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小米) 기업가치 100억 달러, 산자이에서 ‘브랜드’로 부상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순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2년간 지켜온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샤오미에 내주었다. 한때 20~25%에 육박했던 삼성전자의 최고 점유율이 무색하게도 절반 이하인 12%로 하락하였고, 샤오미는 지난 2분기 1499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4%(1위)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그동안 ‘짝퉁 애플’로 불려왔지만 4년만의 고속행진으로 애플, 삼성전자 등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선두로 우뚝 섰다. 샤오미 매출 성과를 보면 2011년 매출 912억원, 2012년 매출 2조 900억 원, 2013년 매출 5조 2400억 원 등 연간 2~2.5배씩 성장하였다.
삼성과 애플보다 5년이나 늦게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독자적 UI와 합리적인 제품 가격, 혁신적 고객지향 마인드 3가지 전략을 내세워 4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재패하였다. 2010년 Mi1 출시 이후 Mi2, Mi3를 거쳐 오는 8월 Mi4의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1년 30만대에서 시작하여 2012년 700만대, 2013년에는 1870만대를 판매하였다. 2014년 샤오미 판매량 목표는 총 4000만대로 상반기 판매량만 2600만대 이상으로 올해 목표를 넘어설 전망이다.
샤오미 프로덕트 트렌드 – 제품의 인텔리전트(Intelligent)한 통합
샤오미의 메인 제품은 Mi 시리즈 스마트폰으로 현재 가장 많이 상용화된 모델은 Mi3이며, 지난 7월 Mi4를 출시하였다. Mi4는 1999위안(28만원) 가격에 애플이나 삼성에 뒤처지지 않는 사양을 갖춰 온라인 사전 주문 시작 1분만에 초도물량 판매를 완료지었다. 정식으로 제품은 8월 말 경에 배포될 예정이다. 애플, 삼성, 엘지와 유사하게 Mi 시리즈 스마트폰과 더불어 주변 기기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미패드의 경우 2048*1536 해상도의 7.9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16/64G 메모리로 아이패드의 사양과 거의 흡사하지만 가격은 1499위안(약 24만원)/1699위안(약 28만원)으로 아이패드 가격의 절반 이하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출시되자마자 4분만에 5만대가 완판되는 기록까지 세웠다. 성능과 가격의 장점 때문인지 국내 포털에서 미패드 가격인 ‘1499위안’ 검색 시 연관 검색어로 미패드가 첫 번째로 등장할 정도로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짐작된다.
이외에도 샤오미의 스마트 TV 미티브이(MiTV)와 무선 공유기 미니(Mini), 스마트 밴드 미밴드(MiBand) 등을 출시하여 판매 중이다. 샤오미 또한 애플 및 삼성, 구글처럼 자사의 스마트 제품군을 다각화함으로써 샤오미 브랜드 제품만의 인텔리전트한 통합을 구성하고자 함이 돋보인다. 가장 큰 중국 내수 시장과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을 우선 타깃으로 고사양 중저가 스마트 기기를 판매하며 글로벌 스마트 시장을 석권하려는 샤오미의 전략이 구글과 삼성, 애플을 맹추격하고 있다.
2011년 초반에 아이폰과 유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여 ‘애플의 산자이’에 불과한 중국의 한 제조업체라는 폄하된 평가를 받으며 시작했지만,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력으로 샤오미 앱스토어와 독자적 UI인 MIUI를 운영한다.현재까지 샤오미 앱스토어 누적 다운로드 수는 5.5억 건으로, 중국 내에는 앱스토어 중 4번째로 규모가 크다. 샤오미에 열광하는 미팬(MiFan)층이 두터우며 이들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매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은 1년 혹은 반년 주기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는 점과 비교된다.
샤오미 소프트웨어에 대한 충성도와 매력을 높이기 위해 200여개가 넘는 디자인 런처를 공개하며 유료로 판매한다. 런처는 샤오미 UI팀에서 심사한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직접 판매하는 방식으로 판매 수익은 디자이너와 샤오미 앱스토어 수수료를 나눈다. 샤오미가 ‘인민 토끼’라는 캐릭터를 개발하여 자체 브랜딩을 한 덕분에 캐샤오미 런처에 열광하는 디자이너 미팬과 일반 미팬이 형성되어 유료 런처 판매가 활발하며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중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판매로 남는 수익이 크지 않기 때문화 수익 다각화 창구를 마련하고 있으며, 그중 MIU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콘텐츠에 주력하고 있다.
[ MIUI6의 디자인 콘셉트 설명 화면]
샤오미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브랜드 기업으로 발돋움
국내 우수 소프트웨어 콘텐츠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
이 기업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델은 소프트웨어가 강한 통합 브랜드 기업이다. 이미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하여 독자적 스마트폰을 출시하였고 전 세계 26여개 국어를 지원하는 등 모바일 하드웨어 분야에서 삼성과 애플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으로 샤오미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런처로도 성행중인 MIUI를 비롯하여 샤오미만의 독립 앱 스토어를 운영하며 새로운 마니아층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퀄리티 높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도입에도 공격적이다. 게임과 유틸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분야의 콘텐츠 서비스를 샤오미 앱 스토어로 유인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200여개 이상으로 분산된 중국에서 샤오미는 독립 앱 스토어를 운영함에도 업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립 OS이지만 그 규모와 샤오미의 통합 브랜드 파워를 고려한다면 개발사 입장에서 당연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샤오미는 자체 앱 스토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시장으로 진입하는 해외 소프트웨어 콘텐츠들과의 협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 소프트웨어 콘텐츠 기업 중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샤오미 본사와 콘텐츠 제휴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례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국내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베이징에 소재한 샤오미 본사를 방문하였으며, MIUI 담당자와 자사 서비스를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성장 초기에는 고품질의 모바일 기기를 유통 마진을 절감하여 중저가에 보급하였지만 해가 거듭할수록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고 브랜딩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파워가 절실하다.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기술적으로는 많이 발전하였지만 날카로운 매력의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부족함이 있다. 그 부분을 매워줄 수 있는 기업으로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디테일한 UX와 중국 사용자를 겨냥한 현지화 전략을 모색 중이라면 직접 샤오미 본사 문을 두드려 보기를 추천한다.
샤오미 또한 성장하는 기업이기에 완벽할 수는 없다. 혹자는 샤오미가 위탁 제조 생산을 비롯한 여러 문제점으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에 실패하고 내수 시장 악화로 HTC 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 기업은 HTC와 시작점이 다르다. 철저히 온라인 상거래와 모바일 시장 전문성을 기반에 두었기에 그 성장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고 해외 시장 파급력 또한 급격히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샤오미를 따라잡으려 하기보다 한 발 더 앞서서 샤오미를 내다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 내 모바일 하드웨어 시장과 소프트웨어 시장은 태동기에 불과하여 잠재 시장이 60%이상 존재한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기업이라면 샤오미의 꼬리가 아닌 머리 부분에 올라타는 방안을 궁리하여 비즈니스에 가속을 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