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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벤처투자 제도 전면 개편…투자 혹한기 속 ‘숨통’ 트이나

투자의무 3년→5년, 민간 모펀드 문턱 절반으로…초기 투자 위축 해소는 숙제

2025년 벤처투자 시장은 ‘양극화의 해’였다. 더브이씨에 따르면 투자 건수는 1,155건으로 전년 대비 33.2% 급감했지만, 투자 금액은 6조 5,724억 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형 딜이 전체를 견인한 결과다. 초기 라운드 투자는 약 30% 감소했고, AI 분야 쏠림은 심화됐다. 현장에서는 “투자 금액은 유지됐지만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6일 발표한 ‘2026년 새해 달라지는 벤처투자 제도’는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벤처 4대 강국 도약 종합대책’의 후속 입법으로, 정부는 2030년까지 AI·딥테크 스타트업 1만 개 육성, 유니콘·데카콘 50개 창출, 연간 벤처투자 40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벤처투자회사의 투자의무 이행 기간 완화다. 기존에는 등록 후 3년까지 매년 1건 이상 투자가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3년까지 1건, 5년까지 추가 1건만 투자하면 된다. 7월 1일 시행된다. 첫 펀드 결성에 시간이 걸리는 신생 운용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투자 기업이 사후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 5년 내 매각 의무도 폐지됐다.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의 경우 9개월 지분 처분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대기업 M&A 시 VC의 강제 매각 압박이 줄어들지만, 업계가 요청한 12개월보다 짧아 아쉽다는 반응도 있다.

민간 벤처모펀드 진입 문턱도 낮아졌다. 최소 결성 규모가 1,0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최초 출자금액은 20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각각 절반 수준이 됐다. 그동안 1,000억 원 문턱은 소수 대형 운용사만 넘을 수 있었다. 중형 운용사의 민간 모펀드 도전이 늘어날 전망이다.

업무집행조합원(GP)이 운용하는 개별 펀드(20%) 투자 의무는 폐지된다. 전체 펀드(40%)에 대한 의무만 적용돼 펀드별 특성에 맞는 운용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외국인 투자자가 별도 환전 없이 달러로 출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법인의 민간 벤처모펀드 세액 공제율이 출자 증가분의 3%에서 5%로 상향됐다. 벤처투자조합이 투자목적회사(SPC)를 통해 투자하는 경우에도 직접 투자와 동일한 세제 혜택이 적용된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모태펀드 존속기간 연장 근거 마련이다. 2035년까지로 규정된 모태펀드 존속기간을 10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모태펀드는 한국 벤처투자 생태계의 핵심 앵커다. 2035년 만료 시 시장에 미칠 충격이 컸는데, 연장 근거가 마련되면서 AI·딥테크 등 회수 기간이 긴 분야에 장기 투자가 가능해졌다. 벤처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정기금 범위도 「국가재정법」상 모든 기금으로 확대된다.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도 낮아진다. 전문개인투자자 등록 요건이 최근 3년 1억 원에서 5천만 원으로 완화됐고, 개인투자조합의 상장법인 투자 비중 상한도 10%에서 20%로 상향된다. 비수도권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지역 소재 초기창업기업 투자 목적의 경우 법인 출자 한도가 최대 49%까지 확대된다.

피투자기업이 아닌 제3자에게 과도한 연대책임을 지우는 행위 금지 규정도 창업기획자, 개인투자조합, 벤처투자조합 전반으로 확대 적용된다. 그동안 연대보증 관행이 재창업의 발목을 잡았는데, 창업자의 폐업 이후 재도전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제도 개편은 VC 업계가 요구해온 규제 완화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다만 2025년 벤처투자 시장의 핵심 문제였던 ‘초기 투자 위축’을 직접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규제 완화가 실제 투자 증가로 이어질지는 시장 상황에 달렸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이번 제도 개편은 벤처투자가 보다 유연하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전면적으로 정비한 것”이라며 “벤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투자 규제 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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