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23일 카카오톡 출시 1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발표했다. OpenAI와의 협력을 통한 ChatGPT 연동과 자체 AI 기술 ‘카나나’를 결합해 5,000만 사용자의 일상을 AI로 혁신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 시대 도래에 따른 일상과 대화 방식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며 카카오톡의 목적형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10월부터 시작되는 OpenAI와의 공동 프로덕트다. 카카오톡 사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채팅탭에서 직접 ChatGPT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OpenAI의 최신 모델인 GPT-5를 적용해 텍스트와 이미지 처리, 고도화된 맥락 인지 능력을 제공한다.

유용하 AI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카카오톡 이용자가 ChatGPT를 안전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ChatGPT 안에 카카오와 외부 서비스를 연결해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ChatGPT 탑재를 넘어 ‘카카오 에이전트’를 통해 카카오맵, 선물하기, 멜론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앱 전환이나 메뉴 탐색 없이도 통합된 AI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카카오는 ChatGPT 연동과 함께 자체 개발한 AI 기술 ‘카나나(Kanana)’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기반의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사용자 기기 내에서 작동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대화 맥락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안한다.

강지훈 AI디스커버리 성과리더는 “‘Privacy First’ 원칙 하에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카나나가 똑똑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온디바이스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김병학 카나나 성과리더는 카나나 모델이 글로벌 모델과 견줄 수 있는 성능과 효율성, 서비스 특성에 맞는 최적화, 보안과 안전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월 오픈소스 공개 이후 1.5버전을 거쳐 MLA(Multi-Head Latent Attention) 기법과 MoE(Mixture of Experts) 구조를 적용한 2.0버전을 개발 중이다.

홍민택 카카오 CPO가 공개한 카카오톡 개편 내용은 메신저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준다. 채팅탭에는 폴더 기능과 메시지 수정 기능이 추가되고, 보이스톡에는 통화 녹음과 AI 요약 기능이 탑재된다.

세 번째 탭은 ‘지금탭’으로 개편되어 숏폼과 오픈채팅을 통합 제공한다. 친구탭은 SNS 기능을 강화해 프로필 변경 내역과 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게시물 공개 범위와 댓글 허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는 단순한 서비스 개편을 넘어 AI 생태계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공개한 ‘PlayMCP’ 플랫폼을 통해 AI 서비스를 위한 툴 제작과 등록을 지원하고, ‘PlayTools’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AI 서비스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올리버 제이 OpenAI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총괄은 “카카오와 협력해 ChatGPT를 새롭고 현지화된 방식으로 제공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ChatGPT 경험을 카카오 생태계와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의 일상에서 AI가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카카오의 이번 발표는 국내 AI 서비스 대중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5,000만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에서 ChatGPT와 자체 AI 기술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AI 접근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정신아 대표는 “‘카톡 해’라는 말이 단순히 ‘메시지 보내’라는 뜻을 넘어 카카오 AI를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한다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카카오톡의 새로운 기능 업데이트는 23일 오후부터 순차 적용되며, ChatGPT 연동과 카나나 인 카카오톡 베타 테스트는 10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컨퍼런스는 25일까지 계속되며 AI 서비스 생태계 구축과 윤리·안전 원칙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