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시제, 11억 원 브릿지 투자 유치… “의류 봉제 현장 파고든다”

의류 공급망 특화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시제가 총 11억 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지난 프리-A(Pre-A) 라운드에서 13억 원을 투자했던 오다스톤인베스트먼트가 후속 투자자로 재참여했다. 또한,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박경철 원장을 비롯해 의료, 금융, 제조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략적 투자자로 동참했다. 기관의 후속 투자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참여는 시제의 기술력과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시제는 챗GPT와 같은 범용 AI가 해결하기 힘든 의류 산업의 특수성에 집중하는 ‘버티컬 AI(Vertical AI)’ 기업이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의류 산업 경력 평균 1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 구축한 도메인 지식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원자재 소싱부터 재단, 봉제, 검품, 포장, 물류에 이르는 15만 개 이상의 데이터를 단일 솔루션에 매핑한 ‘연쇄반응로직 아키텍처(SSOT: Single Source of Truth)’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AI가 작업지시서의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상 품질의 제품이 적기에 납품될 수 있도록 위협 요인을 예측한다. 회사 측은 해당 솔루션이 의류 벤더의 업무를 50% 이상 자동화하며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시제의 또 다른 강점은 소프트웨어와 실제 제조 현장을 연결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기술이다.

단순히 클라우드 상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봉제 기계 등에 부착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 데이터를 수집한다. 원단 불량률, 봉제 생산성, 병목 공정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자재와 인력 배치를 최적화하고 생산 일정을 조정한다. 화면 속 숫자가 아닌 공장 라인의 물리적 움직임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 솔루션은 이미 베트남 주요 생산 거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현장 도입 결과 생산성이 14%에서 최대 180%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최근 국내 중견 의류무역회사들의 도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시제는 이번 브릿지 투자를 발판으로 2026년 상반기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인준 시제 대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공급망 탄소발자국 공개 의무화로 인해 실시간 데이터 추적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시제는 ‘넷제로(Net-Zero) 패션’을 실현하는 제조 운영체제(Manufacturing OS)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댓글

댓글 남기기


관련 기사

투자

스마트교통 스타트업 ‘알트에이’, 그랜드벤처스 등에서 시리즈A 투자유치

투자

포레스트잘란, 시드 라운드에 50억원 투자 유치… 그랩·해시드 등 참여

투자

한국계 스타트업 ‘픽스업헬스’, 시드 투자 유치… “AI로 美 재활시장 공략”

투자

애그테크 ‘긴트’, 145억 규모 프리IPO 투자 유치… LIG넥스원·호반그룹 등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