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돌 프로젝트 #14] 창업의 시작은 작게, 그러나 꾸준히 – 노트폴리오 송진석 대표
노트폴리오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로, Note(주목하다) + Portfolio(포트폴리오)의 합성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한 곳에 모여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고, 그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것이 비전이다.
2012년, 대학교 동문이 의기투합해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공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노트폴리오는,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 5만 여명, 활동 디자이너 약 7천 여명이라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작품 소개 및 공유 뿐 아니라 아트 매거진, 아트 샵(DOT) 서비스를 새롭게 론칭하여 사업의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노트폴리오의 송진석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창업을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저희는 사업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어요. 모두 다 학교 동기인데, 군대를 전역 하고 1년 된 시점에서 우리가 배운 것을 가지고 무언가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 막연한 생각을 지속하다가 그 당시 저희는 모두 커뮤니티 관련 학과들이었거든요, 그래서 사회에서 소통이 필요한 곳이 어디일까를 첫 고민으로 시작했어요. 그 고민을 해봤는데 대부분의 분야가 대체로 소통이 되는데, 예술 분야 쪽은 자신의 작품을 내세우기가 꺼려서인 것인지, 정해진 플랫폼이 없어서인 것인지 공유가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디자이너들이 한 곳에 모여 그들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공통 공간을 만들자’라고 생각 하고 시작했어요. 요즘 대학생 예비 창업자분들은 일반적인 창업 프로세스를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창업을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업자 등록을 하고 투자를 유치하고 무조건 이 창업에 올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이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면 쉽게 포기하죠.
마음을 먹은 다음에는 뭘 할지 명확하셨어요?
다음에 할 일은 명확했어요. 저희가 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으니 그 목표에 맞게 하나씩 작은 일부터 시작했어요. 저희의 경우는 우선 우리의 수준에서 작가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페이스북으로 선정하고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 일을 진행하다 보면 다음 스텝이 자연스럽게 보여요. 저희는 페이스북을 만들고 이곳에 작가와 팔로워들을 모이게 하고 싶어서 우선 지인들에게 저희 페이지를 홍보했죠.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들부터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다음 스텝이 보여요.
초반에 가장 중요하고 주의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팀원 간의 충분한 논의의 시간이 필요해요. 우리 서비스에 대한 개념의 공통분모를 늘려 가야 해요. 서비스를 시작하고 몇 개월 있다가 그때서야 ‘나는 이렇게 생각한 서비스였는데 이거 아니었어?’라는 말이 나오면 서비스에 혼동이 생겨요. 충분히 서로를 이해시키고 이 서비스의 개념에 대한 공통분모를 찾아 가야 해요. 합을 일치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플랫폼 사업을 하다 보면 모든 기능을 다하고 싶어요. 그런데 초반에는 그걸 다할 수가 없거든요.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는 것이 중요해요.
학업과는 어떻게 병행하셨어요?
초반 한 학기 정도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틀을 잡는 시간을 보냈어요. 조금은 유연하게요. 왜냐하면 학교 다니는 중에는 과제도 해야 하고 학과 생활도 해야 하니까요. 그렇게 한 학기 보내고 나니, 이제 휴학하지 않고는 일을 진행할 수 없는 단계가 와서 그때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 같아요.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요즘 스타트업이 붐이니까 해 봐야겠다는 것도 아니었어요. 애초에 이렇게 부담을 갖고 시작하지 않아서인지 그때 그때 순차적으로 진행한 것 같아요. 그래서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무언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불안해하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어요.
팀 내부에서 서로의 역할은 어떻게 나누셨어요?
초반에는 서로의 역할이 불분명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일을 진행하고 하나씩 일을 진행하다 보면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들이 생겨요. 그럼 그때부터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자신의 분야에 좀 더 비슷하게 겹치는 사람이 그 일을 가지고 가요. 그런데 사실 스타트업에서는 뚜렷한 업무 분담은 불가능한 것 같아요. 특별한 분야가 아닌 이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똑같이 많은 업무들을 하게 되죠.
수익이 없던 시기에 어떻게 버티셨어요?
학생이니까 버틸 수 있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교통비랑 간식비 정도만 받으면서 이 일을 지속했거든요. 그게 부양할 가족과 사회적 책임이 없는 학생이니까 가능한 것 같아요. 그와 더불어 앞서 말했던 것처럼 돈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입이 없어도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이 물질적인 부분을 대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이게 아니면 또 뭐라도 할 수 있겠지’라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지속할 수 있었어요.
무엇이 미리 갖춰져 있었다면 시작이 수월하셨을 것 같으세요?
구성원이 완벽한 팀이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개발자가 없었어요. 팀 빌딩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을 해서 기획을 하더라도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까 완전한 상태로 일을 진행하지 못했어요. 이후에 월급을 주는 형태로 개발자를 한 명 뽑고 진행했는데, 아무래도 비전보다 물질적으로 동기 부여한 것이라 길게 함께 가지는 못했어요. 각각의 분야에서 인사이트를 줄만한 전공자를 함께 데리고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개발, 기획, 디자인 모든 분야에서요.
대중에게 노트폴리오를 어떻게 알리셨어요?
페이스북에 팔로워 해준 분들 한분 한분과 최대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분들이 나중에 초기 사용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마다 각각 메시지로 감사 인사와 페이지의 취지를 설명드렸어요. 천명 단위까지는 계속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페이지에 애정을 갖게 되고 취지에 공감을 가져주신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오픈하기 전에 페이지 팔로워가 1만 명 정도 모였어요.
창업을 하는 과정 중에서 어떤 것이 제일 재미있으세요?
사실 재미있기보다 많이 힘들어요. 초반에는 페이스북 메시지 통한 응원이 그리고 알아봐주시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그 일을 알아봐주니 기분이 좋았죠. 그리고 어느 정도 수익이 생기는 시점이 오면 내가 한 만큼 보상을 받는 것이 재미있어요. 이 보상은 정말 순수하게 저희의 노력으로 만든 것이니까요.
예비창업자에게 한 마디 해주시겠어요?
무슨 아이디어든지 실제로 한번 실행해보라고 얘기 하고 싶어요. 그냥 생각만 하고 짐작만으로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너무 준비만 오래 하지 말고, 갖춰지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것에 너무 집중하지 말고 지금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작게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직접 해보는 것과 생각에서 멈추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실제로 해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아요. 생각이 들었으면 지체하지 말고 작게 실행하세요.
원문 : 창업의 시작은 작게, 그러나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