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영철 단디벤처포럼 회장, “우리의 사명? 창업 생태계 활성화의 밑거름!”
단디벤처포럼은 부산지역 스타트업, 부산테크노파크,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이 지역 창업 활성화와 벤처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해 결성한 자생조직이다. 시작은 2012년 최철안 전 부산울산중소기업청장이 지역 청년창업자들과 매월 간담회를 열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현재 단디벤처포럼은 권영철 회장(젠픽스 대표)을 비롯하여 12명의 창업기업 대표로 구성된 부회장단과 30여 명의 운영위원진, 대학생 창업동아리 학생 50여 명이 주요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외 온라인을 통해 활동하고 있는 회원이 3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포럼은 짝수 달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정기포럼을 열어 지금까지 23회째 개최했다. 정기포럼에서는 지역의 중견기업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초청되고, 단디벤처포럼 소속 청년 창업기업들이 이들 투자자 앞에서 기업홍보활동(IR)을 펼치고 있다.
권영철 단디포럼 회장은 포럼의 산파역할을 맡은 인물이자 솔선수범하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지역 스타트업 대표가 그를 ‘실천하는 리더, 예의바르며 에너지 넘치고 활기찬 사람, 어려운 사람을 우선적으로 돕는 사람’이라 평했다. 직간접적으로 접한 권 대표의 인상은 그러한 세간의 평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좌충우돌하며 실패 속에서 경영을 배워나갔던 저와 달리, 후배 청년창업자들은 한결 다양해진 지원정책을 바탕으로 조성된 ‘창업하기 좋은 생태계’ 속에서 뜨거운 열정을 발휘했으면 좋겠다”
2014년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권영철 단디포럼 회장이 밝힌 바람이다. 직접 만난 권 회장은 지역 창업생태계에 활성화에 애착이 강하고 열정적이었다.
더불어 권 회장은 기능성 디자인 천장재를 만드는 지역 벤처기업의 대표이자 건축 및 부동산 관련 P2P 금융 서비스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올해 1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한 뒤 세계 무대에 나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있는 한 사업가다.
부산 강동동에 자리한 젠픽스 본사를 찾아 권영철 회장을 만나 단디벤처포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동남권 창업생태계에 대한 견해와 전망을 들어 보았다.
단디벤처포럼 결성 배경이나 계기가 궁금하다.
전 정권 때 예비기술창업자 육성사업이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그때 전국에서 모인 창업자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그런 창업인들의 모임이 수도권 지역은 활성화되고 상호 교류와 소통이 활발한 반면, 부산은 보수적인 면이 없지 않아 아쉬웠었다.
그래서 지역 내 사람들을 모을 테니 간담회를 열어 달라고 부산울산중소기업청에 찾아가 부탁을 했다. 고맙게도 최철안 당시 청장이 수락해줬다. 그도 지역 창업자의 목소리가 듣고싶다 했다. 그때 최 청장과 8~10명의 지역 창업자가 함께하는 첫 간담회가 열렸는데 참가자 모두 만족도나 높았다. 그래서 매월 청장과 함께하는 간담회가 열렸고 어느순간 인원이 30명 정도 되어 있었다. 그때 자체적으로 한 번 해보는게 어떻느냐는 최 청장의 조언도 있고해서 포럼을 고민했다.
단순한 지역 창업인들의 모임이 아니라 IR도 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 그래서 지역 스타트업을 비롯해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등 지역 내 창업 동아리에 다 연락을 했다. “우리가 짝수달 마지막 수요일에 포럼을 열겠다. 기업인들이나 투자자들 앞에서 발표를 해보는 장을 만들어 보자”했다. 이렇게 해서 단디벤처포럼이 만들어 졌다.
포럼 구성 현황이 궁금한데 운영진과 가입된 회원은 어느 정도 되는지?
다른 포럼은 운영을 기업인이 하든지 관공서에서 하지만, 단디벤처포럼은 창업동아리 대학생들이 주력이다. 그들이 운영진이 되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 대표 12명이 서포터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관공서에 연결하는 것, 포럼의 장을 마련하는 것, 운영 등에 소요되는 비용 협조 건에 도움을 준다. 그리고 12개 지역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부회장단이 있다. 그리고 회원은 가입자 기준 300여 명이다.
매번 포럼에는 지역 기업인을 비롯해 (예비)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이 모인다. 대략 6~80명 선이다.
단디벤처포럼 회장직을 맡게 된 배경이나 계기는?
초기에는 회장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자율적으로 운영이 되었다. 중간에서 메신저와 창구 역할을 하다보니 초대회장이 되었다. 원래는 임시로 맡다가 회장을 따로 선출해 나가자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아직까지 하고있다.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회장직을 넘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웃음)
왜 포럼 명칭을 ‘단디벤처포럼’이라 지었나?
‘단디’는 ‘단단히’의 경상도 사투리다. 명칭은 운영진이었던 대학생들이 고심끝에 지었다. 또 단디(DANDI)의 영어 스펠링으로도 의미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Desire’와 ‘Investment’를 부제로 붙였다.
포럼 활동을 대외에 알리는 채널로 페이스북 페이지, 밴드만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웹페이지를 만들었고, 블로그도 운영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발적인 모임 성격상 관리가 쉽지 않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까지만 하자고 했다. 페이스북 활용성이 좋아 집중하기로 했다.
포럼의 주제와 강연 구성은 어떤부분을 고려해 준비하나?
주제와 강연 구성은 학생 운영진들이 초안을 구성하면 위원들이 조언해서 준비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기업의 비하인드 사례들을 많이 준비했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이 정말 필요로 하고 도움이 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다. 특허, 법인 설립, 자본금 증자 등 법률, 변리 관련 내용을 2~30분 정도 초반에 구성하고 매 행사마다 창업에 도움이되는 주제를 정한다. 세션은 한 개 아니면 두 개 정도로 부담되지 않게 구성하고 있다. 또, ’10초 자기 발표’를 통해 참석자간 유대관계를 좁히고 포럼 후 네트워킹을 원만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
지역 유관기관(시청, 중소기업청 등)의 지원과 협력도 있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협력 해주고 있다. 그 중에 도움을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곳은 동명대학교이다 포럼을 한번씩 할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더불어 디자인센터, 창조경제혁신센터, 테크노파크, 엔젤투자협회에서 포럼 운영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단디벤처포럼은 특별히 자금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기에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받는다 해도 쓸데가 없다. 유관기관의 지원과 협력이 적극적이어서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 창업생태계가 커지면서 단디벤처포럼도 그 생태계의 영양력있는 주요 일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는 포럼이 추구하는 당초 방향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포럼 규모가 커지다 보니 여기 저기 찾는 곳이 많다. 개인적으로 포럼이 아주 커지지 않길 바란다. 사람이 많은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속 있는 행사, 네트워킹 모임이 되는 게 핵심이라 본다.
단디벤처포럼의 역할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지역 창업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교류의 장이자 유관기관과 스타트업의 관계를 개선시키고 소통을 이루게 하는 커뮤니케이터’다. 지역 스타트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럼없이 토론하고 그 해결책을 포럼이 주축이 되어 제시하고 풀어 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게 가장 올바른 역할이 아니겠나 싶다.
지역 창업자들에게 조언하는 멘토 역할도 하고있다.
나 또한 어렵게 창업을 했고, 직원들 월급날을 맞추려고 막노동까지 한 적이 있다. 처음 사업을 할 때 정부지원사업도, 은행 대출도 잘 몰랐고 오로지 직원 월급 줄 걱정만이 최우선이었다. 매출이 30억쯤 될 때 여유가 조금 생겨 예비 창업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일이 바쁠 때는 메일로도 멘토링을 했다.
지난달 31일 23차 단디벤처포럼이 진행되었다. 이전 행사에 비해 규모도 커졌지만 프로그램이 특히 좋았다.
포럼 구성원들이 헌신적으로 노력을 해주었다. 각각 맡은 영역에서 너무 잘한다. 농반진반이지만 이제는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포럼을 꾸려 나가고 있다.
부산지역 창업생태계가 풍성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과 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부산은 IR이 뭔지도 모르는 분위기였고, 투자 발표에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좋아졌다. 지금은 센탑(센텀기술창업타운)에 가면 VC, 액셀러레이터, 미디어까지 다 만나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서울로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조직들이다. 또 기업들이 더 큰 수익을 위해 서울로 본사를 옮겨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산에 펀드 자금이 조성되어 있고 VC도 있고, 액셀러레이션도 이루어지는 등 창업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케이브릿지, 쿨리지코너, 롯데액셀러레이터 등 우수한 창업 기관 거점을 두고 있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 부산이 수도권보다 늦는 건 확실하다. 투자 운용 규모, 창업기업 수에서 차이가 크다. 특히 엔젤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게 아쉽다. 서울은 포럼을 열면 엔젤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 오는 편이지만, 부산은 그렇지 않다. 근일 엔젤투자클럽이 부산에도 발족하지만 지역 경기가 위축되다 보니 적극적이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본다.
지역의 엔젤투자자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이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각 기관들의 고유 역할이 있겠지만 하나로 뭉쳐 지역 창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계 기관 실무자들로 구성된 협의회를 구성하여 행사를 주관하고 미디어와 연계해 전략적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 단디벤처포럼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단디벤처포럼의 향후 발전방향이나 계획이 있으면?
IR 발표를 통해 자금을 유치시키는 것과 기업 간 소통의 장을 만들고 선.후배 기업이 동반성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소규모라도 연이은 투자가 유치된다면 창업동아리, 스타트업이 활기를 찾을거고, 경쟁에 앞서 소통을 통한 우의와 정보 교류가 활발해 진다면 긍정적인 풍토가 만들어질거다. 선배기업은 멘토와 투자를, 후배 기업은 기술과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다.
창업 생태계에 대한 미디어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미디어 쪽에 기대하는 게 있다면?
포럼 초기에는 지역 미디어에서 관심을 가지고 취재도 나와 주었지만 지금은 뜸한 편이다. 아무래도 매회 포럼에서 핫이슈를 찾기 어려워서 그럴거라 본다. 다만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돕는 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