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 #154] 고등학생 대표와 아줌마 대표, 창업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다!

지난 7월부터 10주 간, 창조경제 교류공간 드림엔터에서는 실전창업 아카데미 두 번째 강좌로 린스타트업(*) 아카데미가 진행됐다.

드림엔터 대표 멘토인 주종익 위원과 박용호 센터장이 주도한 이번 교육에서 수강생들은 매주 고객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금요일마다 모여 강의를 듣고 본인들의 인터뷰 결과를 나인블록에 반영해 발표했다. 그 과정에서 멘토들은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피드백을 주었으며 수강생들도 서로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10주간의 대장정이 마무리 되던 9월 5일, 수강생들은 마지막 발표를 했으며 그간의 성실도와 사업의 완성도 등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우수팀 2팀이 선발되었다. 고등학생들로 이루어진 아트리스팀(대표 윤상호)과 시쳇말로 컴퓨터에 ‘컴’자도 몰랐던 용파워(대표 김영희)팀이 그들이다.

아트리스팀은 선린인터넷고등학교 학생 4명으로 이루어진 팀으로,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BJ(이하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팬상품을 제작 및 판매한다. 교육 과정에서 고등학교 방송부가 만드는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피봇(Pivot)했다가 다시 원래의 아이템으로 돌아오기도 했는데, 그 과정이 무척 치열해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람된 표현이지만)기특한 마음마저 들었다.

용파워팀은 사슴고기 전문 음식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녹용에 대해 연구하게 된 팀인데, 처음 드림엔터를 찾아왔을 때는 이메일을 만드는 방법조차 몰랐다고 한다. 박센터장의 도움으로 드림엔터의 교육을 듣게 됐고, 이번 교육을 통해 몇 년 동안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웠지만 정리가 안 되던 것들이 퍼즐이 완성되듯 맞춰진 기분이었다고 한다.

크리에이터들이 보다 더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아트리스팀. 그리고 표준데이터가 없는 녹용의 표준을 만들어내겠다는 용파워팀을 삼성동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 린스타트업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 제품(MVP, 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보고 다음 제품에 반영하는 것을 반복해 성공확률을 높이는 경영 방법론의 일종이다. 낭비 없이 빠르고 지속적인 경영 프로세스로, 스타트업이 회사가 아닌 하나의 조직으로써 고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여 자신들의 가설을 증명해 나아가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기자 주>

DSDS

사진 : 아트리스 윤상호 대표(왼쪽). 용파워 김영희 대표(오른쪽)

수업 후 오랜만에 뵙습니다. 수상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먼저 본인 및 서비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희 대표 (용파워팀, 이하 김) : 용파워팀, 김영희입니다. 저희는 녹용을 연구하고 관련된 건강식품 및 상품을 개발하는 팀입니다. 올해 4월, 한국발효녹용연구소로 법인을 설립해 둔 상태예요.

윤상호 대표 (아트리스팀, 이하 윤) : 선린인터넷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18살, 윤상호입니다. 아트리스팀은 선린인터넥고등학교 학생 4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에요. 아프리카TV나 유투브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팬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아이템으로 린스타트업 아카데미에 참여했습니다.

린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수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 저희는 이 아이템을 준비한 건 꽤 오래 됐어요. 몇 년이 됐으니까요. 처음에 사슴고기 전문 음식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녹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때부터 연구를 했었지요. 구체적인 아이템은 농진청(농촌진흥청) 교육을 통해서였는데, 상품 개발 후 지원해달라고 갔더니 상품이 나왔으면 후속교육이나 지원은 없다고 하는 거예요. 그때부터 저희 발로 뛰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일례로 식약청에다 녹용건강식품으로 9가지의 상품에 대해 허가를 받았는데 출시를 하려고 하니 검수작업을 사단법인이 담당하게 되면서 비용도 엄청나고 통과하는 것도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그래서 진행하던 것을 싹 다 접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한 게 특허출원이었지요. 발효녹용 개발 원천 기술을 국내특허를 출원했고 중국, 일본, 미국에 PCT 출원을 진행했습니다.

특허출원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찾아본 곳이 정부기관인 미래부(미래창조과학부)였어요. 거기서 드림엔터에 대한 소식을 접했고요. 개관식부터 바로 찾아갔죠. 그렇게 두 번째 방문이었던가, 박용호센터장님과 우연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어요. 알고 보니 개관식에 왔던 걸 알고 계시더라고요. 저희가 문 열기 전부터 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무척 인상적이었나 봐요.

그 이후로 박센터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일례로 박센터장님이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시면서 신청하라고 하는데, 저희가 할 줄을 알아야죠. 부끄럽게도 저희는 컴퓨터에 ‘컴’자도 모르는 사람들이었거든요. 할 줄 모른다고 하니까 손수 이메일 주소를 만들어주면서 알려주셨어요. 그렇게 린스타트업 아카데미도 수강하게 된 거죠. 지금은 공부해서 웬만한 건 컴퓨터로 볼 줄 알아요. (웃음)

아트리스팀은 지난 주종익위원님 인터뷰 때 주위원님이 무척 칭찬하시기도 했는데요. 어떤 계기로 수강하신 건가요?

: 아이템을 생각하게 된 건 제가 아프리카TV를 보면서였어요. 아주 문득 떠올랐죠. 이런 거 하면 좋아하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게 이그나이트스파크 최환진 대표님이 하셨던 시드스파크에 참가했어요. 그 때 처음으로 나인블록을 접했는데요. 최대표님이 무척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얻어서 그 길로 팀을 구성했죠. 친구들에게 ‘나랑 같이 할 사람!’ 하고요.

사실 시드스파크가 무척 짧았어요. 2-3일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배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세이즈코리아에서 주최했던 아이디코리아 1회에 참가했죠. 거기서 주위원님을 만나게 된 거예요. 그 대회에서 저희가 이노베이티브 상을 받았는데, 주위원님이 린스타트업아카데미를 소개해주시면서 와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수강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드림엔터에서 열린 AEDI KOREA라는 행사에서 만났던 고등학생 팀 하나도 멋진 애들이야. 그때 내가 심사위였는데 이 친구들이 나인블록(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때 고려하는 9개의 구성 요소)을 가져왔더라고? 대학생 팀들도 이거 못하는데 어디서 했느냐고 하니 공부했다고 하더라고. 물론 해온 거는 엉성했어. 그러나 하려고 했다는 게 기특했지. 그래서 가지고 있던 자료들 다 주고 참고하라고 했더니, 그 다음날에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디벨롭 해 왔더라고. 행사 날에는 너무 빨리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바람에 마무리가 안 되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어. 하지만 그 열정이 갸륵해서 눈 여겨 봤고 따로 만나 멘토링을 했어. 지금도 이 친구들 계속 고객 인터뷰 하면서 디벨롭 하고 있어. 너무 예쁘더라니까. 최근 본 팀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이야.

[Startup’s Story #134] 대기업 임원 출신 기업인이 스타트업 멘토가 된 이유 … 드림엔터 주종익 멘토 中 –

10주간의 과정을 밟으며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느낀 점이나 배운 점에 대해서 언급해주셔도 좋습니다.

: 녹용을 개발해서 특허내고 여기에 오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무언가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이번 수업을 듣고 나니까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나고 보니까 이걸 듣지 않고 사업을 시작했다면 중간에 무너지거나 하는 시련이 있었으리라 생각이 들어요. 아주 사소한 것으로요.

사소한 것이라면요?

: 이를테면 외국에서는 녹용이 의약품으로밖에 안 쓰이거든요. 우리나라는 의약품, 식품, 농산물 이렇게 세 분야로 나뉘고요. 수입할 때부터 의약품이면 의약품, 식품이면 식품. 이런 식이에요.

농산물은 바로 고객들에게 팔 수 있지만 수입 의약품용은 식품으로 쓸 수 없대요. 똑같은 상품이어도 들어오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안 된다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걸 여태까지 몰랐어요. 저와 5년 동안 거래하시던 분으로부터 ‘의약품으로 들어온 걸 식품으로 쓰면 더 좋아’라는 말을 듣고 그런가보다 했던 거죠. 그게 아니라는 걸 이번 수업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알게 됐어요. 정말 잘못된 걸 쓰면서 내가 쓰는 게 좋은 거라는 믿음을 가질 뻔 했어요.

이것 외에도 매주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제가 모르고 넘어 갈뻔 한 것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어요. 녹용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도요. 즉 더불어 머릿속에 막연하게 하면 된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조금 더 실질적으로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거죠.

제품 생산은 어떻게 하시나요?

: 아직 실험실에서 하고 있어요. 추후에 발효공장 허가를 받을 거고요. 저희 첫 제품이 천연비누라 바로 출시는 가능해요. 추후에 공장 허가를 받으면 샴푸, 의약품, 식품까지도 확장할 거고요. 발표녹용전문 한방병원도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고요.

사실 녹용에 대한 표준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요. 연구를 통해 표준데이터를 저희가 만들어서 그 표준이 우리나라가 될 수 있게끔 하는 게 저희 꿈이에요.

사용하는 녹용은 원산지가 어디인가요?

: 녹용은 러시아산과 뉴질랜드산을 최고로 쳐요. 저희는 그 둘을 쓰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사슴을 가둬놓고 키워요. 그러다 보니 먹이를 주는 것도 제한적이고 질병 예방한다고 항생제를 놓죠. 원래 효능이 떨어져요. 그렇다보니 국내산은 한의사들도 안 쓰죠.

아트리스팀은 어떠세요? 과정 중 피봇을 했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하셨는데요.

윤대표 :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강의와 매주 인터뷰를 통해 비즈니스모델을 디벨롭 시키면서 모든 분야에서 배움이 있었다고 느껴요.

피봇은 저희가 3, 4주차쯤 한 번 했었는데요.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저희 팀원 중에 저희 비즈니스모델에 대해서 이견을 가진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는 사회적인 가치를 조금 더 중시했거든요. 저희 비즈니스 모델에서의 사회적 가치는 조금 떨어지기에 그 부분에 대해 의견을 냈었어요. 그에 대한 회의를 하면서 피봇을 결정하게 됐고 발표 이후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받았죠.

가장 중요한 건 피봇 자체가 아니라, 피봇에 대한 의사결정과정이 잘못됐다는 거였어요. 의사결정이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게 하는 게 아니라고요. 이거 해보다가 안 될 것 같으니 그냥 바꾸고 또 바꾸고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해보고 안 되는 이유가 명확할 때 바꾸는 거라고 조언이었죠. 생각해보니 저희가 중간 쯤 인터뷰도 잘 안되고 사람들 평가도 밋밋하고 그래서 조금 흔들렸던 게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원래 모델로 돌아갔어요. (웃음)

아이템 상 BJ들과 팬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요. 매주 인터뷰를 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라면요?

팬들의 경우는 호의적일 거라는 제 예상과 맞아 떨어졌어요. 제가 보는 입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BJ들과의 접점에 대해서는 조금 괴리가 있더라고요.

제가 어제도 BJ를 한 분 만났는데요. 미국의 경우는 팬상품 문화가 깊어요. BJ들의 인지도도 꽤 있어 이런 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가 높죠.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는 미성숙 단계에요. BJ들 스스로도요. BJ들 스스로가 팬상품을 만들만큼 팬이 있는지에 대해 의아해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팬들과 인터뷰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주며 팬층이 이렇다고 알려주면 놀라고요.

그 외에는 팬상품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분들이 있었고 한편으론 팬들에게 직접 팬상품에 대한 요청을 받은 적 있다는 분들도 있었어요. 그 중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유준호님과는 10월에 팬상품 출시하기로 했죠. 세, 네 분 정도 모아서 시작을 하면 좋겠어서 계속해서 BJ들을 접촉 중이에요.

아트리스팀은 법인으로 진행하실 건가요?

: 아니요. 일단 개인사업자로 시작할 생각입니다.

아트리스팀의 수익모델이라면요?

: 두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BJ들은 팬상품을 만드는 것에는 별 이견이 없지만 직접 판매를 하는 거에는 인지도에 대한 우려가 있더라고요. 팬 입장에서 그냥 좋아서 눌렀는데 상업적으로 비춰지면 이미지가 하락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요. 그래서 제작 및 판매는 저희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판매에 대한 수익을 저희가 취할 생각이에요.

또 한편으로는, 판매용은 아닌데 BJ 중 저희를 통해 팬상품을 제작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저희가 원가에 디자인 비용을 받아서 제작하는 형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일 텐데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실 텐데,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나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해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 저희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접근할 수 상품을 만들 거예요. 사실 그간 녹용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점근성이 좋진 않았거든요. 녹용으로 모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하고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거예요. 추후에는 병원까지도요. 2년 안에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건 사용자들에게 유투브에 있는 재미있는 영상들을 개인 취향에 맞게 큐레이션 해주는 서비스예요. 영화추천앱인 왓챠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는데요. 이를 팬상품과 연계해서 하면 사용자들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거고, BJ들도 팬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고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어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크리에이터 시장이 작은 건 사실이지만 성숙될 거라고 생각해요.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분들을 위한 회사가 되도록 계속 노력할 거예요. 더불어 기존 방송에 대해 갈증을 느낀 분들이 저희를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이요. 비록 저희 팀이 어리지만, 그만큼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저희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앞으로도 헤쳐 나가겠습니다.

플래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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