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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하오 샤먼 #4] ‘웨이신(wechat) 올마이티’ 메신저와 함께한 中 샤먼 출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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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샤먼에서 열린 아시아 스타트업 컨퍼런스 아시아비트(ASIA BEAT) 취재 일정이 잡혔을 때 중국어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것과 취재원들이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 난감했다.

개인적으로 중국어는 니하오(你好)와 씨에씨에(谢谢) 정도밖에 구사할 수 없는 데다가, 연락하고 있는 현지 미디어 파트너 역시 영어에 유창한 편이 아니었다. 그런 상태로 중국 샤먼의 스타트업 관련 기관을 방문하고, 컨퍼런스인 아시아비트를 취재하는 임무까지 있었으니 걱정이 앞섰다.   

결론적으로 어려웠지만, 출장 일정을 무탈하게 마쳤다. 그리고 출장 동안 진행한 모든 업무의 중심에는 중국의 메신저 ‘웨이신(위챗, wechat)’이 있었다. 웨이신은 중국의 국민 메신저로 불리운다. 올해 상반기 사용자만 5억 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웨이신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말이다.

웨이신의 위명이야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이번 출장 동안에 제대로 실감했다. 특히 대중국 비즈니스에 웨이신이 꼭 필요한 이유를 체감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웨이신을 통해 일한다. 그 어떤 참신한 기능보다 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는 IT와 연관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웨이신을 쓴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출장중에 겪었던 웨이신의 쓰임새를 타임라인 순으로 정리해봤다.

[첫째 날 / 웨이신 아이디 있으세요?] 

출국 전, 중국 현지 미디어 파트너와 영어 메일을 주고받던 중 가장 먼저 들었던 질문이 ‘웨이신 아이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이디를 교환한 이후에는 훨씬 빠른 속도로 의사소통할 수 있었다. 개인 기호겠지만, 카카오톡과 달리 읽음 표시가 없어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출국 과정부터 호텔 안내, 다음 날 이동 일정까지 모두 웨이신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웨이신의 업무 활용도는 단체 채팅방에서 빛을 발한다. 프로젝트 단위 혹은 모임 주제 단위로,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의 사람이 한 채팅방에 모인다. 이 방에서는 업무에 활용되는 각종 워드, PDF 파일은 물론 모바일 돈 봉투인 홍빠오(紅包)가 자유롭게 오고 간다. 채팅 참여자 중 한 명이 금액을 정해 홍빠오를 채팅창에 보내면, 다른 사용자들이 랜덤으로 현금 쿠폰을 나눠 가질 수도 있다. 중국에서 홍빠오는 새해에만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평시에 SNS 상에서 친근감 표시를 위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사람이 많아 채팅방이 복잡할 수 있는데, 이 경우 페이스북의 태깅 기능과 유사하게 아이디 앞에 ‘@’ 기호를 붙여 공지가 필요한 사람을 선택해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지정 메시지의 수신자에게는 ’00님이 00님을 언급했다’는 내용의 알림이 온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것은 웨이신의 채팅 번역 기능이다. 일반화시키긴 어렵지만, 1선 도시 이외의 지역에서는 영어 사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현지인이 많은 단체 채팅방의 경우 의사소통이 거의 중국어로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웨이신은 실시간 채팅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번역기를 활용하고 있는데, 체감 정확도는 30% 정도다. 하지만 낯선 타국의 대화를 어느 정도 한국어로 변환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

*TIP : 중국 현지인과 업무를 시작할 때, 첫 이메일에서 웨이신 아이디를 주고받는다면 보다 더 빠른 소통이 가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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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낮 / 3천 명의 사람과 1초만에 네트워킹 하는 법]

아시아비트(ASIA BEAT) 행사 현장에 도착해 현지 사정에 밝은 동행인 없이 취재를 하려다 보니 다소 막막했다. 부스 참여 기업만 해도 80여 개였기 때문에, 일일이 명함을 챙긴다고 해도 후에 정리하는 것이 번잡스러웠다.

이때 유용했던 것이 웨이신의 QR 코드 스캔 기능이다.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동기화를 시켜 친구 추가를 하는 국내 메신저와 달리 웨이신은 서로가 가진 QR 코드를 스캔하는 것만으로 서로 친구를 맺을 수 있다. 빠르게 수많은 부스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했던 필자의 경우, 이게 아주 유용했다. 일단 메신저 친구로 등록하고, 후에 미팅이나 인터뷰 일정을 빠르게 논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QR 코드 기능은 모바일 마케팅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고 느꼈다. 아시아비트에서는 전면 화면에 커다란 QR 코드를 띄웠다. 웨이신 친구 등록을 하면 향후 있을 행사 일정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는 목적이었다. 참관객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어렵지 않게 아시아비트 계정을 메신저에 등록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했다. PC 웨이신 역시 아이디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모니터 화면에 뜬 QR 코드를 핸드폰으로 스캔하는 것만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웹사이트에서도 QR 코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모니터 화면에 대고 QR 코드 스캔을 하면 해당 기업이 자동으로 친구 추가가 되는 식이다. 중국의 테크 미디어인 올인차이나테크 역시 공식 계정을 활용해 그 날의 헤드라인 뉴스를 웨이신 친구들에게 보내주고 있다.

*TIP : 최근 웨이신 한국판에서는 자신의 QR 코드를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생겼다. 한 번에 많은 친구를 등록하고 싶다면 유용할 것.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접속되지 않으므로, 글로벌 사용자를 위한 기능인 것으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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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저녁 / 국제 미아 구출기] 

컨퍼런스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국제 미아 신세가 됐다. 호텔 셔틀버스 운전기사가 버스에 혼자 앉아 있었던 기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으로 퇴근해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운전기사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고, 서 있는 곳은 대로변으로부터 10분가량 깊숙이 들어온 시골 주택가였다.

당시 결정적인 도움을 줬던 것이 웨이신의 실시간 위치 공유 기능이었다. 나는 즉각 현지 기업 직원에게 구조 요청 메시지를 보냈고, 그녀는 나에게 자신이 있는 위치를 보내줬다. 일반적인 지도 기능은 국내 메신저에도 있지만, 웨이신에서는 지도 상에서 상대방과 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마치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차가 어느 정도 와있는 지 알 수 있듯이, 현지 직원과의 거리감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이 기능은 길을 모르는 타지에서 사람을 만날 때도 유용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서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에 실시간 위치 공유 기능을 통해 상대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Tip : 웨이신에 있는 ‘Sight’ 기능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짧은 동영상을 GIF로 즉각 변환해 채팅창에 띄워주는 기능인데, 주변에 큰 건물이나 시야를 촬영해 보내면 위치 파악에 용이하다. 

[마지막 날 / 부업하실래요? 웨이상(微商) 제의를 받다]

출장의 마지막 날, 일을 도와준 현지 파트너가 ‘나랑 사업하지 않겠느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물었다. 이야기를 파고들어 보니, 한국의 화장품을 다량 구매해 웨이상에서 팔아보자는 것이었다.

웨이상(微商ㆍ위챗상인)에 대해서는 일전에 취재하며 접한 적이 있었다. 전통적인 보따리 상인 집단이 모바일 패러다임을 타고 변모한 경우라고 볼 수 있는데, 작년 11월 비투링크의 이재호 대표는 중국의 웨이상 시장이 7천조 규모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직원은 이미 많은 대중이 돈을 벌기 위해 웨이상으로 나섰으며, 중국 내에서는 일상적이고 합법적인 판매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6년 1월 기준 집계된 웨이상의 수는 1천만 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농반진반 제의라 애둘러 거절했지만, 웨이신을 통한 상거래 활동이 중국에서 얼마나 대중적으로 자리잡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웨이상은 지나치게 빠른 성장으로, 유사 제품 판매·과장 광고·다단계 판매·탈세 등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작년 한해에는 웨이상의 50%가 업계를 떠나고, 관련 법규가 엄격해지는 등 성장통을 앓았다.

하지만 이미 하나의 산업군을 이룬 웨이상 문화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에는 기술적, 법적 문제를 보강하며 보다 전문적인 비즈니스 체계를 구축해나간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Tip : 현재 웨이상에서 가장 잘팔리는 한국 뷰티 제품은 마스크팩으로, 웨이상의 약 90%가 마스크팩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시장 규모는 10억 위안(한화 약 1,84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웨이신에는 그 유명한 위챗페이를 통한 결제 기능 등 다양한 특장점이 있다. 다만 이번 출장기에서는 이 부분을 자세히 다루지 않았다. O2O 비즈니스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는 중국의 모바일 결제 발전상은 이전 기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기자 / 영양가 있고 재미있는 스타트업 이야기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argot Jung is a Editor of Platum. She is covering the startups and also an member of the startup. She writes about news of startups and IT trends in Korea and China. She’ll do her best to convey information that can be helpful to entrepreneurs in a easy to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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