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개구리 중사 케로로로 살펴보는 스타트업 팀원의 역할

냉정한 이야기지만, 스타트업 창업자는 돌아갈 여지를 많이 남겨 놓아서는 성공하기 힘들다. 주변에 미련이 남아있으면 성공이 문제가 아니라 지속성 마저 떨어진다. 돌아갈 곳이 있으면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안된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미련없이, 후회없이 그만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배수진을 친 형국이지만, 그러한 절박함이 없으면 창업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성공은 요원한 일이다. 물론 대전제는 창업이 재미있어야 한다. 싫어하는 일을 위해 포기할 것이 생긴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행이다. 창업을 안한다고 당신을 탓하거나 욕할 사람은 없다. 환경이 좋아졌다고 해서 등떠밀려 창업을 해서는 배우는 것도 많지 않다. 더불어 창업은 스펙이 아니다.

스타트업 창업자와 함께하는 팀원은 책임감의 무게는 창업자에 비해 덜할 수 있겠지만, 마음가짐은 창업자와 같아야 한다. 기업가 정신은 회사의 대표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팀원들도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은 직책만 나누어질 뿐 역할의 구분은 모호하다. 대표는 경영을 해야하고 직원은 개발, 디자인, 마케팅만 하는 것은 중견기업에서나 통용되는 규칙이다. 대표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스타트업에서는 대표든 팀원이든 일손이 모자르는 곳에 투입되어 다함께 해야한다. 우아한 일을 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선택했다면 번짓수를 잘못 찾은거다. 스타트업은 너나 구분이 없어야 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모든게 해킹이라고 하는거다.

스타트업 대표는 재능있는 사람이 하게 마련이지만, 대표와 팀원 간 능력 차이가 크면 좋은 팀구성이 아니다. 스타트업에서 대표와 팀원은 함께 일하는 동료지, 일을 지시하고 지시받은 일만 하는 관계가 아니다. 팀원은 ‘발칙한’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대표를 불가침의 능력자로 남겨두어서는 자신의 커리어 패스에도 도움이 안됀다. 어느기업 대표든 완벽한 사람은 없다. 창업 연차가 짧은 스타트업 대표라면 더 말할것도 없다. 팀원은 대표에게 모자르는 부분, 회사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자신의 역할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스타트업 팀원이다. 창업자와 팀원이 각자의 길을 걷거나 바라보는 곳이 다르면 그 조직은 어긋나게 마련이다. 물론 대전제는 함께 일하고 싶은 대표를 만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리쿠르팅은 창업가의 역량이라고 한다. 하지만 함께 일하고 싶은 창업가를 선택하는 팀원의 역량이라는 것도 있는거다.

잡설이 길었다. 이번 연재에서는 스타트업에 어울리지 않는 팀원에 대해 만화 개구리중사 케로로의 소대원들(스타트업 팀원)을 예로들어 설명해 본다. 여러분은 케로로, 기로로, 쿠루루, 기로로, 타마마 중 어떤 유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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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 : 두꺼비 성운 제58번 행성 우주 침공군 특수선발공작 부대 대장 케로로 중사

공식직책은 케로로 소대의 지휘관(CEO)이다. 원래 목적은 퍼렁별 정복(창업 성공) 이지만 애초의 임무에 실패하고, 캐론별과 연락이 끊긴것을 핑계로 지구인 가정에 아예 눌러 앉아살게 되는 캐릭터다. ‘지구 정복’이라는 목적은 캐론별 여느 군인들과 마찬가지지만, 케로로가 생각하는 진정한 정복은 본인 좋아하는 것(심각한 건담 프라모델 증후군 환자 / 자신만의 아이템)과 연관된 정복이다. 일반적인 케론별 군인(창업가)은 아닌셈이다. 이 케릭터에서 배울점은 수없이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퍼렁별 정복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다만 될듯 안될듯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 문제지만. 이것도 창업가 정신이라면 정신이다. 물론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생태계가 우선되어야 겠지만.

케로로는 평소에 건프라 조립(아이디어 디벨롭)을 하지만, 퍼렁별 정복을 위한 자금 모으기와 부대 유지를 위해 우주네 집 가사 전반(외주)을 돌보는데 게으르지 않다. 부대원을 비롯해 그 누구에게도 기죽지 않는 성격이지만, 우주의 누나인 한별(외주 클라이언트)에게 매우 약한 모습을 보인다.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일반적인 대장(창업가) 유형이 아니기에 소질이 없다는 말도 듣지만, 본인은 자신이 우수한 지휘관이라 생각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자신감이 부족하면 할 수 없다.

케로로는 평소에는 유한 성격이지만 자신이 만든 건담 프로모델(사업 아이템)이 망가지면 패닉상태에 빠진다. 일부 예비 창업자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VC나 멘토들에게 지적받으면 화내듯이.

기로로 하사

케로로 소대에서 그나마 제일 군인다운 기질(창업 성공 의지)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지구정복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을 미루고 있는 케로로(CEO) 때문에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다. 기로로는 케로로 소대가 아니라 다른 소대에 들어가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유형이다. 하지만 케로로로 인해 스트레스는 받을지언정 소대를 떠나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케로로가 제대로 퍼렁별 정복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며 기다릴 뿐이다. 어릴 때부터 성실한 성격으로 케로로의 ‘적당히’ 스타일과는 궤를 달리한다. 더불어 군인인 만큼 웬만한 무기(개발, 디자인, 마케팅)는 다 잘 다룬다. 심지어 평소에는 무기를 갈고 닦는 것을 취미로 여기는 성격이다. 다만 이 케릭터는 지구정복(창업 성공)을 위해 스스로 뭔가를 기획해서 실행하지는 않는다. 맡은바 일만 잘 할 뿐이다.

쿠루루 상사

케로로 소대의 작전 참모로 케로로가 기획을 하면 그 기획이 가능한지 아닌지 판단하고 실체화 시키는 개발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자타공인 팀내 넘버원 브레인이다. 다만 기획자의 의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만의 색깔로 결과물을 내놓기에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잦다. 더불어 전형적으로 팀과의 융화를 꺼리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만화속 쿠루루는 자신이 기술하사관(개발자)임을 이유로 케로로, 기로로 등 전투병들과 자신을 구분짓고 따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능력은 있지만 성격이 나쁘다. 퍼렁별 정복 욕심도 부대원들 중 가장 떨어지며 부대 지휘관인 케로로도 안중에 없다. 다만 본인이 재미있으면 뭐든 용납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도로로 병장

일견 케로로 소대(스타트업) 내 최고의 전투병은 기로로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가장 강력한 체력과 공격력을 갖춘 캐릭터는 도로로 병장이다. 그 전투력은 전체 케론군 중에서도 손꼽힌다. 케론군 특수정예부대 ‘어쌔신’의 최강 실력자이기 때문이다. 제대로만 역할을 부여하면 최고의 재원이지만, 만화속 케로로는 이 재원을 지구 정복을 위해 제대로 활용하려 들지 않는다. 아니 자주 잊는다. 팀원에게 동기부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우수한 재능도 빛을 내지 못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원인은 케로로에게만 있지는 않다. 도로로는 언제나 퍼렁별 침략(성과주의 창업성공)을 자신만의 논리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소대원(팀원) 모두와 사이는 좋지만, 소대원 모두 그와 퍼렁별 정복을 함께 의논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팀에서 겉도는 케릭터다.

타마마

소대장(CEO) 케로로를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로, 케로로 소대원 중 막내 이등병(인턴)이다. 심지어 올챙이 꼬리도 제대로 남아있다.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뭐 하나 특출나게 잘 한다고 할 수 없는 케릭터다. 그러나 평상시의 모습과는 달리 엄청난 한 방의 재능이 있다. 다만 이 한 방의 재능을 이끌어 내고 안내고는 케로로(CEO)의 역할에 달려있다.

아무리 케릭터가 제멋대로인 팀원이 모였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단합이 되면 ‘합체’도 가능하다.

우주[일본명 : 히나타 후유키]

위에 언급한 케로로 소대원보다 케로로의 파트너는 이 친구라고 할 수 있다. 나이도,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가장 상성이 맞는다. 스타트업으로 치면 케로로의 코파운더 역할에 제격이다. 다만 퍼렁별 정복(창업 성공)이라는 목적을 공유하지는 못하는 관계이다. 힘들때 조언자로서는 제격이다.

한별[일본명 : 히나타 나츠미]

케로로에게 거의 유일무이한 천적(외주 클라이언트)이다. 성격은 밝고 활동적이지만, 불같고 급하다. 자신이 잘못하더라도 외주를 준 ‘을’ 케로로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조건 케로로에게 뒤집어 씌운다. 제멋대로 성격이 있어서 케로로 소대는 한별이가 화나게 하지 않도록 유념한다.

기자 / 제 눈에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연예인입니다. 그들의 오늘을 기록합니다. 가끔 해외 취재도 가고 서비스 리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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