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한 국내 최대 모바일 스타트업 콘퍼런스 ‘맥스서밋’(MAX Summit 2015 in Seoul)에서 글로벌 VC 관계자들의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날 토론에는 IDG벤처스코리아 이희우 대표,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유정호 심사역, 블루런벤처스 이강희 부장이 패널로 나섰다.
‘세계 시장으로 이끌어주는 글로벌 VC, 그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 내용을 정리해 소개한다.
(사진 왼쪽부터) IDG벤처스코리아 이희우 대표,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 유정호 심사역, 블루런벤처스 이강희 부장
여러분 외국계 VC로 한국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한국 벤처시장을 어떻게 보고있나?
이희우 대표 : 아시아에서 IDG벤처스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샤오미의 지분 5%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중국 내 최고 벤처캐피탈이기도 하다. 다만, 한국이나 일본 등 시장에는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다. 대신에 자율성이 높다. 그래서 IDG벤처스코리아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유정호 심사역 :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의 국내 1호 포트폴리오가 카카오다보니 수익률 기준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이후 투자가 수적으로 많지 않기도 했고. 우리는 시장 내 스마트폰 보급률, 독특한 ICT 트렌드 및 기술력을 가지고있는 회사를 관심있게 보며, 그러한 기업을 높게 평가하며 투자를 검토한다. VC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은 투자하기 좋다 나쁘다를 단정짓기에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견이지만, 좋지는 않으나 놓을수는 없는 시장이라고 본다. 다만 수익률과 속도로만 보면 중국을 제외하면 여타 시장보다 유망한 시장인것은 맞다.
이강희 부장 : 블루런벤처스는 한중일 삼각구도로 투자를 진행한다. 한국은 기술 베이스이자 본진으로 본다. 최초 엑싯사례도 한국에서 나왔다. 블루런벤처스는 한국에서 초중기단계의 스타트업을 주목해 보고있다.
국내 VC들과 비교해 투자의사결정이 내려지는 방식이나 과정이 다른점은 무엇인가?
이희우 : IDG벤처스는 파트너들의 합의로 투자를 결정한다. 두 명이 합의를 해서 올리면 미국 본사 회장이 결정하는 방식이다. 여담이자만, 파트너끼리 서로 감정 안 상하면서 의사 결정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유정호 : 투자결정은 국내외 결정자 세 명 중 두 명이 찬성하면 된다. 다만 파트너를 설득하는 것이 힘든 과정이다. 컨퍼런스콜이나 문서를 통해 한국의 시장 등 사정을 전달하면서 창업 아이템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보통일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여타 국내 VC에 비해 결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더불어 심사역의 손이 많이 간다.
이강희 : 현재는 아시아 전용펀드가 있지만 과거 글로벌 펀드였을 때 설명이 부족해 몇몇 괜찮은 투자처를 놓친적이 있다고 들었다. 해외VC가 가장 잘 하는 일은 투자사를 해외진출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네트워크를 활용해 나갈 수 있는 기업인지를 가장 먼저 검토한다. 그게 충족치 않으면 어렵다. 그것이 다른점이 아닌가 싶다.
국내 인재 중 VC, 특히 글로벌 VC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있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 중 글로벌 VC 심사역이 된 사례도 있고. 글로벌 VC에 들어가려면 외국어를 잘 해야하나?
이희우 : 영어를 반드시 잘 해야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영어로 이루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로컬시장의 이해와 좋은 딜을 최대한 많이 가져오는 것이다. 컨퍼런스콜이 어렵지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통한다. 못 알아들으면 메일을 쓰고. 영어를 못 해서 의사결정이 큰 문제가 있지는 않다.
유정호 :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에서 주니어 레벨 이상이 되려면 가려면 일본어는 해야한다. 외국어로 본사를 설득하는 것은 애로사항이 있다. 아시아에 거점을 둔 회사라면 언어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정도 레벨이 되야 같은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고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니어 레벨에서는 외국어가 큰 상관은 없다. 받쳐주는 로컬인력은 어디에든 있다.
이강희 : 블루런벤처스에 들어올 때 한국시장을 살피는 역할이라 외국어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듣고 왔다. 그런데 해야 하더라. 중간에 연결을 하는 역할이기에 어느정도 역량은 필요하다. 네이티브까지는 아니어도 된다고 본다.
어느 VC는 투자를 하기 전 창업자의 사주를 본다고도 하고, 화장실 청소상태를 본다고도 하고, 효자인지 아닌지 본다고도 한다. 여러분이 투자를 결정하는 노하우가 있나?
이희우 : 공대출신에 싸가지없고 괴짜인 창업자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이런 사람들이 사업 몰입도가 있더라.
유정호 : 개인적으로는 5시간 술 마시고도 같은 정신으로 웃고있는 사람이면 괜찮다고 평가한다. (웃음) 우리가 투자한 록앤올의 경우 공동대표 3명에 지분율도 3:3:3으로 VC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여건이었다. 그런데 보유 기술과 LBS에 대한 자부심이 인상적이었고 외부여건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점이 보였다. 더불어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단순하지 않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경우다. 즉답에 가까울 정도로 답변이 나오며 세세하다. 사업 계획에 있어 뼛속까지 고민한다는 점이 보인 창업자들이다. 미래계획과 눈앞의 계획에 고심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이강희 : 창업자가 얼마나 사업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본다. 더불어 정말 개인적인 것이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본다. 그래서인지 노총각에 대한 편견이 있다. (웃음)
회사차원에서 내년 사업계획이 있을것으로 본다. 끝으로 이야기해 달라.
이희우 : 쫄투와 쫄지마 창업스쿨 등 예비 창업자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어가려 한다. VC쪽 일로는 일본과 중국을 연결하는 펀드를 만드는 등 준비를 하고있다.
유정호 : 한국 스타트업의 장점이 한국에만 머무르며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의 사명은 한국-중국-일본-동남아를 연결하는 것으로 한국 스타트업이 그 중심이 되리라 본다. 그것을 위해 매진하겠다.
이강희 : 중국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런칭만 하면 벨류도 한국 기업에 비해 훨씬 높다. 하지만 한국기업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관건은 현지화를 얼마나 잘 시키느냐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 파트너가 중요하고. 그런 연결을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 본다. 그 일을 더 열심히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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