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 화창베이 전자상가에 가보니
심천(深圳, Shenzhen)은 중국의 계획경제로 탄생한 경제특구로 소위 ‘제조업의 성지’로 불리우는 곳이다. 설계도 혹은 제품 샘플만 있으면 대량생산에서 소량생산까지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2014년 기준 전세계 휴대폰의 약50%를 생산하는 국가 중국에서 약70% 생산지역이 바로 이곳이다.
심천이 하드웨어의 성지라 불리는 이유는 산업 디자인과 기구 설계와 전자회로 설계를 아웃소싱할 수 있는 수십, 수백 개의 디자인 하우스가 있고, CNC 및 진공 주조 등을 통해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는 공장도 즐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그만큼 제작 도구가 널리 보급되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근래 스타트업의 트렌드가 제조업으로 다각화하면서, 세계 곳곳의 창업자들이 심천을 찾아오는 중이다. 심천 현지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호응해 심천 제조 생태계에 이들을 품으려 노력중이다.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하드웨어 엑셀러레이터들이 심천에 본거지를 두고 인큐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심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화창베이 전자상가다.
심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다양한 재료를 싸게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바로 화창베이 전자상가(이하 화창베이)가 있다. 더불어 프로토타입 전문 제작소와 아웃소싱 디자인하우스 등 또한 전자상가 근거리에 위치하여 프로토타입을 빠른기간에 완성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테크노마트와 같은 10층 이상 대형 상가를 포함해 70여개 상가건물이 나열되어 있기에 지나치게 넓고, 부품 판매점이 종류에 맞게 몰려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 건물에 산재되어 있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이것도 방법을 알고나면 해결할 수 있다. 화창베이의 웹 사이트에서 부품을 검색하면, 해당 부품을 판매하는 점포의 건물과 호수가 명확하게 나온다. 이를 근거로 찾아가거나 위챗으로 주문한 뒤 제품을 찾아오거나, 택배로 받으면 된다. 대부분의 개발 보드나 부품은 한국의 반값 이내에 구입할 수 있다.
이곳의 또다른 특징이라면, 작은매장이 다수 몰려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객행위가 없다는 것이다.
화창베이 전자상가에서 두 개의 매장에서 부품 판매를 하고 있는 진레이씨(32)는 “이곳(화창베이)을 둘러보면 좁은매장에서 부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서 영세해 보이지만, 그 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직원이 300명 이상되는 곳도 있다. 보이지 않는 곳이 더 크다. 더불어 이곳 부품상가는 호객행위를 하지않는다. 매장을 살펴보면 매장직원들이 택배상자에 부품을 넣고있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게 될거다. 거래가 위챗으로 이루어져, 주문받은 물품을 패키징하는 것이다. 이곳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거래패턴이다.”라고 말한다.
화창베이에서는 모조제품들도 다수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샤오미의 로고와 외장을 그대로 흉내낸 카피캣 뿐만 아니라, 다미(Da Mi, 大米, 샤오미는 小米)라는 자체 로고를 붙인 샤오미 카피맷 브렌드는 유명하다. 샤오미의 오프라인 매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구분법을 잘 모르면, 가격에서 동하게 되는 부분이다. 더불어 샤오미의 정품제품을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매장도 있다. 참고로, 샤오미 배터리의 경우 인쇄된 글자가 선명할수록 모조품일 확률이 높다.
이렇듯, 화창베이는 중국의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하지만 현재 미래쪽에 무게가 실리는 중이다. 더불어 제조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터전으로 변모해 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