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On 현장 취재] 이택경, 김길연, 장병규 대표와 함께하는 개발자 이야기
다음 대표 최세훈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된 DevOn. 국회에 들어가서 6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소통이 잘 되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DevOn에서는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서 좋다고 밝히며 시작했다.
첫번째 시간은 대담으로 시작되었다. 프라이머의 이택경 대표,블로홀스튜디오의 장병규 대표, 엔서즈의 김길현 대표가 그 첫번째 대담을 하며 시작을 했다.
Q: 과연 모든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것이 맞을까?
김길연 대표: 처음엔 쉽게 생각했었다. 휴학을 하고 창업을 했었는데, 당시엔 빠른 시간 내에 창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창업은 인생을 걸어야 한다. 망하면 다른 일을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취업을 하려면 대표였기 때문에 난감한 경우가 생긴다. 창업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
장병규 대표: 창업을 모든 사람들이 할 필요가 없다. 창업자로 산다는 것은 여러 삶의 종류 중 한 형태다. 좋은 점은 창업을 하면 스스로의 삶에 대해 진지해질 수 밖에 없다. 매일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이택경 대표: 다음이 첫번째 창업이었는데 다행히 안망해서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망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요즘 생각해보기도 한다. 모든 사람이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Q: 프라이머팀을 보다보면 개발자들로만 팀을 만들어서 창업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1세대 인터넷 업체들은 초기 멤버들이 다 개발자였다. 다음의 경우도 개발자 중심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과연 개발자들의 기획이나 경영을 잘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길연 대표: 오덕이 무슨 사업을 하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발자의 장점을 잘 살리면 팀을 결속하게 만드는 기본 가치가 된다. 이 기본가치가 기획이나 경영까지 아우를 수 있다.
장병규 대표: 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발자가 기획이나 경영이 가능하느냐와 기획자나 경영자가 개발자가 될 수 있느냐를 비교해보면 될 것 같다 기획, 경영도 전문 분야이기 때문에 개발자도 열심히 공부하고 시행착오가 많을 것이라는 마음 가짐만 가지고 있다면 될 것 같다.
이택경 대표: 개발자가 있는 팀은 어떻해든 상품을 만들어내고 SI로 돈을 끌어올 수 있지만 기획자나 경영자로만 되어 있는 팀은 상품을 못 만들거나 외주를 주다가 돈이 떨어지면 망하는 경우가 많다. 경영을 전공했다고 경영 전문가가 아님을 염두해야 한다.
Q: 요즘은 개발자들의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 될 것인지,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장병규 대표: 개발자의 의미가 여러가지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창업을 해야 하는 개발자는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못푸는 문제를 푸는 프로그래머나 효율성이 10배는 높은 프로그래머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개발자는 계속 부족할 것이라 생각한다.
김길연 대표: 알고리즘을 놓고 구현하는 것을 취미로 모여서 하는 모임은 계속 부족한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현재 모바일 시대가 또 왔기 때문에 이노베이션과 발전이 있는 곳이라 찾기는 힘들지만 수요가 계속 있을 것 같다. 우리 회사도 7개 국가의 개발자가 일하고 있다.
이택경 대표: 어떤 직종이든 수요와 공급이 항상 달라지는 것 같다. 어떤 직종이든 사양되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전문가는 항상 부족하고 대우를 받게 된다. 앞으로 개발자들도 대우를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Q: 한국은 학벌사회라 개발자도 학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장병규 대표: 투자와 학벌이 연관이 있느냐 묻는다면 당연히 연관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할 때 그것을 기준으로 하느냐를 보면 그렇지 않다. 하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결과론을 보고 학력이 있어야 투자를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을 기존으로 하지는 않는다.
김길연 대표: 망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면 창업할 때 도메인이 다른 것 같다. 정말 기술이 중요한 부분은 학력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서비스 쪽은 오히려 학력과 무관한 것 같다. 망하지 않기 위해서 개발 쪽은 학력이 있는 전문가들을 뽑게 되는 것 같다.
이택경 대표: 학력을 전혀 보지 않는다는 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 다만 사람마다 그 강도가 다른 것 같다. 학력만 보는 사람도 있고, 실적을 보는 사람도 있다. 프라이머에는 학력을 적는 란이 없다. 하지만 분야에 따라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에 기반한 서비스는 학력과 무관하지만, 보안과 관련된 알고리즘이 필요한 것이라면 학력이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실적이 중요한 것이 있다.
Q: 아이디어 창업과 기술 창업으로 나뉘어지는데, 최근에는 너무 아이디어 창업이 너무 많아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길연 대표: 아이디어 창업이 부럽다. 개발에 매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습관적으로 눈감고 불편한 점을 생각해서 어떻게 풀수 있을지 생각하곤 한다.
장병규 대표: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생각해볼 것은 아이디어 창업은 배끼기 쉽다는 것이 있다. 아이디어 창업을 할 때는 실행력이나 학습력을 볼 수 밖에 없다. 빨리 실행해서 나온 결과를 빨리 학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택경 대표: 아이디어만으로는 위험하고 실행이 중요하다.
장병규 대표: 테트리스의 경우는 디펜스가 가능한 아이디어 창업인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아이디어만 강조하는 것은 확률이 많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비즈니스 기회는 있다.
Q: 세간에 창업에 대한 미신들이 보이는 것 같다. 창업하면 멋지게 보일 것 같다는 로망도 있는 것 같다. 한 창업 후배가 창업하면 멋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머리 아프고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다. 꿈은 크게 가지더라도 한걸음부터 시작하라고 말을 한다. 단계별로 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점을 조언하고 싶은지?
장병규 대표: 추석이나 명절에 가서 창업을 한다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창업은 남들이 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안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다. 개인마다 다르다. 조언을 듣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보다 왜 저런 조언을 했는지 생각해봐야 하고 철학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김길연 대표: 창업 전과 창업 후 6개월까지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다. 명함에 사장이라고 찍히면 기분은 좋은 것 같다. 어느 날 호프집에 갔더니 전부 사장님이었다. 6개월 후부터는 월급 생각하면서 피부에 와 닿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책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직접 창업한 사람들의 책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창업 뿐 아니라 기존 조직에서 할 수 있는 것들도 있을 것 같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김길연 대표: 출퇴근 시간이 없다. 그러나 일년에 한두번씩 싸운다. 안보이는데 어떻게 일을 하냐는 불만들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행력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장병규 대표: 소통이란 단어가 있다. 내부 조직이 이노베이션이 되기 위해서는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내부적인 시각만으로 이노베이션은 코스트가 높은 것 같고, 내부와 외부의 시각이 합쳐졌을 때 이노베이션이 될 수 있다. 의도적으로 포맷을 만들고 효과를 노려서 내외부의 시각이 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속해야 이노베이션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 그만큼 내부적인 이노베이션은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요즘은 여러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툴들이 많아서 환경이 좋아진 것 같다. 개발자분들도 개발만 꾸준히하는 것보다 참여와 소통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Q: 전공도 전산이었고, 취미도 전산이었다. 그래서 창업까지 하게 되었다. 2005년에 비즈니스 연수를 하고 국내에 들어왔는데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공무원 준비에 몰빵하고 있었다. 그 때 든 생각이 정말 저 사람들이 적성에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 수요 공급에 대입해보면, 현재는 대기업들이 개발자를 다 흡수하고 있는데, 앞으로 인도같은 곳에서 개발자를 수입해야 할지하는 생각도 든다. 10년 후 개발자 환경은 어떨 것 같은가?
장병규 대표: 후배가 연락이 왔는데, 인도 개발자를 교육시켜주는 후배였다. 그 친구의 말은 내 일자리를 뺏을 사람을 가르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말을 했다. 그만큼 개발자는 글로벌하다. 글로벌 환경이 많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만, 굉장히 큰 기회기도 하다. 점점 글로벌이 플랫해지면서 개발자들에게 엄청난 기회들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멋있는 개발자 구루들이 한국에서도 나올 것이라 믿는다. 10년 쯤 후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김길연 대표: 현재 7개국의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다. 왜 한국에서 개발하냐고 물어보면 한국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비즈니스의 성취감은 호흡이 굉장히 긴 것 같다. 개발이라는 것만큼 좋은 직업이 없는 것 같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외부 질문1 : 개발자의 수명이 언제까지 일까요?
김길연 대표: 인도 개발자가 있다. 맥주 마시며 상담을 한 것이 인도에서 사업을 내고 싶다고 했다. 20년 후에도 개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리산에 들어가서 개발을 하고 싶다고 답변해 주었다.
장병규 대표: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뇌의 활동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뇌에 좋은 것이 생긴다. 뇌는 인간의 신체 장기 중에 가장 오래 활동하는 장기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이택경 대표: 다음 CTO로 있을 때 다음 개발자를 2트랩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한 부류는 구루로 만들고 한 부류는 메니저로 만들고 싶었지만 역시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머리를 쓰는 것이기 때문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외부 질문2: 창업을 하려고 하는데 개발을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
장병규 대표: 정말 힘들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될 것 같다. 성공이 쉬울까? 성공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어떻해든 답을 찾아야 한다. 정말 벨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파트너인지 질문해보고 YES라면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 성공은 원래 어렵다.
외부 질문3: 오픈 멤버를 어떻게 모아야 하고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이택경 대표: 사람 뽑는 것이 정말 힘든 것 같다. 처음엔 인맥과 학연으로 뽑은 것 같다.
김길연 대표: 창업멤버는 주변에서 찾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장병규 대표: 다른 관점에서 보면 최근에 이런 행사들이 많이 있는 것을 잘 활용했으면 좋을 것 같다. 물이 있는 곳에 가야 물고기가 있다. 가만히 앉아서 창업 멤버를 찾는다는 사람을 보면 좀 답답하다. 창업을 하고 싶고, 경영자를 구한다면 경영학과로 가야 한다. 개발자를 찾는다면 DevOn에 가야 한다.
사진: 조상래 / 글: 이종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