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단순한 거래소 사업자를 넘어 글로벌 웹3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지갑 서비스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두나무는 10일 서울에서 개최한 ‘업비트 D 컨퍼런스(UDC) 2025’를 성공리에 마쳤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으로(Blockchain, to the Mainstream)’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제8회를 맞아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59명의 국내외 연사가 참여한 가운데 약 1200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찾았으며,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키노트 세션은 23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는 UDC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대표 블록체인 컨퍼런스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금융 패러다임 전환 이끌 것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오프닝 키노트에서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금융 생태계의 근본적 변화를 예측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과 현실 금융을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의 대중화는 전체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오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확장에 따라 체인, 월렛 등 블록체인 인프라가 일반 대중에게 널리 보급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급결제, 자산관리, 자본시장 등 기존 금융 서비스가 웹3 기반으로 전면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 화폐를 설계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신뢰 자체를 설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두나무는 그 신뢰의 레이어 위에 미래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기와’ 브랜드로 글로벌 웹3 시장 진출

두나무는 이번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와체인(GIWA Chain)’과 디지털 지갑 서비스 ‘기와월렛(GIWA Wallet)’을 공개했다. 기와는 ‘Global Infrastructure for Web3 Access’의 약자로, 한국 전통 기와가 겹겹이 쌓여 견고한 지붕을 형성하듯 블록체인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오 대표는 “우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절호의 기회가 도래했다”며 “미래 금융의 출발점을 한국에서 마련하고,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하는 K-금융을 두나무가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전문가들, 정부·기업의 인식 전환 촉구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전통 기업의 디지털자산 진출 전략, 규제 환경 개선 방안, 실물자산 토큰화(RWA)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산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특별 연사로 참석한 에릭 트럼프 트럼프오거니제이션 총괄 부사장은 “가상자산 시장 발전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면서도 “관료적 안전 제일주의에 매몰되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하원에서 디지털자산 규제 법안 ‘FIT21’을 주도한 패트릭 맥헨리 전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도 “디지털자산이 이미 주류가 된 현실을 정부가 인정하고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며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혁신을 저해하는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헨리 전 의장은 오경석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이 변화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황금 같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느린 대응으로는 급속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이더리움재단, 테더, 리플랩스, 솔라나재단, 팍소스, 코인마켓캡 등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연사로 참여해 산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