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은 언제쯤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을까?” VR 스타트업 대표 5인의 전망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사장 하영구) 디캠프(D.CAMP)는 24일(목) 오후 서울 역삼동에 있는 디캠프 다목적홀에서 ‘태풍의 눈 VR: 차세대 중심 기술이 불러올 변혁’이란 주제로 ‘가상현실(VR) 디파티(D.PARTY)’를 함께 개최했다.
‘디파티’는 디캠프가 매월 개최하는 산업별 교류 행사로 이번에는 차세대 핵심 플랫폼으로 급부상하는 가상현실(VR)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VR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사, 미디어 등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리얼리티 리플렉션의 노정석 최고전략책임자의 주도로 VR 영상제작(벤타VR 전우열 대표), 유통플랫폼(자몽 윤승훈 대표), 장비(폴라리언트 장혁 대표), 실용적 활용(아키드로우 이주성 대표) 등 총 4명의 관련 스타트업 대표가 패널 토론을 나눴다. 다음은 토론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때는 언제라고 보는가.
아키드로우 이주성 대표(이하 아키드로우) : 작년과 다르게 올해부터 VR에 대한 반응이 드라마틱하다. 대기업 역시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머지 않았다고 본다.
벤타VR 전우열 대표(이하 벤타VR) : 앞으로 교육의 불평등이 가상 현실을 통해서 해소될 거라고 본다. 이를 바라보면서 360도 영어 교육 컨텐츠를 제작 중에 있다. 영어나 역사같은 경우에 그 문화를 실제 체험해보는 것이 교육 효과를 상승시킨다. 가상 현실을 통해 다양한 계층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세상은 2년 정도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우리도 열심히 컨텐츠 제작 중에 있다.
폴라리언트 장혁 대표(이하 폴라리언트) : VR은 새로운 컴퓨팅 환경이다. PC는 이제 유틸리티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하나의 플랫폼이 됐다. 아직까지 VR은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곧 PC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며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업무 환경에서 VR을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자몽 윤승훈 대표(이하 자몽) : VR 세계가 앞으로 발전해나갈 거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VR 산업의 끝은 결국 완전한 가상 현실을 구현하는 것이겠지만 아직까지는 하드웨어, 콘텐츠 측면에서 난관이 많다. 최종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몇 년 간 그 간격을 메워주는 것이 실사 영상 기반의 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3년 동안은 이런 종류의 컨텐츠가 많이 소비될 것이다. 기존 2D, 3D 영상의 연장선이 아니라 인터랙티브한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는 하이브리드한 컨텐츠들이 몇 년 간 대세가 될 거라고 본다.
구체적인 시점을 말해달라.
자몽 : 올해는 터진다고 보기 어렵다. 시장에 VR HMD가 풀리기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거다. 오늘 이 모임이야 VR에 관심있는 분들이 모여있지만, 밖에 나가서 물어보면 VR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이 없다. 내년은 되어야 할 것 같다. 결국 컨텐츠 문제다. 투자를 받아서 한 컨텐츠가 크게 성공을 한다면 시점을 앞당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가 많다는 거다.
벤타 : B2B 시장은 이미 터졌다. 최근 우리는 갤럭시 S7 360 컨텐츠를 제작했다. 또 병원 측에서 치매 가족들이 치매 환자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치매 체험 컨텐츠도 만들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 본다.
아키드로우 : 소프트웨어 자체를 소비자가 직접 제작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그 때 대중적인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360콘텐츠는 기존의 영상 컨텐츠와 전혀 다르다. 360도 콘텐츠 제작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해줄 수 있나.
벤타 : 일단 오큘러스리프트나 소니 VR과 같은 큰 PC용 시장보다는 모바일 VR 시장이 먼저 올 것이다. 우리도 이에 집중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모바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감이다. 몰입감을 극대화시키기위해 우리는 영상이라는 형식을 채택했고 영상 중에서도 입체를 선택했다. 모바일 VR 콘텐츠의 가장 큰 문제는 상호 작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해 직접 제작에 나서고 있다. 영상 컨텐츠 제작 뿐 아니라 개발을 같이 해서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면 훨씬 효과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본다.
MCN 분야에서는 VR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
자몽: 우리도 라이브라는 기능을 넣고 크리에이터들이 쓰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 쪽 집단도 이해를 잘 못하고, 우리의 기술적 준비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게 현실이다. MCN에서 VR이 활용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 공간 전체를 담다보니, 충분한 콘텐츠 기획이 없으면 내용이 부실해진다. 굳이 왜 저걸 VR로 봐야하냐는 의문이 드는거다. 기존 크리에이터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수다나 먹방 종류로 컨텐츠를 제작했었다. VR 시대의 MCN이라면 아무래도 사람들이 평소 가지 못했던 장소를 가는 등 극적인 체험들을 담아내야 인기를 끌지 않을까.
이 자리에는 VR 전문가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이제 막 업계 진입하시려는 분들도 많다. VR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에 대해 말해달라.
자몽 : 우리도 요즘 사람을 많이 찾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한계를 돌파하려는 도전 정신이다. 일단 VR을 구현할 때의 모든 요소가 기존의 틀을 넘어선다. 해상도부터 즐기는 방법 자체가 기존 방식과는 모두 다르다. 그런 부분에서 해결책을 찾아 내려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폴라리언트 : 우리는 기술 회사다보니까 돌파해야 할 기술적 문제가 많다. 이제까지 나온 모바일 VR 콘텐츠들은 인터랙티브한 요소가 약해서 사용자가 수동적으로 컨텐츠에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단에서도 포지션 트랙킹이 가능해져야 한다. 또 적재적소에 필요한 감각 요소들을 넣어줘야 한다. 이런 부분을 같이 고민해볼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벤타 : 우리도 인력을 찾고 있는데, 촬영 인력의 경우에도 VR을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다. 개발 인력 역시 영상이랑 친한 경우가 별로 없다. 게임 개발자의 경우 리소스가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영상을 싫어한다. 현재 VR 기업에서는 영상을 잘 다루는 개발자들도 필요로 할 것 같다.
아키드로우: 우리는 3D 공간 스캐너 기술을 서비스하다보니 아무래도 인테리어 지식과 경험을 갖춘 개발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 여자친구가 없는 엔지니어가 제일 좋다.
5G가 나오면 현재 VR 기업이 컨텐츠 제작과 기술 개발 과정에서 겪고 있는 많은 한계가 극복될 수 있지 않겠나?
자몽 : 맞다. 우리는 컨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다보니 인터넷 속도 문제, 모바일 스펙에 굉장히 민감하다. 우리도 빨리 5G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현재 고화질 4K급의 영상을 제작하면, 웬만한 가정 집에서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예 낮은 해상도로 따로 서비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망이 커지면 결국 다 해결된다. 하지만 5G가 나올 때까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순 없지 않나. 그 한계 속에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거다. 그런데 5G가 나오면 또 업계에서는 8K 영상을 준비할거다. 결국 또 한계에 부딪히고 해결하면서 VR 산업도 발전해나갈 것이다.
현재 삼성이나 LG에서도 개인이 360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기와 서비스들을 내놓고 있다. VR의 C2C 시장이 유의미한 규모가 되기까지 어느 정도 걸릴거라고 보나.
벤타 : 일단 소비자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할 수 있으려면 스마트폰에서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해져야 한다. 이미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 자체는 페이스북에서 잘 구축했다. 쉽고 빠르게 올리고 감상할 수 있다. 현재는 360도 영상 촬영 장비의 가격 부담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스마트폰에서 360도 영상이 제작될 수 있으려면 한 2년 정도 걸릴거라고 본다.
폴라리언트 : 같은 의견이다. 일단 가격적인 장벽이 아직까지는 높다. 우리는 이 장벽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모바일 상에서도 포지션 트랙킹이 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 모바일 VR 상에서 포지션 트랙킹과 같은 기본 인프라가 깔린 다음에 시장이 형성될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