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VR 셀피를 통해 보여준 가상현실(VR)의 미래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셀피 기능을 선보이며 소셜 VR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600명의 현장 참관객과 전 세계 라이브 방송 시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날 페이스북은 향후 3년, 5년, 10년에 걸친 세 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메신저 봇, 라이브 API, 서라운드360, 인스턴트 아티클, 계정 킷 등의 신기술이 공개됐다.
특히 페이스북의 최고기술책임자인 마이크 슈뢰푀(Mike Schropfer)는 소셜 VR이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VR 셀피 촬영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
시연은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한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졌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VR 기기를 착용한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함께 돌아다닐 수도 있고, 랜드마크 앞에서 대화를 나누며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인원수는 5명이다.
이번 VR 셀피 기능은 페이스북이 작년 말 선보인 소셜 VR 경험인 ‘토이박스(Toy box)’에 순간 이동 개념을 더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토이박스’를 통해 오큘러스 리프트를 착용한 두 사람이 가상의 공간 안에서 장난감을 주고받는 장면을 연출해낸 바 있다.
이번 시연은 샌프란시스코라는 실제 도시를 배경 삼음으로써, 소셜 VR 상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적 외연을 무한대로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제 VR을 통한 소셜 만남은 우주 공간부터 고대에 이르기까지 시공간을 초월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는 오큘러스 VR을 2014년 2조5천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오큘러스의 초기 투자사였던 포메이션8의 구본웅 대표는 “주커버그는 오큘러스를 통해 현재의 페이스북을 2배로 만들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서, “현재 페이스북에서 그룹이나 페이지를 통해 발생하고 있는 소통이 VR을 통해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상으로 확장될 거라는 청사진을 그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셜 VR은 대면 만남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외향을 표현해내는 방식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번 시연도 만화 캐릭터가 아니라, 시연자의 실제 모습과 유사한 형상의 아바타가 등장했다. 페이스북은 향후 사용자가 SNS에 올린 자신의 사진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VR 모형을 만들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엔지니어인 마이클 부스는 SNS를 통해 “이번 시도는 VR 기술을 통한 인간 간 연결을 탐색하는 우리에게 있어 첫 걸음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VR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개인의 형상을 더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모바일이 그랬듯, VR 역시 향후 우리 삶의 많은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테크크런치는 VR을 통해 인종, 나이, 젠더 간 벽과 차별도 다소 허물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사 VR 기기인 홀로렌즈(Hololens)를 통해 소셜 만남이 가능한 가상 현실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