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75] ‘프레쉬’한 IT 정보가 필요하다면 아웃스탠딩을 찾아달라
기자출신 업계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PR이나 콘텐츠 담당이 주 포지션이다. 이런 추세에 이색적인 사례가 생겼다. 기자에서 기자로, 매체에서 매체로 독립한 경우다. 2015년 1월 16일 창간한 아웃스탠딩의 최용식, 최준호 기자가 그 주인공이다.
‘독자는 부모다’라는 신념 아래 시작한 이들은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IT 업계 소식을 쉽고 빠르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하루가 짧다고 했다. 창작의 고통과 흥행의 부담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쉬’한 IT 매체를 지향하는 아웃스탠딩의 두 주인공을 만났다.
(왼쪽부터)최준호-최용식 아웃스탠딩 기자
본인 소개 부탁드린다.
최용식 기자 (이하 ‘용’) : 4년 6개월 간 뉴스토마토 소속 기자였다. 최근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최준호 기자와 의기투합해 아웃스탠딩으로 독립했다. 이제 대표냐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우리 둘 다 기자 외에는 특별한 직책은 정하지 않았다. 편히 기자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최준호 기자 (이하 ‘준’) : 대학 졸업 이후 경인일보에서 잠깐 기자 생활을 했고, 이후 1년 정도는 대기업 마케팅 인턴 등 다른 일을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기자가 내 적성에 가장 잘 맞다는 판단을 내렸고, 뉴스토마토 신입으로 입사했다. 2년 정도 뉴스토마토 소속으로 활동했고, 최용식 기자와 아웃스탠딩을 함께 하게 됐다.
‘2015년 1월 16일’에 창간한 아웃스탠딩은 어떤 미디어인가?
용 : ‘프레쉬’한 IT 정보를 담아내는 매체다.
준 : 읽기 쉬운 IT뉴스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독자가 IT나 투자, 경영, 경제 분야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글을 쓴다. 더불어 콘텐츠 유통에 있어서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의 힘을 빌린다기보다 SNS를 잘 활용하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선배가 페이스북에 포스팅 했던 내용이 있다.
최용식 아웃스탠딩 기자 페이스북 2월 5일 자 포스팅
아웃스탠딩(Outstanding)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준 : 기존의 미디어들이 많이 쓰는 ‘-일보’나 ‘-데일리’ 같은 이름은 피하고 싶었다. 신선한 이름으로 짓고 싶어서 여러 가지를 막 던지던 중이었다. ‘아웃스탠딩’도 그렇게 나온 단어였는데, 선배가 “이거다!”라고 하더라.
용 : 아웃스탠딩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좋다’라는 것과 ‘다르다’라는 것이지 않나. 우리의 가치관이나 정체성, 비전에 딱 맞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IT 시장에 대한 어떤 가능성을 보고 IT 매체로 독립한 것인가?
용 : 소프트웨어만 하더라도 GDP 6%까지 성장 중이다. 여기에 하드웨어까지 더하면 더 커진다. IT는 매년 10%이상 성장하는 유일한 산업이다. 벤처캐피탈 안데르센 호로위츠의 공동 설립자 마크 안데르센이 “소프트웨어가 모든 걸 집어삼킬 것이다”라고 했듯이 IT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사회와 모든 산업을 관통한다고 생각했다.
2000년대 전후로 수많은 IT관련 미디어들이 나왔다. 매우 특이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IT관련 기자들이 전통매체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뉴미디어로서의 IT매체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고, 평소 관심이 많았던 차에 ‘직접 해보자’가 된 것이다.
준 :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우버가 나왔듯이 기존 매체에 대한 아쉬움을 개선해낼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걸 직접 하게 된 셈이다.
아웃스탠딩의 타겟 독자라면?
준 : 현업의 30-40대 IT종사자들을 주 타겟으로 봤지만, 실제 독자층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연령대로 나누기보다 IT 종사자 또는 IT 관심자들이라 보고 있다.
존재하고 있는 스타트업 미디어 3사와 차별점이라면 무엇인가?
준 : 스타트업 분야는 경제지에서 새로 개척하고 있는 분야에 해당한다. 기존 미디어들은 게임 담당 기자, 하드웨어 담당 기자 등을 나눠놨지만 독자들은 기자의 소속이 어디인지를 보지 않는다. 이미 산업이 융화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IT 미디어로서 통신, 포털, 하드웨어, 인터넷 비즈니스, 스타트업 등을 모두 가져가고 싶다. IT산업 전체를 한꺼번에 설명해 줄 수 있는 매체가 되고 싶은 것. 스타트업에 관해 일가견이 있는 3사(플래텀, 비석세스, 벤처스퀘어)와는 보고 있는 시장이 조금 다르다.
용 : 독자층이 겹치는 부분도 분명 있긴 할 거다. 독자들에게 아웃스탠딩은 콘텐츠 팀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다른 미디어들이 배급과 퍼블리싱을 한다면 우리는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집단인 것. 이러 부분 역시 차이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용식 아웃스탠딩 기자
미디어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초기 계획이라면?
용 : ‘스피드’냐 ‘완성도’냐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스피드’를 선택했고. 사전에 블로그(스타트업 리포트)를 통해 테스트를 많이 했었기에 운영에 대한 시행착오는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준 : 덧붙이자면 운이 좋게도 이슈거리(엔씨소프트-넥슨 건)가 금방 생겼다. 초기에 매체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됐었던 것 같다.
빠른 기사화 외에 운영기준이라면?
용 : 독자에 대한 빠른 피드백이 마케팅이자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댓글은 매체에 대한 호기심이자 긍정적인 신호라고 본다. 보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어떤 피드백이든 최대한 수용하려 노력하고 있고.
준 : 우리 유통채널은 SNS가 전부다. 현재 가능한 한 SNS에 집중하고 있다. SNS는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사람과의 관계 맺기가 중요한데,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댓글 하나를 다는 것에 30분 동안 고민한 적도 있다. SNS를 통한 유통은 이전 사례가 없기 때문에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배워나가는 중이다.
현재까지 매체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좀 어떤가?
준 : 하루 평균 만 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 고무적인 건 블로그를 운영할 때는 평균 만 명 달성하는 것에 6-7개월이 걸렸는데, 아웃스탠딩은 빠른 시간 내에 만 명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리포트에서 아웃스탠딩으로 독자 이전이 잘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 여기고 있다. 업계의 응원도 많이 받고 있고.
아울러 MAU(Monthly Active Users)와 같은 수치적인 요소보다 의미 있게 여기는 건 페이스북에서 아웃스탠딩을 매체로 인정해주며 기사가 언급이 잘 되고 있다는 점이다. 콘텐츠가 자칫 특이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수용이 잘 되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웃스탠딩의 콘텐츠에 대해 좋다는 의견과 가볍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균형을 맞추는 것에도 고민이 많을 텐데?
용 : 고객우선주의라는 말이 있지 않나. 구글만 해도 불편하다고 여기는 어떤 것이 있으면 1주일도 안되어 고쳐져 있다. 내가 직접 요청한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사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이다.
미디어는 이런 노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다. 고객 친화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본 것. 기사의 형식을 파괴하더라도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다’고 여기면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사실 소속 기자 시절, 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며 퍼즐 맞추기라는 느낌을 받은 적 있다. 데스킹을 거치기 위해 텍스트들을 구겨 넣는 느낌이랄까. 스트레이트 체로 쓰는 것이 싫었다. 충분히 조금 더 쉽게 쓸 수 있는데 말이다.
현재 저희가 쓰는 콘텐츠들은 스타트업 리포트에서 테스트를 통해 나온 형식이다. 대중성과 기사의 깊이를 모두 잡는 것이 저희의 목표다. 이것이 충돌이라 보지 않는다. 현재 저희 콘텐츠들이 쉽게 읽힌다고 해서 기사의 질이 떨어진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방향 역시 쉽고 깊이 있는 뉴스를 만들기 위해 발전해 나갈 것이다.
형식의 다양화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현재 아웃스탠딩의 콘텐츠는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있다. 웹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준 : 웹과 앱 두 가지 형식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저희의 욕심이다. 기술적으로도 고도화 하고 싶지만 현재 인력과 자금에 대한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 기사 하나를 만드는 데 3, 4일이 걸릴 때도 있기에 현재로서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기반을 닦은 뒤 차차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용 : 현재 기사의 형식은 4-5개 정도 된다. 기존의 기사 형식이 스트레이트 기사, 박스 기사, 르포 기사 등인 것처럼, 우리도 아웃스탠딩 성격에 맞는 형식들을 점점 다양화해나갈 계획이다. 불편한 것은 최소화 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할 것.
최근 기자출신의 업계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두 분은 매체로 독립한 경우인데, 기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사명이라면?
용 : 20대 남녀라면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사회를 바꾸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고.
우리는 50년 동안 압축 성장을 했기 때문에 아직 가치관의 혼란이 있을 수도, 악습이 잔존해 있을 수도 있다. 어려서 부터 ‘글은 좀 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글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기자가 됐다.
특히 정보의 민주화, 정보의 접근성 등을 항상 중시해왔다.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나 단어들은 독자들이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뀌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재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첫 사명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준 : 기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2007년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떠났을 때였다. 보통 유학생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각종 정보를 얻었었는데, 1달 정도가 지나니 그 역시도 볼게 없더라. 당시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했던 적이 있는데, 가게로 토론토 지역지가 들어왔다. 그 안에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알 수 없는 각종 정보들이 빼곡히 수록되어 있었다. 그 때 ‘아, 이런 진짜 정보를 전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돌아와서 기자가 되었다. 물론 전통적인 저널리즘 정신은 기반에 가지고 있었고.
학창시절에 IT 분야에 대해 쓸 만한 정보가 없었다. 어떤 정보를 얻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도 정보가 너무 어렵고 현실적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들이 중고생들이 삶의 방향을 잡는 것에 작게나마 일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IT 분야로 구직이나 이직을 희망하는 분들에게도 모두.
서로를 동업자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용 : 이 친구(최준호 기자)의 실행력과 추진력이 좋았다. ‘공자님도 가만히 있으면 벙어리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기자는 움직이고 실제로 추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데 이 친구가 딱 그랬다. 그 점이 스타트업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 파트너로서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뉴스토마토에서 함께 일할 때 처음부터 말을 잘 알아듣는 편이었고, 뉴미디어에도 관심이 많아 대화가 잘 통했다. 그 전에는 내가 ‘페이스북을 해야 한다’, ‘딱딱한 기사체를 포기해야 한다’ 등 파격적인 주장을 하면 다들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이 친구는 그 말을 이해해주더라.
준 : 나는 항상 선배 기사를 따라하고 싶었다. 취재하고, 기사 쓰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존경심이 들었거든. 기사 하나 쓸 때도 정말 꼼꼼하게 작성하고, 취재에서 언급된 어려운 부분들은 본인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썼다. 나도 그렇게 쓰려 항상 노력하지만 아직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런 선배가 나를 믿고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했을 때 내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오히려 감사했고 기회라고 생각했다.
초기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용 : 구체적인 금액을 밝힐 수는 없다. 둘이서 초기 자금을 마련했다.
추후 지분 구조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투자유치 계획이라면?
용 : 아직 법인 설립 전이다. 최대주주가 본인이 되더라도, 최준호 기자 역시 적지 않은 오너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투자유치는 계획 중에 있다. 버즈피드와 같은 해외의 선사례도 있는 상태이고, 실제로 관심 있는 엔젤 투자자들도 몇 있다. 목표하는 마일스톤을 달성하면 엔젤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단기 마일스톤이라면?
준 : 현재 1만 명 수준인 일간 방문자수를 5만 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정도가 된다면 온라인 미디어로서 부끄럽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 전까지 기자로서 열심히 글을 써야지.
구상하는 BM이라면?
용 : 1년 정도 뒤에는 콘텐츠 비지니스를 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커머스 등으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그를 위해서 일단 독자들의 충성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중요한 건 네트워크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라면?
용 : 아웃스탠딩으로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말은 오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믿어주시고 기대를 보여주시는 분들에게 저희가 보답할 수 있는 건 항상 겸손하고, 늘 배우는 것.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일 거다. 약속하겠다. 많이 기대해 달라.
준 : 오픈한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다.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기존 언론의 잣대로 아웃스탠딩을 보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과감한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수용하고 개선해나가겠다. 이제 갓난아기인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무럭무럭 잘 클 수 있게 예쁘게 봐주길 바란다.
인터뷰 정리 : 김상엽 인턴기자, 사진촬영 : 박노권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