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 전국시대, 생존 방법은?”
O2O 기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디톡스 어바웃 O2O (D.TALKS ABOUT O2O)’ 행사가 25일 역삼동 디캠프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요기요, 야놀자, 쏘카, 메쉬코리아 등 각 분야 O2O 기업을 주축으로 지난 4월 결성된 ‘O2O 스타트업 얼라이언스’가 개최하는 두 번째 모임이다.
야놀자 이수진 대표,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의 사업 성장 과정 소개 발표에 이어 5개 신생 스타트업의 미니 데모데이 순서도 마련됐다. 1등은 중국인 관광객 대상 수화물 숙소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인 라이트립이 차지해 총 500만 원의 상금을 차지했다.
경쟁 속 생존 방법을 찾는 O2O 스타트업 간 긴 토론 과정에서, 유의미했던 발언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고학력 팀이 O2O를 잘하는 게 아니다
메쉬코리아의 경우도 해외 유수 대학을 졸업한 인재가 모여 만든 팀이다. 하지만 설립 이후 2,3년간 헛발질을 했다. IT로 기존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실상 업을 시작하고 나니 현장에서 풀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일례로 퀵 서비스 세계 자체가 돈을 주고받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 퀵사가 기사에게 고객에게 직접 현금을 받으라고 지시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고객이 카드 밖에 없다고 우기는 식이다. 현금 반, 카드 반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모두 고려해, 다양한 결제 방식을 갖추는 데에만 2년 반이 걸렸다. 똑똑하냐 멍청하냐, 돈을 많이 쓰냐 아끼냐의 문제가 아니다. 정성과 노력의 문제다. 이후 교만을 버리고 대기업에서 10년 이상의 물류업 경력을 가진 인재를 적극적으로 모셔왔다. /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현장과 가까이 일할 수 있는 개발자와 기획자가 필요하다
메쉬코리아는 고학력 인재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연구원 파트의 경우 한때 이탈률도 높았다. 고학력 인재일수록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으니, 세상의 리더가 되고싶다’는 태도를 갖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런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여러 과정을 거쳐 깎이고 깨지면서 겸손을 배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O2O 기업의 개발자, 기획자, 영업 담당자가 현장에 나가 영업처 고객을 만나는 과정은 중요하다. 대표인 나도 이를 통해 태도와 자사 솔루션의 단점을 많이 파악하고, 수정했다. 나중엔 1년 이상 우리와 함께 이 과정을 거친 팀원만 회사에 남더라. /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O2O는 정보 획득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다
‘현장의 진실’을 듣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크다는 이야기다. 숙련된 배달 기사는 최소 7년에서 11년간을 퀵서비스 회사 등에 착취당해 왔다. 켜켜이 쌓인 불신을 극복하고, 우리에게 진실을 말해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보 획득 비용 자체가 높으므로, 초기 O2O 기업은 내부 인력 비용을 적게 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돈을 많이 주지 못하면서도 좋은 인재를 떠나지 않게 붙드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인데, 처음에는 그 부족을 채워주려 회사 사무실 인테리어에 무리하게 돈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이탈률이 늘었다. ‘인테리어에 돈 쓰지 말고 연봉이나 올려주지’라는 반감이 생겨난 탓이다. 이후 일한 대가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보상 내용을 바꾸고 나니 오히려 이탈률이 줄었다. /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기존 산업의 O2O화,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낼 수 있다
흔히 듣는 이야기다. ‘모든 게 IT화 되고 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냐?’. 예를 들어 링크드인이 등장했을 때, 기업의 HR 매니저들이 없어질 거라는 예측들을 했다. 하지만 링크드인이 조사해본 결과, 오히려 링크드인이 등장한 이후 더 많은 인사 담당자가 업계에서 고용됐다. 관리자(administrator)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뽑아놔도 그 사람을 적절한 부서에 배치하고, 교육 시키고,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낼 사람이 필요하다. 메쉬코리아의 경우에도 주문 하나가 들어왔을 때, 거쳐야 하는 사람의 수가 17명이다. 오히려 기존 산업의 O2O 화를 통해 새로운 직종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메쉬코리아 유정범 대표
살아남은 O2O 기업의 비결은 ‘맨땅에 헤딩’ 정신이다
성공한 O2O 기업을 떠올려보자. 누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나. 카카오택시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카카오택시는 가장 실패한 O2O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결제를 통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버?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꽤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는 기업들도 대부분 적자이거나 큰돈을 벌고 있지 못하다. 다만 지금까지 살아있는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처음 투자를 받으러 돌아다닐 때 ‘누가 남의 집에서 자려고 하겠느냐’는 비아냥을 받으며 수없이 벤처캐피털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한다. 하지만 맨땅에 해딩 정신으로 이들은 컨퍼런스 참관자들에게 집을 임대해주고 아침에 씨리얼을 팔았다. 그 결과물을 보고 투자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정신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 강릉원주대학교 최재홍 교수
뭉쳐야 산다
작년 2월, 중국에서는 유명 택시예약앱인 ‘디디다처(打 Didi Taxi)’ 와 콰이디다처(快的打 Kuaidi taxi)’가 전략적 합병을 발표했다. 우버의 중국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적과의 동침이라고 할까. 아직 O2O의 시대는 10%도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 O2O 기업 간의 수평적 혹은 수직적 결합은 생존 전략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함께 마케팅하고, 매출을 올려주고, 효율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악어가 먹이를 잡을 때처럼 하나의 목표에 올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 많은 목표 중 우선 순위를 정하지 못하면 먹이 한 마리도 제대로 사냥하기 어려워진다. / 강릉원주대학교 최재홍 교수
‘야놀자’의 성장 과정을 발표하고 있는 이수진 대표
‘메쉬코리아’의 성장 과정을 발표하고 있는 유정범 대표
강릉원주대학교 최재홍 교수
이 날 미니 데모데이를 통해 서비스를 소개한 5개의 신생 스타트업 중 우승을 차지한
중국인 관광객 대상 수화물 숙소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인 라이트립 신선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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