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루프페이 인수, 삼성페이는 어떤 모습일까?
(학주니 이학준) 이번에 삼성전자가 인수한다고 발표한 루프페이(LoopPay)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애플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를 대항하기 위해서 삼성이 선택한 방식이 루프페이라는 얘기인데 이미 작년부터 루프페이 인수설이 나돌기는 했지만 이번에 구체화되어 인수된다고 공식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삼성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을 비롯한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에 마저 밀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앞섰던거 같다.
루프페이는 어떤 서비스?
이번에 삼성이 인수한다고 발표한 루프페이는 신용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두고 신용카드 결제를 할 때 사용하는 POS 시스템과 연동하여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루프페이는 신용카드 정보를 루프페이 전용 카드리더기를 스마트폰의 이어잭에 끼우고 거기서 읽은 정보와 자기장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한 후 카드 결제를 할 때 자기장 정보를 이용하여 신용카드가 결제 단말기를 긁을 때 나오는 자기장과 동일한 자기장을 별도의 단말기(루프페이의 핵심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듯)를 통해 발생시켜 결제 단말기가 동일하게 결제 정보를 인식할 수 있게 만들어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즉, 신용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긁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도록 동일한 신호를 결제 단말기에 전송하는 방식이기에 결제 단말기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것이나 루프페이 단말기를 쓰는 것이나 같은 효과를 줌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루프페이는 신용카드 뿐만이 아니라 마그네틱 방식으로 결제나 포인트 충전, 사용을 하는 일반 포인트 카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루프페이를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갖게 되었다. 물론 가맹점 입장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루프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기 위한 별도의 리더기와 카드와 동일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한데 리더기는 어차피 갖고 다니는 용도가 아니지만 자기장 발생 장치는 지갑 대신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을 갖고 있다. 그래서 루프페이 홈페이지에 보면 배터리 형식도 있고 스마트폰 케이스 형식도 있고 열쇠고리 형식도 있고 다양한 형식의 루프페이 단말기가 있음을 보게 된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루프페이, 그 기술 인수의 의미는?
일단 삼성이 루프페이를 잡은 이유는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애플의 애플페이를 잡기 위함이 가장 클 듯 싶다. 거기에 중국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알리페이를 견제하기 위함도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물론 애플페이 방식과 알리페이 방식은 좀 다르고 삼성이 인수한 루프페이 방식은 알리페이보다는 애플페이의 컨셉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루프페이의 현재 포지션과 앞으로의 기술 변화, 트랜드의 변화 등을 볼 때 과연 루프페이의 인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앞서 얘기했듯 루프페이는 기존의 구축되어있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즉 POS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루프페이는 어쩌면 페이크 자기장을 만들어서 POS를 속이는 방식으로 입력이 같으면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게 만든다는 POS 시스템의, 아니 대부분의 전자시스템의 맹점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는데 내부에 별도의 인증, 검증 프로세스가 빈약한 마그네틱 카드 시스템의 헛점을 약간은 유용하게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루프페이는 이런 마그네틱 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전송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특허를 지닌 회사인지라 루프페이 자체는 안전한 결제 시스템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마그네틱 카드 시스템의 해킹 사고들이 몇번 일어났었던지라 불안한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현재 미국은 마그네틱 카드 시스템에서 IC 칩 기반의 카드로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이다(한국의 경우에도 올해부터 마그네틱 카드를 이용한 체크카드 시스템은 사용이 불가능하고 IC 칩 기반 카드만 사용할 수 있게 바뀐다. 물론 신용카드 결제는 한동안 그대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뭐 이런저런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현 시점에서 루프페이가 갖고 있는 장점은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기존의 마그네틱 카드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 입장에서는 루프페이를 위해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애플의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에서 별도의 NFC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그런 수고가 필요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런 에코시스템을 위해서는 많은 가맹점 확보가 필수적인데 루프페이는 그런 수고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제점은 당연히 있다. 앞서 얘기했듯 마그네틱 카드 관련 기술을 이용했기 때문에 현재 미국이나 한국에서 바뀌어가고 있는 카드 시스템의 트랜드에 뒤지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3~4년 정도는 유지할 수 있겠지만 롱텀으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기술이다. 루프페이 홈페이지에 보면 IC 카드를 인식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카드를 함께 인식하는 단말기 개발이 안이뤄진거 같다(즉, 아직은 인식할 수 없다는 얘기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리더기와 자기장 발생 단말기, 즉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삼성이 삼성페이에 루프페이 기술을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새로 개발하여 발표하는 신형 스마트폰에는 자기장 발생 장치가 내장(임베디드)되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적어도 자기장 발생 단말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는 없을 듯 싶으나 신용카드를 저장하기 위한 단말기는 어쩔 수 없이 별도로 갖고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꽤나 불편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자기장 발생 장비가 내장되어 있어야 할테니 그 만큼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많이 차이가 나지는 않을 듯 싶지만.
미래의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기술을 가져왔는데…
결국 삼성은 현재의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나름대로의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갖고 가면서 차기 모바일 결제 시장에 대한 준비를 하기 위해 루프페이를 인수하고 기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의 경우에는 지문인식과 NFC 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에 당장에는 많은 가맹점 확보를 할 수 없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루프페이를 인수한 삼성의 경우에는 이미 확보된 가맹점을 통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빨리 진입하여 시장에 대한 내성 및 경험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시장의 예를 들어보면 애플페이와 루프페이의 가맹점 확보율이 5% : 95%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만 봐서도 빠른 시장 진입 및 선점 효과를 가져가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현재의 루프페이 방식보다는 애플페이의 방식이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삼성은 미래보다는 현재의 기술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왜? 먼저 시장에 대한 경험을 쌓고 한편으로 미래 모바일 결제 기술에 대한 발굴 시간을 벌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의 루프페이 인수에 대해서 주변의 많은 분들이 왜 과거의, 한물 간 기술을 인수하려고 할까 하는 얘기를 많이 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이제는 퇴보된 기술이라고 알려진 마그네틱 카드 기술 관련이기 때문이며 현재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기술이 아닌 별도의 기술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란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미국 시장에서는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적어도 2~3년 정도는 더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라이프사이클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은 든다. 루프페이 인수에 얼마나 돈이 들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의 기술 확보를 위한 시간벌기 및 인프라 확충 차원에서 본다면 충분히 투자할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는 생각이 함께 들어서 말이지.
루프페이가 어떻게 삼성에 녹아들어갈 것인지는 곧 나오게 될 삼성페이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출처원문 : 애플의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이 선택한 방식, 루프페이 인수. 과연 현재의 기술로 미래의 기술을 얼마나 견제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