 더 큰 기업에 흡수되며 새 생명을 얻는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 ‘K-뷰티 글로벌 트랙’도 신설된다. 청년들의 미적 감각이 세계로 향하는 통로다. 올리브영, 아마존, 콜마, 코스맥스와 함께 신제품을 개발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돕는다. 젊음과 경험의 만남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낳는다.
‘코스모뷰티서울 × K-뷰티 페스타’. 이름만으로도 화려하게 들린다. 5월 28일부터 30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다. 민간이 하던 일에 정부가 힘을 보탠다. 해외 바이어들을 대거 초청한다. 만남은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다.
해외인증.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통행증과 같다. 지원한도를 40% 높여 5천만원까지 올린다. 패스트트랙으로 1.5개월을 단축한다. 시간은 때로 돈보다 귀하다. 특히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는.
‘K-뷰티 스마트공장 파트너십’은 제조현장의 디지털화를 앞당긴다. 중기부, 식약처, 전문가들이 손을 잡았다. 스마트공장 구축, CGMP 인증, 노하우 전수가 한 줄로 이어진다. 현대 산업에서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국 시장은 크고 매력적이지만, 이제 관세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이 벽을 넘기 위해 ‘K-뷰티 온라인 마케팅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K-뷰티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디지털 시대에 영향력은 새로운 형태의 권력이다.
‘K-뷰티 명품 사절단’도 올 하반기 라스베가스 코스모프로프 전시회로 향한다. 혁신성과 시장성이 높은 기업들로 구성된다. 명품이란 이름은 책임감을 동반한다. LA의 K-CON에는 ‘K-뷰티 전용관’도 설치된다. 한류와 K-뷰티는 서로를 강화시키는 관계다.
리퀴드네이션 심건우 대표는 미국 관세조치와 화장품규제 강화에 대한 체계적 지원을 요청했다. 헤어플러스 김진웅 대표는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한 장기적 지원을 건의했다. 기업인들의 말엔 현장의 흙냄새가 묻어있다.
중기부는 이런 목소리에 K-뷰티 국제박람회, 명품사절단 파견, 해외 전시회에 K-뷰티관 설치로 응답했다. 에스티유 유용선 대표의 외국인 채용 기준 완화 요청, 하이네이처 조인제 대표의 연구개발 인력 매칭 제도 활성화 건의도 있었다. 중기부는 K-수출 전사 아카데미 확대와 관련부처 협의를 약속했다.
오영주 장관은 “최근의 무역장벽이 K-뷰티 중소기업에 적신호가 되고 있지만, 그간의 노하우와 경쟁력에 민간과 기업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글로벌 시장 1위라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는 두 얼굴을 가진다. 하나는 재앙의 얼굴, 다른 하나는 기회의 얼굴이다. 어떤 얼굴을 보느냐는 우리의 선택이다.
K-뷰티 기업들은 지금 미국의 관세장벽이라는 거친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정부는 그들에게 나침반과 등대를 제공하려 한다. 바다는 넓고 세계는 크다. 한 길이 막히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것이다. 세계의 아름다움을 향한 K-뷰티의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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