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업무 환경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채용 시장에 퍼져 있던 이 같은 통념을 뒤집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신입 구직자들은 막연한 자율보다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매뉴얼이 갖춰진 조직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멤버앤컴퍼니가 운영하는 신입 채용 플랫폼 ‘자소설닷컴’이 취업준비생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직 성향 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호하는 기업 문화’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9.8%가 ‘체계적이지만 다소 수직적인 대기업 문화’를 선택했다. 반면 ‘자율적이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스타트업 문화’를 택한 비율은 10.2%에 그쳤다.

이는 MZ세대 구직자들이 조직의 유연성보다는 안정된 구조와 시스템 안에서 성과를 내길 원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자소설닷컴 측은 “구직자들이 업무를 지도해 줄 사수(선배)와 명확한 매뉴얼이 있는 환경을 성장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검증된 시스템 속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리적으로 직무 전문성을 쌓으려는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성장 방식에 대한 선호도에서도 ‘전문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선호하는 성장 환경’에 대한 질문에 과반인 59.0%가 ‘나의 직무만 깊게 파고들 수 있는 단일 직무 집중형’을 꼽았다. 과거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며 제너럴리스트로 성장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던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이직이 보편화된 고용 환경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입사 초기부터 확실한 직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