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N 굿잡이 좋은 회사를 소개시켜 드립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_로아컨설팅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조직의 입장에 따라 직무를 행해야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감정노동자라고 부른다. 좀 더 흔한 말로는 서비스업 종사자 정도가 있다.
나도 대학생 시절,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서비스업에 발을 담갔던 적이 있다. 서비스업의 대부분이 긴장된 자세로, 사람들을 대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몸이 힘든 건 두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경험상 몸이 힘든 것보다 더 괴로운 건 사람들을 상대하며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라고 확신한다. 오죽 하면 정부가 나서서 감정노동자를 위한 지침까지 마련했겠는가.
감정노동자의 스트레스, 우울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 사고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최근 3개월 이내의 뉴스만 봐도 그 이유는 빤히 보인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감정노동자들은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이게 어딜 봐서 스트레스 받은 얼굴들인가.
플랫폼 전략 리서치/컨설팅 전문기관 ‘로아컨설팅’의 구성원들 역시 감정노동자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트레스 받을 새도 없이 그 스트레스를 푸느라 정신없다.
그들만의 방법, 그들만의 노하우로 스트레스를 풀어나가는 로아컨설팅 감정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와인 무한 제공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참 여러 가지 이유로 술을 마시곤 한다. 직장 내 인간관계가 힘들 때, 업무가 넘쳐날 때, 회사에 비전이 보이지 않을 때, 혹은 그냥. 대부분 그냥 직장인이라는 핑계로 술을 마신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는 간경화, 간암 등 온갖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이 간다.
그래서 늘 ‘딱 한 잔만, 간단하게’라고 주문을 외우며 술자리에 가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결론을 알고 있다. 결국 지나친 음주를 하고 말 것이다.
로아컨설팅에는 스트레스 해소도 하고, 음주도 할 수 있는 꿈의 공간이 있다. 바로 사내 미니와인바 ‘A see bar’. (발음에 주의하길 바란다. 물론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맞다.)
나도 여기 가보고 싶다. A see bar…
‘사무실의 자투리 공간을 쉼터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의견에서 시작된 이 와인바에는 몇몇 책들과 와인이 구비되어 있다.
최근 두 달 간 로아컨설팅 구성원들이 마신 와인은 30병정도. 하루에 한 병 꼴로 소진되는 이 와인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이상, 하루에 두 병씩 마셔도 문제가 없다는 것.
간식 무한 제공은 들어봤어도 주류를 무한 제공하는 회사는 또 처음 본다.
일과 시간 중에서 업무에 시달릴 때, 누군가에 의해 스트레스 받을 때 즐길 수 있는 와인은 아마도 퇴근 후 마시는 폭탄주보다 훨씬 깔끔하고 달콤할 것 같다.
느림의 미학
나는 모든 면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는 전형적인 한국인의 성격을 갖고 있다. 말도 남들보다 빠른 편이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이 늦게 진행되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말이나 행동을 느긋이 하라고 부모님께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특히 러시아워(Rush Hour)에 이동이 필요할 때에는, 수많은 인파 때문에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그래서 출근시간에는 느린 버스를 타는 대신 지하철역까지 뛰어가곤 한다. 그 정도로 성격이 급하다. 점심시간에도 마찬가지다. 밥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이동하는 시간이 아까워 최대한 가까운 식당, 최대한 음식이 빨리 나오는 곳을 찾는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내가 좀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아 변명을 하겠다. 나도 나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시간이 아까워서 그렇다.
복잡한 출근시간에 굳이 쓰지 않아도 될 시간을 길바닥에서 허비하는 것도 싫고, 한 시간밖에 안 되는 점심시간의 절반 이상을 밥 나오길 기다리며 쓰는 것도 싫다. 직장인들이 살아가기에 우리나라는 너무 복잡하고 느린 편이다.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는 로아컨설팅은 아쉽게도 출근 시간 교통체증을 완화시키거나, 점심메뉴를 눈앞에 뚝딱 만들어내는 초능력을 갖지는 않았다. 대신 복잡한 시간을 피한 아침 10시로 출근 시간을 정하고, 구성원들에게 한 시간 반의 넉넉한 점심시간을 제공하는 노력을 했다.
여유로운 점심시간, 그리고 낮술
로아컨설팅 구성원들은 느릿느릿 기어가는 버스가 답답해 뛰어갈 일도 없을 것이고, 점심시간 후 늦지 않게 복귀하기 위해 굳이 맛없고 간단한 메뉴를 찾아먹지 않아도 될 것이다. 혹여나 로아컨설팅 구성원들 중에 나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 차원에서 이렇게 배려해주니 아마 자연스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합리적 딴 짓
서론에서 말했듯이, 사람을 상대하고 감정을 소모하는 일을 하면 육체적 피로와 상관없이 빨리 지치게 되어있다. 정신적 피로감 때문에 그럴 것이다.
경험상, 그럴 때는 ‘딴 짓’을 하면 조금 낫더라. 살짝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다든가, 업무와 상관없는 책을 읽는다든가, 혹은 인터넷 서핑을 하는 등의 딴 짓 말이다. 딴 짓을 하며 머리 식힐 시간을 가져야 정신적인 피로를 회복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일하면서 받은 상처(?)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직장인이 회사에서 딴 짓 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떤 회사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일주일에 40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사실상 그만큼의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우리 직장인들은 어쩔 수 없이, 집중이 안 되더라도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상태로 멍을 때리는(?) 비효율적인 행동을 한다.
로아컨설팅은 이런 비효율적인 현상을 막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합리적으로 딴 짓 할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1년에 한 번 씩 먼 나라로 떠나는 여행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규슈, 하와이, 크로아티아 등 장소도 갖가지다. 보통 일주일을 계획하고 다녀오지만, 최근 다녀온 크로아티아 여행은 무려 7박 9일 동안이나 진행됐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놀고 먹다보면, 추억도 쌓이고 스트레스도 풀려서 다녀온 후 업무성과는 더욱 높아진다고.
합법적 땡땡이
한 달에 한 번씩 단체로 하는 영화 나들이도 로아컨설팅 식구들의 딴 짓 중 하나다.
주로 금요일, 그것도 그날은 아예 출근을 하지 않고 영화관에 모여 영화를 보는 무비데이. 사원부터 대표까지 단체로 땡땡이지만 그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딴 짓이라고 해서 마냥 논다고만 생각해선 안 된다. 매주 화요일 오전,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딴 짓 ‘중국어 교실’은 로아컨설팅 구성원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것이니 말이다.
구성원 중 한 명이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가 “아니, 그러면 혼자 배우지 말고 다 같이 배워보자”라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한 중국어 교실. 업무에서 벗어나 머리도 식힐 수 있고 ‘대세’라는 중국어까지 배울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긍정적인 딴 짓인가.
보통 직장인들은 딴 짓을 하기 위해 주변 눈치를 살핀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딴 짓인데, 눈치 보느라 다시 스트레스가 쌓인다. 악순환이다.
하지만 로아컨설팅 식구들에게 그런 악순환은 없다. 모두가 딴 짓 아닌 딴 짓을 눈치 볼 필요 없이, 당당하게 하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컨설턴트들
음식점에 밥을 먹으러 가거나, 혹은 기타 매장에 방문했을 때 응대해주시는 분이 친절하면 나도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반대로 불친절한 종업원이나 주인이 있는 매장에서는,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나도 똑같이 성질 더러운 진상이 되어버린다. 그러고 매장을 나설 때면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나한테 푸는 건가’하는 억울한 마음까지 든다.
나도 서비스업에 종사해본 경험이 있지만, 사실 한결같이 웃으면서 누군가를 대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이기에 기분이 나쁠 때도 있고, 안 좋은 일이 있는 날도 있고, 무엇보다 쌓여가는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항상 웃음을 짓는 것은 거의 죽을 맛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아컨설팅 구성원들이 더욱 존경스럽다.
그들은 절대 직업 정신 때문에 억지로 웃음 짓거나 친절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그들만의 방법으로, 그렇게 쌓아온 노하우로 그들이 받은 스트레스를 풀어내기 때문에, 항상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서비스 종사자가 친절하면, 고객 역시 기분이 좋다. 그래서 로아컨설팅은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고객들도 함께 즐겁다.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분좋은 컨설턴트 집단 ‘로아컨설팅’, 좋은 회사로 인정.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