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ET HUB #2] 좋은 개발자를 구하는 한 끼 with UFO Factory 권오현 대표
“낮에는 한의사로 일하고, 밤에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로 두 가지 삶을 살고 있어요.”
“스타트업 창업을 했고, 공부하면서 개발업무를 익히고 있는데, 문과 출신이라 쉽지 않아요.”
“창업 준비하다가 개발 단계에서 문제가 많아서 잠시 숨 고르는 중입니다. 좋은 개발자 만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지난 8월 29일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열린 MEET HUB 모임, 시작은 평소보다 더 많은 걱정과 고민의 대화들이 오고 갔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일 중에 하나가 개발단계이고, 개발의 핵심인 개발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 그들의 하소연이었다.
이날 개발자 출신의 UFO Factory 권오현 대표가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조언자로 나섰다. 재미난 서비스가 많아지면,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즐겁고, 그로 인해 세상이 더 재미있어지는 ‘소셜임팩트’를 목표로 2013년 설립된 UFO Factory는 주로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스타트업 창업을 돕는 소셜서비스 전문 개발기업이다.
SOS, 개발자를 구해주세요
참가자 : 현재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 그야말로 단순한 호기심으로 모임에 참석했다. 너무 기본적인 질문인데, 개발자란 무엇인가?
권오현 대표 : 예를 들어 요리사에 비유할 수 있다. 요리사는 각 재료를 나름의 방법으로 조합해서 하나의 음식을 만들어낸다. 개발자도 다양한 소스들을 적절하게 조합해서 하나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직업이다.
참가자 : 대부분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해낼 수 있는 개발자 구하기 힘들다. 외주회사에 맡겼다가 성과 없이 돈만 버린 경우도 있다.
권오현 대표 : 업무 특성 상 다양한 분야의 창업자를 만나게 된다. 대부분 개발이나 개발자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개발자를 구해야 한다’는 강박보다는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중요하다.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갖고 있지만, 개발 부분은 완전히 다른 분야,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러한 생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개발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완벽한 개발자를 구하라, 아니면 개발자가 되어라!
참가자 : 풀 스택 개발자는 어떻게 구해야 하나?
권오현 대표 : 일단 개발의 전 과정을 경험한 전문가를 찾고 주변에 추천과 조언을 구해 크로스체크 하는 것이 좋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외주 개발업체를 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참가자 : 그야말로 ‘전문개발자’를 구하고 싶지만, 찾기도 쉽지 않고, 비용 면에서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권오현 대표 : ‘개발’에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그야말로 전문성을 갖춘 풀 스택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은 적을 비용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전문성과 기술을 두루 갖춘 풀 스택 개발자 구하기는 비용 면에서 부담이 크다. 물론 서비스의 핵심이 ‘기술’이 핵심이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좋은 개발자를 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술보다는 ‘콘텐츠’가 중심인 서비스라면 다른 방법도 찾으라고 조언한다. 간단한 개발 업무는 일반인도 할 수 있다.
참가자 : 문과 출신이고, 직접 개발 업무를 해 볼 생각으로 공부 중이다.
권오현 대표 : 콘텐츠가 중심인 서비스라면 직접 개발업무를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시중에 좋은 책이 많고, 온라인에도 정보가 많다. 3개월, 2권 정도의 책을 꼼꼼하게 공부한다면 간단한 사이트 제작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공개 소프트웨어 ‘워드프레스(WordPress)’와 ‘루비온레일즈(Ruby on Rails)’를 사용하면 초보자도 비교적 쉽게 사이트 제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면 전문가를 구해서 업무를 넘겨야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개발자가 좋아하는 기획자가 되라!
권오현 대표 : 위에 언급한 두 가지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 개발 방법이라면, 나는 개발자가 좋아하는 기획자가 되라고 조언한다.
참가자 : 매우 동감한다. 업무 특성상 기획자와 개발자를 모두 만나는 경우가 많다. 놀랐던 점 중에 하나가 기획자가 개발자에게 제안할 때 기획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권오현 대표 : 그렇다. 간단한 기획서를 준비하면 개발자가 이해하고 관심을 둔다. 거창한 기획서가 아니더라도 서비스의 내용과 목표를 파악하고 개발자가 공감할 수 있는 페이퍼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가능하다면 비용을 들여 눈에 보이는 서비스 디자인을 준비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으로 개발자들이 취약한 부분에 대해 사전에 공부를 해두는 것이 좋다. 주로 개발자들이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다 보면 마케팅, 사용자 데이터 분석 등 개발에 도움이 되지만 신경 쓰기 어렵다. 기획자가 이 부분에 대해 사전에 조사하고 공부해둔다면 개발자에게 어필할 수 있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개발자 없이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참가자 : 개발자 없이 스타트업 창업을 한다는 것이 딱 와 닿지 않는다.
권오현 대표 : 정식 사이트 외에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많아졌다.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카페 등을 활용해 일단 서비스를 시작하길 권한다. 통계, 사용자 데이터 분석도 비교적 쉬우므로 별도의 기술 없이 운영과 분석이 가능하다. 하루 방문자 등의 통계를 분석해서 고객을 미리 확보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해두면 서비스에 맞는 좋은 개발자를 좋은 조건에 구할 수 있다. 개발은 오로지 개발자의 몫으로 두지 말고, 좋은 개발자를 맞이하기 위해서, 성공적인 스타트업 창업을 위해서 기획자도 개발 업무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MEET HUB 저녁모임에서 만난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개발자를 찾는 방법,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가장 좋은 기술을 갖춘 개발자를 만나야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창업은 기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다.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개발자를 선별할 수 있는 스킬을 익히기보다는 개발자와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고, 업무를 조력할 수 있는 멋진 기획자가 되자.
*MEET HUB는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스타트업을 위해 준비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매주 금요일, 매번 달라지는 음식과 함께 스타트업 전문 맞춤형 주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