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R&D’ 집중…팁스방식에 1.1조원, 최대 200억원 지원

한국형 STTR 신설로 기술사업화 3단계 지원체계 구축
중소벤처기업부가 25일 중소기업의 경제적 성과 창출에 직결되는 ‘R&D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2026년 정부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2.2조원으로 편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혁신방안은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강한 중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돈이 되는 R&D’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마련됐다. 이는 2023년 1.8조원에서 2025년 1.5조원으로 감소했던 예산이 2026년 2.2조원으로 대폭 증액된 것이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5일 딥테크 혁신기업 엔도로보틱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R&D 지원은 기업의 혁신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최고의 기업정책”이라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돈이 되는 R&D, 시장의 선택을 받는 기술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팁스방식 R&D 1.1조원으로 72.6% 확대
중기부는 민간 벤처캐피탈이 먼저 투자하는 ‘팁스방식 R&D’를 성장 전주기 지원체계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팁스방식 R&D 예산은 2025년 6,412억원에서 2026년 1조 1,064억원으로 4,652억원(72.6%) 증가한다.
특히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스케일업 팁스 R&D’ 신규과제는 2025년 152개에서 2026년 300개로 약 2배 늘어나고, 과제별 지원 규모도 기존 12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상향된다.
새롭게 신설되는 ‘글로벌 팁스 R&D’는 4년간 최대 60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중기부 R&D 중 최대 규모인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계 혁신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4년간 최대 200억원까지 지원한다.
딥테크 등 첨단 전략분야는 과제기획단계를 강화하고, 당초 계획된 R&D 목표를 기술과 시장변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무빙타겟’ 방식을 도입한다.
한국형 STTR로 기술사업화 3단계 지원
대학·출연연 등의 공공기술이 중소기업의 경제적 성과 창출로 연결되도록 ‘민관공동 기술사업화 R&D’, 일명 한국형 STTR을 신설한다. 이는 미국 공공기관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 프로그램인 STTR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총 2천억원 규모로 운영된다.
한국형 STTR은 1단계 기술·시장성 사전검증(9개월, 최대 1억원), 2단계 R&D 수행(2년, 최대 10억원), 3단계 포스트R&D 사업화(투자·융자·보증 연계)의 3단계 지원체계로 운영된다.
또한 R&D 이후 사업화를 위한 ‘기술사업화 패키지 사업’도 신설된다. 각 부처의 정부 R&D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전담기관이 주치의 방식으로 투·융자, 정책자금, 수출, 마케팅, 인증 등을 맞춤 지원한다.
기업이 아닌 기술과 R&D 프로젝트 중심으로 가치평가를 하고 보증을 하는 ‘R&D 사업화 보증’도 신설되어 3,1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략분야별 차별화된 지원체계
국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별도 트랙을 만들어 지원한다. 지역 주력산업 육성에 969억원, 중소기업의 AI 활용·확산에 450억원, 바이오-AI 벤처와 제약기업간 협업형 공동 R&D에 118억원이 각각 지원된다.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 분야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수요자 중심 지원체계로 전면 개편
중소기업 R&D 지원체계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된다.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신청 가능한 사업과 신청에 필요한 사항을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챗봇과 사업계획서 작성을 보조하는 AI 모델이 도입되어 기업의 행정부담을 줄인다.
현재 최대 20종에 달하는 제출서류는 신청단계에서는 평가에 필요한 최소서류만 제출하고, 선정 이후 필요한 서류를 행정정보망과 연계하여 사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기술혁신개발사업의 경우 제출서류가 12종에서 4종으로 대폭 간소화된다.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 평가위원 풀을 3만명으로 늘리고, 기업이 평가위원을 평가하는 ‘역평가제도’를 확대 적용하여 부적합한 전문가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전반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시행착오 최소화로 정책 효과 신속 구현”
한성숙 장관은 이어진 현장간담회에서 “정부가 고심한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디테일’을 놓치면 안 된다”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정책의 효과가 신속히 나타날 수 있도록 쓴소리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R&D 혁신방안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단순한 기술개발에서 시장 성과로 이어지는 실질적 지원으로의 전환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특히 팁스방식 R&D의 대폭 확대와 한국형 STTR 도입은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의 기술사업화 역량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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