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214] 나에게 맞춰서 만든 서비스, 이제 사용자에게 맞춘다 ‘미티영’
미티영 김병철 대표
한국에서 ‘영어교육은 토익’이라는 넘기힘든 벽이 있다. 다수의 영어교육이 토익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기준 한 해 토익 응시자 230만 명, 한 해 판매되는 토익서적 450만 권, 토익교재 빅3 매출만 460억 원이었고 학원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는데 도움이 되는 회화 관련 서비스는 다소 취약한 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상에서 도움이 되는 회화를 지향하며 개발된 앱 서비스가 있다. 바로 ‘미국TV로 배우는 영어회화(이하 미티영)‘이다.
미티영은 리얼리티쇼와 토크쇼 등 미국 TV방송으로 영어 회화를 공부하는 앱서비스다. 유튜브에 올라온 미국 토크쇼와 리얼리티쇼를 소스로 해 대사를 한 줄 씩 한국어로 의미 파악을한 뒤 그 대사의 발음을 듣고, 영상을 보며 익히는 방식의 서비스다. 한 줄씩 발음을 들으며 읽기, 쓰기, 듣기를 하기에 학습이 재미있고, 지속적 흥미 유발 된다는 강점이 있다. 1회 콘텐츠가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과 대사로 구성되어 있기에 부담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이 앱의 시작은 개발자인 김병철 대표 본인의 만족도를 높이는 용도였다는 것이다. 수년 전 여행당시 영어로 인한 불편함이 컸다고 한다. 이것이 발단이 되어 무려 4년 간 자신에게 맞춰 앱을 발전시켜왔고, 그것이 무르익었을 때 마켓에 출시한 것이다.
“필리핀 세부 보홀섬으로 가는 여행자들에게 악명높은 바가지 꾼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을 타겟으로 선착장에서 배까지 한 20미터 정도 짐을 옮겨주고 1~2만원씩 돈을 요구한다. 엉터리 영어 문서를 내밀며 규정이라고 우긴다. 나도 두 번 그곳에 갔는데 두 번 다 당했다. 돈도 돈이지만 영어를 못해 무시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그 여행에 바가지를 쓰고 한국에 와서 바로 전화 영어를 시작했다. 1주일 3번 10분씩 1년간 꾸준히 했지만, 1년이 지나도 발음, 리스닝, 어휘 아무것도 늘지 않더라. 배우는 것 없이 알고 있던 영어만 1년간 계속 반복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허무했다. 그래서 미티영을 만들었다. 시작은 철저하게 나에게 맞춰서 만들었다. 많이 읽고, 듣고 좀 게을러도 할 수 있도록 몇 년 간 개선에 개선을 하면서 만들었다. 그러다가 일 관두고 회사까지 만들게 되었고.”
김병철 대표는 네이버에서 4년 6개월, 교육 스타트업에서 2년 6개월 정도 근무한 뒤 2014년 11월에 법인을 설립하며 창업자의 길로 들어섰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티영은 김병철 대표 1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김대표가 능력있는 개발자인 것은 분명하나 사업은 개발능력과는 별개다. 김대표 역시 처음해보는 정산 서류작업 등으로 머리가 아프다고. 다만 개발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한다고 한다.
김대표는 관련 앱 개발 동기와 운영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페이스북에 올리는 일도 부지런히 진행중이다. 특히 사용자 에피소드를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호응이 크다고 한다.
“지난 주말 문의 전화가 왔다. 미국에 유학가 있는 자녀에게 연락이 왔는데, 미티영 전화번호만 알려주고 4,400원 입금하라고 했다고. 보이스 피싱이라 생각했고, 어떤 회사인지 확인하려 연락했단다. 유학간 아이가 4,400원짜리 한국 서비스를 결제해서 쓰겠다는 것도 이해 안 가는 듯 싶었고. 결국 다른 자녀 명의로 입금이 들어왔다. 유학간 자녀 -> 어머니 -> 다른 자녀 -> 미티영 4단계를 거쳐서 입금을했고 다시 역순으로 쿠폰이 자녀에게 전달이 되었다. 참 복잡한 과정을 거쳐 민원을 해결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와이프가 그렇게까지 해서 미티영을 쓰는 이용자가 이해가 안된다고 하더라. (웃음)”
더불어 1인 기업을 생각하는 후배 (예비)스타트업에게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이렇게 조언했다.
혼자서 2~3명 몫을 하려면 효율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은 업무시간을 늘릴 수 밖에 없다. 미티영 사무실은 집과 5분 거리에 있다. 아침에 6시 반에 일어나면 7시에 업무를 시작하고, 저녁 7시에 퇴근을 한다. 출퇴근 시간을 아껴서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있고, 퇴근하고나서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에 만족스럽다. 스타트업에 지원되는 무상 사무실도 좋겠지만, 혼자일 때는 돈을 좀 쓰더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사무실이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미티영은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최근에는 적은 시간에 더 암기가 잘 되게 4번만 따라해도 충분히 학습이 가능하게 바뀌어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버전에 이어 지난달 20일 IOS버전을 출시했으며 네이버 앱스토어와 연동을 하면서 할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설하고.
혹여 간편하고 효율적인 영어회화 서비스를 찾는다면 미티영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거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