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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를 즐거운 경험으로” 미스터픽 송우디, 최철훈 공동대표

대기업 게임회사에 다니던 최철훈 대표와 UX 전문 회사를 경영하던 송우디 대표는 8년 전, 일을 의뢰하는 클라이언트와 담당 회사로 처음 관계를 맺었다. 두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일과 인생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게 된 두 사람은 적지 않은 나이에 창업을 결심한다.

“왜 일을 하다 보면 그렇잖아요. 일을 떠나서 사람과 사람 간에 느낌이 와야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미스터픽(MR.PIC)‘은 흔히 ‘면접’이라고 부르는 팀원 채용 관련 용어 대신 ‘인터뷰’라고 부른단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결을 확인한 후 쌓이는 신뢰를 중요시한다고 했다. 그들이 선택한 ‘중고차’라는 사업 아이템도 믿을 수 있는 거래 성립이 핵심이니만큼 ‘신뢰’야말로 미스터픽을 관통하는 단어였다. 인터뷰를 위해 대치동 사무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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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스터픽(MR.PIC Corp.)의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송우디 대표(39), 최철훈 대표(40).

Q. 창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사업 아이템을 검토했다던데, 최종적으로 ‘중고차’를 선택했다.

회사 설립 전에 최철훈 대표가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서 둘이 1년 정도 같이 일해보며 호흡을 맞췄다. 어떤 형태로 일할지도 고민했었고, 창업 당시 3개 정도의 아이템을 고민했었다. 그중에서 팀원들과 함께 이야기할 때 즐거웠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야가 자동차였다. 특히 최철훈 대표는 3대째 정비소를 하는 집안이다 보니 주변에서 차 문제가 생기면 상담을 해주고, 지인이 차를 사러 갈 때도 동행한 경험이 적잖았다.

우리는 중고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 차를 사는 게 굉장히 즐거운 기억이지 않나. 한 푼 두 푼 모아서 마침내 장만한 첫차. 그 과정에서의 고민, 걱정, 불안을 해결해주는 게 우리의 목표이자 서비스 철학이다. 차를 사서 즐기는 본질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 어려움을 덜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한편, 사업적 관점에서는 많은 걸 사업화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았다. 전 세계적으로 중고차 시장이 화두이다. 차의 성능이 좋아지고 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3~4년 전부터 신차 시장에 대한 성장세가 둔화하는 반면 중고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이는 크게 3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경제 불황이 장기화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방향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바꿔서 순환 경제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었다. 마지막으로, 수입차 구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높아져 중고차 시장 성장세에 영향을 주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 규모가 5위를 차지하는 거에 비하면 중고차 시장의 경우 아직 산업화가 덜 되어있는 측면이 강하다.

Q. 서비스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차 뭐 살까?” 차 모델을 선택하는 건 개인적 취향이므로 다 다르다. 그러나 그 단계를 지나면 모두의 공통된 고민이 시작된다. “그럼 나 이제 이 모델을 어디 가서 누구에게 상담해서 사지?”

고민은 크게 차량 선택의 고민과 차량 구매 방법의 고민, 이렇게 두 단계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모바일에 최적화된 UX, UI를 통해 차량 정보를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게 하였다. 우리가 만든 UX, UI를 기존 경쟁자나 후발 주자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게끔 녹여내었다. 그다음 후자의 경우 좀 더 전문적이고 검증된 딜러 분들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여 전달하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서비스 기획과 더불어 개발 인프라를 탄탄하게 준비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서비스를 잘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에 특별히 신경 썼다.

우리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이다 보니 회사를 설립하고 나서는 중고차 현장에 나가서 준비하는 과정이 꽤 걸렸다. 서비스는 오히려 금방 만들 수 있지만, 오프라인 딜러 쪽을 뚫는 게 힘들었다. 믿을 수 있는 딜러 분들을 찾는 게 막막할뿐더러 그분들도 영업하시는 바쁜 몸이라 만나주지도 않았다. 온라인 시장 조사와는 또 다르다. 소비자 관점에서의 이해도는 높았지만, ‘파는 사람도, 정보도, 가격도 믿을 수 없다.’는 문제를 어떻게 넘느냐의 문제가 핵심이었다. 정보의 비대칭이 가장 심한 산업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과일을 산다면야 몇천 원 버린 셈 치면 그만이지만 차는 다르다. 가격만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아니라 정보와 플랫폼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고관여 상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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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미스터픽의 ‘첫차’와 ‘첫차옥션’ 앱을 소개해달라.

작년 11월, ‘첫차옥션‘이라는 중고차 경매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그리고 한 달 후에 메인 서비스인 ‘첫차‘를 출시하였다. 한마디로 말해서 ‘내 차를 살 때는 첫차, 팔 때는 첫차옥션‘이다. 지난 1년간 판매자와 차량 모두 우리가 직접 발로 뛰어 인터뷰하고 검증한 정보를 정리하였다. 이렇게 검증된 정보를 모바일로 보여주는 플랫폼은 우리가 최초이다.

UX적 관점의 접근이 아니었다면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어 출시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려운 차량 용어와 설명으로 가득한 자동차 정보들은 이미 인터넷상에 다 있다. 우리는 차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편하게 정보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UX가 이 시장의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 믿기에 UX에 심혈을 기울였다.

딜러 분들의 분위기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국 3만 5천여 명의 딜러 분들을 모두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이쪽에는 상당히 거친 분들이 많다. 호객 행위가 심해서 여성이 혼자 구매 상담을 받기에도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우리 같은 플랫폼이 이런 부분을 사전에 필터링해서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사용자 반응은 어떠한가.

현재 350명의 딜러와 8만 명의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첫차와 첫차옥션 두 서비스상에서의 누적 거래 등록 차량 대수는 40,000대이다.

사용자 반응은 호의적이다. 우선 일반 사용자의 경우 “(차량 정보를) 보기가 아주 좋고, 이해가 쉽다. 정보가 다 개방되어 있어 신뢰가 간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구, 부산 쪽 사용자분들에게서 연락을 많이 받는 편인데, “지역별로 빨리 서비스가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딜러 사용자의 경우 믿을 수 있는 딜러들끼리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이다. 중고차 시장엔 ‘물을 흐리는’ 허위 딜러가 있는데, 그분들이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이 많다 보니 정직하게 일하는 딜러 분들이 항상 싸움에서 밀렸었다. 한편으로는 차를 파는 데에서는 전문가인 그들이었지만, 자신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는 몰랐던 분들에게 홍보의 기회도 제공하는 차원이 되었다. 예전에는 고객에게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리는 게 다였다. “첫차 인증 딜러”라는 마크를 달고 싶다며 우리에게 이미지 파일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

Q. 어떻게 첫 신뢰를 얻었나. 어렵지 않았나.

중고차 오프라인 시장에 노크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소비자들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건 소비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알리면 되는 건데, 딜러 분들은 다르다.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였지만 딜러 한 분 한 분을 찾아뵙고 우리 서비스를 설명하고, 모바일로 달라진 시대에 관한 공감대도 형성해야 했다. 물론 IT에 친화적인 젊은 딜러 분들의 경우 좀 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딜러 분들은 기본적으로 ‘영업사원’이다.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잔 기교를 부리려고 해선 안 된다. 한 번 찾아뵙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인사하고 관리하는 형태로 다가갔다. 팀원들이 매일 현장으로 출근했다. 딜러 분들이 자리에 안 계시면 책상 위에 담배와 편지를 올려놓기도 하였다. 인사도 나누고 밥이라도 같이 먹다 보면 “그래, 뭔데?”라며 서비스를 궁금해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면 그제야 서비스 화면을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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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미스터픽은 중고차 라이프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 기업이 되고 싶다. 이는 일차적으로 자동차를 사고파는 데서 출발하므로 자동차 매매 관련 데이터 수집과 인프라 확보가 올해의 목표이다. 그리고 사용자 입장에서의 UX로 더욱 더 개선하려 한다.

내년에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운영이 목표이다. 딜러 분들에게는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일반 고객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가치를 지닌다.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만들어내자는 것이 미스터픽의 가치관이다.

서비스를 ‘진심’으로 만들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진짜 고민 많이 한다. 그래서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라는 후기를 받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그런 서비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원문 : [찾아가는 인터뷰 30] ‘미스터픽(MR.PIC)’의 ‘첫차’ 시리즈 앱, “중고차 매매를 즐거운 경험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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